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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민주당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국민들께서 권력을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2024년 1월3일 허은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에 합류했을 당시 국회 소통관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된 허 의원은 “지난 4년간의 여정에서 보수지지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다. 보수가 하나 되어 민주당에 맞서길 그분들은 바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없다.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이 문제이고, 이념 집착이 문제이고, 검사 일색의 인사가 문제이고, 대통령 가족이 문제인데 (우리 당내에서는) 지적하지 못한다.”라며 잘못된 것을 비판하지 못하는 보수정당의 당시 상황을 알렸다.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니다. 새 비대위원장(한동훈)이 와서 윤색한다고 인테리어한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 비겁한 자들에게 국민은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국민의힘에 날이 선 각을 세웠다.
‘신당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잘못된 것을 비판할 수 있을까?’
당시 기자에게 그런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자를 포함한 사람들은 막연한 기대를 했다. 젊은 사람들이 잘하겠지, 젊은 사람들을 도우려는 허은아 의원같은 정치인이 있으니 잘되겠지 하고 말이다.
허은아 의원은 1년 전 탈당 인터뷰에서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고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 수락할 때의 연설을 기억한다. 노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증명해야 한다.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고 원칙과 상식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 누군가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개혁신당은 이를 할 수 있는 정당임을 내비쳤다.
허 의원은 또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정치는 끝내겠다. (개혁)신당이 혼신을 다해 지켜야 할 것은 자유이다. 반공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를 넘어 국민의 사회적 자유가 시대정신이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넓어지고 몰상식한 방식으로 서로를 검열하지 않는 세상, 우리에게도 그런 세상을 꿈꾸는 진정한 자유주의 정당 하나 필요하다.”라며 (개혁)신당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제 표현의 자유와 문화가 곧 민생이다. 개혁신당은 민생 문제 피하지 않고 직면할 것이다. 거침없는 자유의 나라를 꿈꾼다.”
허 의원은 정치혁명을 꿈꿨다. “저는 자유하다. 성역에 맞서는 허은아 되겠다. 비겁하지 않은 정치인 되겠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든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오/나/미)를 꿈꾸겠다. 담대한 정치혁명을 시작하겠다."
많은 사람이 그의 바람처럼 개혁신당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이낙연 당과의 합당이 이뤄졌지만 곧바로 분열했고 개혁신당은 ‘이대남’의 당으로 22대 총선을 맞았다. 당초 10석 이상은 가능해보였지만 바람을 몰고온 당은 개혁신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이었다. 개혁신당은 3석의 초라한 성적을 냈고 조국혁신당은 무려 12석을 차지했다. 그래도 긍정론자들은 3석을 차지해 공당이 되었으니, 이준석, 천하람, 이주영 같은 똑똑한 젊은 사람들이 의원이 됐으니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허 전 의원은 당원 투표로 개혁신당의 당대표가 되었다. 허 전 의원은 2024년 5월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38.38% 득표로 이기인(35.34%)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네 차례에 걸친 권역별 현장평가단 투표(25%)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25%), 전당대회 당원 투표(50%)를 합산한 결과였다. 허 대표가 당선되자 이준석은 전당대회 현장에서 “X됐다”고 중얼거렸다고 하는데 당시 녹음한 사람이 없고 증거가 없으니 일종의 ‘설’로만 남았다.
허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2026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2027년 대통령 선거에서 개혁신당의 젊은 대통령을 탄생시키겠다”며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할 일이 많다. 중앙당을 재정비하고, 시도당과 지역 당협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야심차게 개혁신당의 창당멤버가 되었고 대표로 선출된 허 대표는 2024년 연말 이준석 측과의 갈등으로 당에서 축출되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논란의 발단은 사무처 규정에 대한 당헌‧당규 개정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김철근 사무총장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허 대표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지난 11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철근) 사무총장은 당대표의 명을 받아 사무처의 업무를 지휘 총괄한다”는 규정을 포함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김철근 사무총장이 일부 사무처 직원들과 논의한 수정안은 해당 규정(당대표의 명을 받아)을 삭제하고 사무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김철근 전 사무총장은 22대 총선 당시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에 의해 공천되지 않아 불만을 품고 사임을 밝힌 바 있어 대외적인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당시 그는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나이 드셔서 기억력이 없으신 것 같은데 제3당 사무총장은 대부분 비례로 입성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선숙 의원, 이태규 의원이 그랬다"며 "큰 당만 해 보셔서 기억이 없으신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저는 여기까지 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이준석 당시 대표가 "그동안 당 살림을 잘해오셨는데 그만 두시면 안 된다"고 설득을 해 김 사무총장은 계속 남게 되었다. 이후 그는 '찐이준석계'로 분류되었다. 김철근 사무총장은 당내 최고 권력자 이준석이 보호해줘 실권을 쥐고는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그렇게 좋은 평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 개혁신당 당원은 “예비 후보자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선거 관련 문의를 한다든가 중요한 문의를 해도 신당의 사무총장답지 않게 답이 오지 않았다. 바쁜 것은 이해하겠는데 신당 사무총장 같은 신선함이 없고 무시 받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했다”라고 말했다.
