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31일.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7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민생경제보다 탄핵심판 불복 시나리오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설 명절을 보내고 많은 국민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러한 민심을 청취한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민생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헌법재판관 공격에만 열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권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모든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최고위원은 “카르텔이 있다고 단정한 발언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라며 “증거 없이 다선 원내대표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 최고위원은 권 원내대표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SNS 게시글을 거론하며 정계선·이미선 재판관 가족들의 직업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이는 ‘검열’이자 ‘사찰’”이라며 “오히려 윤석열-김건희-최은순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야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수괴’라 칭하며 면회를 가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인간적 도리’라고 했지만, 진정한 도리는 국민을 위한 정치”라며 “탄핵심판까지 훼방 놓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가장 큰 적은 권성동 본인”이라며 “아무 말이나 던지지 말고 국민에 대한 도리를 제대로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권적권. 이는 '권성동의 적(敵)은 권성동'을 줄인 말이다.
권성동은 연일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등을 공격하지만 그가 매일 던지는 잽은 결국 자신을 때리는 한방의 펀치가 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일 뿜어내는 메시지를 보면 “아, 저런 생각은 참 본받을만하다”라는 게 거의 없다.
그의 메시지는 “기승전 민주당의 잘못” “기승전 이재명의 잘못” “기승전 친북/종북 좌파의 잘못”이다. 신선한 메시지를 듣기가 쉽지 않다. 기자의 기억에는 그가 원내 대표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 형법상 뇌물죄라는 주장을 빼면서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고 단지 법적 평가만 뺀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즉 죄목을 뺐지만 헌재 판단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마치 일타강사처럼 설명을 잘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2025년 윤석열 탄핵소추에서 내란죄를 빼면 사기탄핵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재의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다.
자기가 자기를 공격한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권적권’이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를 보라. 내란수괴 윤석열에 불리한 내용은 무조건 방어해주고 ‘기승전 이재명’으로 공격하며 마무리한다. 윤석열이 잘못했어도 차기 대통령으로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일단 윤석열의 잘못은 명확하니 이것을 법치주의 국가에 맞게 잘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그의 역할이다. 그러나 그런 메시지는 없고 오직 이재명 공격이 당의 사명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재명에 대한 메시지가 강하면 강할 수록 사람들은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정책 하나 없구나, 이재명만 공격하면 된다고 생각하는구나’ 이런 기조는 개혁신당의 이준석도 국힘의 차기 대선주자인 홍준표, 오세훈도 비슷하다.
이재명을 공격하면 자신들의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도움이 될 것이지만 그게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까. 권적권처럼 준적준(이준석의 적은 이준석), 홍적홍(홍준표의 적은 홍준표), 훈적훈(오세훈의 적은 오세훈)이라는 이미지를 줄 뿐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가. 이재명을 죽이는 게 지상목표인가. 자신만의 독특하고 오래 숙성된 정책, 자신만의 이데올로기를 사람들에게 심어주지 못하고 오직 이재명 잡기에만 몰두하는 게 그들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준석하면 떠오르는 정책은 고작해봐야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 변화’ 정도이다. 홍준표하면 떠오르는 건 박정희 동상, 오세훈은 한강을 가로지르는 수상 택시 정도다.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외교 정책, 교육 정책, 경제 정책, 국방 정책은 없다.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 ‘반 이재명 파’다.
메시지가 매번 뻔하니 기자회견 등을 가지면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예상할 수 있다. 이들은 매번 비슷한 메시지로 국민을 가스라이팅한다.
그러는 사이 이재명 대표가 창의적이고 오랜 준비로 숙성된 정책을 내놓으면 대통령 자리는 따논 당상이다. 물론 이는 사법 리스크 문제가 해결된다는 가정하의 말이다.
국민은 개, 돼지가 아니다. 중도층은 냉정하고 진지하다. 언제까지 권적권, 준적준, 홍적홍, 훈적훈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