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은 이단이다. 조금 더 완화시켜서 말해도 전광훈은 이단성이 있는 사람이다.
이는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한국의 정통 기독교 교단에서 그렇게 규정한 것이다. 한국 장로교단의 핵심적인 교단으로는 고신, 합신, 통합이 있다. 대부분 장로교회는 이 교단에 속한다.
고신이 가장 보수적이고, 합신과 통합이 조금 덜 보수적이다. 고신은 2021년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단성이 있다고 판정했고, 교류와 집회 참여 금지 결정을 내렸다. 전광훈 목사에 대해 고신은 신학 사상, 이단 옹호 행적, 비성경적 발언 등을 들어 이단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합신은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 전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 자제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보고서와 함께, 사실상 이단 판정을 내렸다. 고신, 합신에 비해 비교적 덜 보수적인 통합은 ‘연설 및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대한 행동에 문제점’이라며, ‘성도들이 가급적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권면한다’고 역시 이단성이 있는 목사임을 천명했다.
이 밖에 메이저 교단은 아니지만 건강한 교단 및 단체로 여겨지는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한국교회가 전광훈 류의 기독교 사이비 집단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주요 교단과 연합기관들은 끊임없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한국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미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에 대해 보다 명확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전광훈 목사가 그동안 해 온 발언의 이단성에 대해서는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회가 이미 우려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총회 차원에서 의결하여 한국교회의 순결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하나님 꼼짝마’라며 성부 하나님의 신성을 모독한 데 이어, 본인이 성령 하나님 본체라고 주장하고, 또 ‘메시아 나라의 왕’이라고 참칭함으로써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모두 참칭하고, 자기 아들을 독생자라고까지 했다”며, “지금까지 자기가 하나님이라는 이단은 있었어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동시에 다 참칭한 이단은 기독교 전 역사를 통틀어도 처음”이라고 적시하며, 그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산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등의 말을 한 영상을 봤다는 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 방인성 목사는 “이건 무당이나 이단, 사이비 종교에서 나오는 말이지, 기독교 신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기존 교단에서 축출된 전광훈 씨는 독자적인 교단을 설립했으나 개신교 내에서 정식 교단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는 진보 진영 사람들이나 자신을 추종하지 않는 자들을 "사탄"이나 "빨갱이"로 규정하며, 추종자들을 집결시켰다.
그렇게 집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그가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커진 것은 보수 정치권과 언론이 그를 부추긴 것도 한몫했다. 보수 진영은 그의 신도 동원 능력을 활용해왔으나, 2020년 총선에서 패배한 후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극우적인 세력이 급증하면서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늘어났다. 윤상현, 김재원이 그 예다.
광화문에서 진행하는 소위 ‘주일 예배’는 성경 해석이 엉망진창이다. 또한, 아전인수격으로 설교를 진행하며, 설교가 끝나고 축도를 한 후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루고, 극우적 리더들을 초청해 일종의 토크쇼를 진행한다. 예배를 빙자해 정치쇼를 벌이는 것이다.
그가 세운 자유통일당은 어떤가. 자유통일당은 5.18 민주화운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전광훈 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5.18은 북한 간첩이 선동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며,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고, 오히려 광주 시민들이 국군 헬리콥터를 향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는 전광훈 씨만의 생각이 아니라 자유통일당의 전반적인 기조다. 뉴저널리스트는 자유통일당의 대변인이자 변호사인 구주와 씨에게 “5.18이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고 진짜 믿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는데, 그는 “아직 역사적으로 입증된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질문하는 기자가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봐 말문이 막힌 적이 있다.
구주와 씨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조력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을 맡고 있다. 자유통일당에는 윤석열의 변호인인 석동현, 황보승희(21대 국회의원), 정현미(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학성(전 한국헌법학회 회장), 이종혁(18대 국회의원), 장경동(목사), 성창경(전 KBS 기자, 극우 유튜버) 등이 있다. 장경동 목사는 딸 장하나 씨가 새로운미래당에 입당하면서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전광훈 씨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학성 전 한국헌법학회 회장은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자, "계엄선포 절차의 불법성도 없었다"며 "계엄을 선포하기 전과 해제하기 전에 국무회의를 거쳤으므로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또 최근 집회에서 "국민 저항권이 헌법 위에 있다"며 전광훈 씨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
정현미 이화여대 법전원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내란죄 구성 요건인 폭동이 없었다”며,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내란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언론은 정현미 교수가 속한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모임(자교모)에서 이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는데, 자교모는 사실상 ‘친윤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단체다. 언론은 이 모임의 발언 내용을 보도하며 극우들에게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바 있다.
전광훈 계열의 극우들은 이렇게 진실을 호도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전광훈은 최근 집회에서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라며, “오늘 내가 저항권을 선포한다”라고 말해 ‘서울서부법원 폭동’의 근거를 마련했다. 그의 다음 타깃은 ‘헌법재판소’와 ‘서울구치소’다. 특히 “윤석열을 구치소에서 모셔와야 한다”라고 말해, 극렬 지지자들의 새로운 폭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의 탄핵 인용은 사실상 확정적인데, 헌법재판소와 재판관들은 폭동의 중심이 될지 모른다. 실제 법원 폭동에 참여했던 한 청년은 “국민 저항권”을 여러 차례 되뇌이며 폭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단의 특징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전광훈, 윤석열 계열의 사람들은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살며 ‘가짜 뉴스’를 인용하기에 바쁘다. 최근 극우 인터넷 매체인 ‘스카이데일리’가 보도한 내용을 퍼뜨린 ‘가짜 뉴스’가 널리 확산된 바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종이신문 1면에 보도한 내용은 ‘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 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이들은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성창경 등 극우 유튜버들이 확산시켰고,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를 정설처럼 믿고 있다. 실제 배진한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 심판 2차 변론 기일에서 이 내용을 거론하면서 이를 ‘진실’로 믿고 있었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주한미군에 확인한 결과 “한국 매체 기사에 언급된 미군에 대한 기술과 주장은 완전히 거짓”으로 밝혀졌다.
전광훈, 윤석열 측은 또한 ‘부정 선거론’을 찰떡같이 믿고 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부정 선거가 윤석열의 근소한 대선 승리(원래는 완승이어야 했는데)의 원인이 됐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완패한 이유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
전 씨는 얼마 전 외신 기자들을 모아놓고 “북한과 중국의 해킹부대가 윤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선거를 좌우했다”며 부정선거론을 펼쳤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 때문에 비상계엄을 했다며, 계엄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했다.
그 ‘믿음’을 널리 전파하며, 전광훈은 꽤 많은 지지자를 얻었다. ‘폭도’들 또한 그것을 굳게 믿으며 ‘법원’으로 침투했을 것이 분명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민주화 운동을 위해 광주에서 총을 들었던 시민들은 ‘폭도’로 생각하고, ‘서울서부법원 폭도’들은 십자군처럼 생각하는 전광훈의 ‘잘못된 믿음’은 대한민국을 병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