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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공식 [에디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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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년01월22일 17시4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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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헌법재판소 취재를 갔다가 과격한 어르신들을 보고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취재가 끝나고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어떤 어르신들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 싸웠고, 경찰이 이를 말리자 극우 세력 중 한 명이 "빨갱이들끼리 잘해봐"라고 소리쳤다. 싸움을 말리던 경찰이 "제가 왜 빨갱이에요.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라고 하자, 소리를 지른 사람은 "너희들은 무조건 빨갱이들이야. 빨갱이들이 나라를 다 망쳤어"라고 고함을 지르고 현장을 떠났다.

 

극우 쪽에서 진행하는 집회에 가면 이런 류의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그들은 거의 입버릇처럼 "빨갱이"를 외친다. "빨갱이 포비아"에 시달리는 듯해 한편으로는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사회에는 '포비아'를 일으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끌고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관련 특집 기사 읽기] 대표적인 인물로 전광훈, 윤석열 등이 있다.

 

'포비아'가 심해지면 폭력과 폭행이 난무하게 된다. 기자는 최근 챗GPT와 세상사는 이야기를 채팅하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최근 들어 '폭력'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폭력과 관련된 수학 공식을 좀 줄래'라고 묻자, 챗GPT가 다음과 같은 공식을 제시했다. 하나씩 뜯어보니 꽤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V는 Violence 즉 '폭력'이고 G, T, P, I, A가 높아지면 V가 높아진다는 공식이다. 

 

G: Grievances (economic, political, social)

불만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T: Triggers (Environmental triggers, e.g., crises, conflict)

촉발 요인 (환경적 촉발 요인, 예: 위기, 갈등)

 

P: Polarization ("us vs. them" dynamics)

양극화 ("우리 대 그들" 역학)

 

I: Ideology (Ideological or cultural justification)

이념 (이념적 또는 문화적 정당화)

 

A: Accessibility (Accessibility of means, e.g., weapons, tools)

접근성 (수단의 접근성, 예: 무기, 도구)

 

S: Systemic strength (Institutional capacity, governance)

시스템 강도 (제도적 역량, 거버넌스)

 

 

이 공식에 따르면 언제 폭력 지수가 높아질까.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만이 높아질수록(G) 폭력 지수는 증가한다. 위기와 갈등 상황이 팽배하면(T) 폭력 지수가 상승한다. 양극화 현상이 심할수록(P) 폭력 가능성이 증가한다. 무기, 도구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폭력은 더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제도적 역량과 거버넌스가 건강할수록(S) 폭력 지수는 낮아진다.

 

앞선 어르신의 이야기를 보면 당시 상황에서 T와 P와 I가 높았기에 폭력 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당시 상황에서 제도적 역량(경찰)이 없었다면 양 진영이 맞붙어 싸웠을 것이다.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건은 어떤가. 법원을 쳐들어간 이들은 정치적, 사회적 불만(G)이 높았고 '우리와 그들'의 구분이 명확했으며(P), 폭도들은 매우 이념적(I)이었고 법원 근처에 창문을 깨부술 도구(A)가 많았다. 도구의 접근성이 더 높았으면(A) 그 파손의 정도가 더 심했을 것이다. 경찰이 더 동원되지 않았고 서울서부지방법원 뒷건물 쪽에 차벽이 철수하며 새벽에 병력이 줄어들었기에 폭력 지수는 더 높아졌다. 즉, S가 취약할 때 폭력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경찰 측의 실수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G, T, P, I, A를 높이는 사회적 요인, 정치적 무능력, 이념적 갈등의 부추김, 양극화 심화 등이었다. 이를 정치권과 사회 리더들이 해소해야 하는데, 오히려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폭력 사태가 빚어질 수밖에 없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주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극단주의자들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각종 협박성 글들을 공개하며,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신변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박선원 의원은 매일 위협에 시달려 방탄방검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저 역시 위험 지역을 방문할 때 방검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사, 국회, 헌법재판소 등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협박성 게시글에 대해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와 범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원인은 G, T, P, I, A를 높이는 상황과 사람들이다. 헌법재판소를 불태우자고 주장한 사람이 전광훈 씨 집회에 있었다.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V의 수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광훈 씨는 '국민 저항권'을 자신이 선포한다고 선언했고, 20~30대 젊은이들은 이를 굳게 믿고 폭력을 휘둘렀다. '국민 저항권'이라는 표현 안에는 G, T, P, I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폭력 지수를 낮추려면 G, T, P, I, A를 낮춰야 한다. 의원들과 공권력을 가진 자들 및 건강한 시민이 이를 낮추는 데 온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제2, 제3의 폭력 사태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V를 높이려는 배후 사람들을 그대로 두면 폭력 지수는 높은 상태가 유지된다. 그래서 그들을 꼭 잡아들여야 한다.

 

방탄방검복을 입고 다니는 것은 폭력을 제어하는 요소는 아니다.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일 뿐이다. 물론 그것도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G, T, P, I, A를 줄이는 데 이 사회가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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