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서울의대, "사직서 금지 명령만 아니었어도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

등록일 2024년06월14일 16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강희경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

 

"결국 존중의 이슈인 것 같다." "저희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아니다." "사직서 금지 명령만 아니었어도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 국무총리를 만나 대화를 했다. 조금씩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의 교수들이 전면 휴진에 들어가기에 앞서 14일 오후 4시 서울의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한 최후 통첩과 함께 휴진 결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근원에는 '존중이 안 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존중과 신뢰를 보여준다는 확신이 들면, 휴진을 결행하지 않거나 빨리 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이 유일한 대화 창구이고 휴진 철회조건을 오늘까지 발표한다고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비대위 측은 "단일창구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의협에서 발표하실 휴진의 철회조건에 대해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르지만) 다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강희경 위원장은 "의료를 미룰 수 없는 의사분들이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미안하다고 말할 이유가 없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야에 따라 휴진을 안 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강희경 위원장은 "환자의 사정 때문에 휴진을 못하지만 뜻을 전하고 싶다는 의사분들에게 성명서에 서명할 구글폼을 보내드렸더니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이미 200명 이상이 서명을 하셨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도 “먼저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의대 비대위는 그동안 정부 측에 근거와 협의에 기반해 의료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해왔으나,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마지막 몸부림으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강희경 위원장은 "지금 교수들이 (전공의가 없이) 과로로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까지 왔고 일부 교수들은 떠나고 있다. 다 떠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휴진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많은 교수들이 대학 병원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찾을 수 없고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고 비대위 측은 전했다. 또한, 현재의 상황과 사태가 지속되면 더 많은 교수가 떠나고 대학 병원에서 일할 의욕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서울대학교병원의 진료가 휴진 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약속했다. 비대위 측은 "환자의 중증 정도를 잘 판단해서 차질 없이 진행하려고 하고, 환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대학교병원이 최상급 종합병원임에도 불구하고 공정하지 못한 보상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1, 2차 병원과도 경쟁하며 많은 경증 환자를 중증‧희귀질환 환자와 함께 진료해왔음을 고백했다.

 

비대위는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충분한 의료진의 시간과 병원의 자원을, 1, 2차 의료기관과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는 일반 환자분들과 경쟁하시도록 방치했다”며 “진료 예약은 쉽지 않고 대기시간은 길며,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체 휴진 기간을 시작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은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진정한 최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동료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조합원들이 “서울대병원 교수들에게 (우리만의) 자율성과 특권을 공익을 위해 사용할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이번 휴진 결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현 의료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익을 위한 것임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책 결정권자를 향한 메시지도 성명서에 포함되었다. 비대위는 “수련생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교수들이 그간 묵인해왔던 불합리한 의료 환경을 몸으로 겪고 있다”며 “의사로서 내 앞의 환자에게 어떤 진단과 치료가 최선인가를 고민하는 시간보다 단순 의료 행위와 사소한 진료 오더 변경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결정권자께서는 약속한 대로 전공의의 수련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수가체계를 개선하여 부당한 노동환경과 허술한 수련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의료공백’ 사태는 국민과 의료계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주장한 비대위는 “정책 결정권자께서는 의사들이 정책 결정에 대한 항의로 병원을 떠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명령을 동원하고 고집하는 대신, 긴 안목으로 정권과 공무원의 임기와는 무관하게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모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상시적 의정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올바른 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책 결정권자들께서는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에 기반한 장기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요청하며, “의료 선진국들과 같이 의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계는 자율 규제와 조정 능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자율 징계권을 가진 법정 단체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에 참여할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표준 데이터 변수 리스트를 국무총리실을 통해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전달하고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국무총리실의 관련 부처 독려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정부의 의료정책에 항의하며,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병원의 역할을 되찾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유료기사로 기사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 결제 즉시 유료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환불되지 않습니다. (단, 미사용시 환불 요청 가능)
- 결제한 내역은 마이페이지 결제내역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환불 및 변경 문의와 관련해서는 메인페이지 하단 [이용약관 및 고객지원]을 통해
더 자세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정기회원권은 회원가입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
- 정기회원권은 마이페이지 또는 사이트 우측 상단 이용권결제를 이용해주세요.
@현장에서 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가장 많이 본 뉴스

뉴스 인물 교육 시리즈 짘놀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