김철근 사무총장이 지난 12월 해임되자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알아서 고립무원의 지위에 놓인 사람(허은아)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에 당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척당하는지 의문이다. 자기가 사고쳐놓고 누구한테 뒤집어 씌우나. 사무처 당직자들이 오죽 열받았나"라며 김 사무총장을 보호하는 발언을 했다.
허 대표는 “사무총장의 권한을 기형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이미 의결된 내용을 일부 당직자들이 수정하려 했다는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하며 당시 김철근 사무총장에게 경고한 후 경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신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힘의 논리’가 명분에 앞서는 정치를 하지 말자고 모인 것”이라며 과거 국민의힘에서 경험했던 구태 정치가 반복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또 매불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무처 직원들과의 소통이 김 전 사무총장에 의해 원천 차단되었기에 외로운 행보였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또 “개혁신당의 화합과 성공을 누구보다 바란다”며 “대통령을 만들 수권 정당이 되겠다는 목표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척동자도 개혁신당이 수권정당이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다.
허 대표는 이어 “당원 동지들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어떤 어려움도 동지들과 함께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개혁신당에 합류했던 용기를 잃지 않고 당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준석 저격수'로 나선 신인규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아마 이번 갈등도 이준석의 욕심과 주변 측근들에 대한 도구화로 인한 것 아닐지 싶다. 아무쪼록 허은아 당대표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신으로 당을 잘 이끄시기 바란다. 옛 대변인단 시절 (허은아 당시 대변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멀리서 그 소신과 용기를 응원하겠다. 가는 길은 다르지만 인간적 연민을 느끼며 진심으로 응원한다"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다.
신 전 대변인은 이어 "이준석은 허은아의 행보를 내부총질로 여길지 모르지만 2022년 6월 당대표를 쫓아내던 윤석열의 모습이 2024년 12월 이준석의 행동에서 제발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토록 비판했던 윤석열의 당대표 축출을 따라한다면 이준석의 이중성과 위선 그리고 내로남불은 더 큰 비판을 받게될 것이다. 부디 이준석 의원의 성숙된 태도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이 염려했던 것보다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이준석 계가 허은아 대표를 너무나 '몰상식한' 방식으로 몰아내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천하람 원내대표 명의로 불법 최고위원을 소집하고 이 자리에 면직된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배석시키고 당원 소환 투표를 실시하는 등 윤석열의 이준석 축출보다 더 심각하게 절차 무시의 행태를 보였다. 나라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으로 시끄러운데 중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 야당이 논평 한 줄 내지 못할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2025년 1월 27일, 허 대표는 매불쇼에 출연해 개혁신당의 내홍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허 대표는 이날 프로그램에서 "당원들의 선택으로 당 대표직에 올랐으나, 이준석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이 권한을 무시하며 나를 몰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당원당규라는 헌법과 같은 규칙을 무시하고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하려 한 사례가 있다"며 김철근 전 사무총장의 사례를 언급했다.
허 대표는 김철근 전 사무총장이 당원당규를 무시하고 사무총장의 권한 강화를 시도했다고 거듭 밝혔다. 허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의결한 내용을 사무처 직원들에게 전달하며 이를 뒤집으려 했다”며 이를 이유로 김 전 사무총장을 면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준석 전 대표 측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허 대표는 "정당의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대처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 겪었던 내부 갈등과 현재 자신의 상황을 비교하며 "이준석은 과거 자신이 당했던 일을 나에게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며 “과거 이준석 대표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했지만, 지금은 본인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천하람 의원 등 그의 측근들은 지난 1월 21일 허은아 대표를 직무 정지시키는 최고위원회의를 별도로 열었다. 허 대표는 "해당 회의는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모임이며,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할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준석 측은 당원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며 갈등이 격화되었다. 허 대표는 "당원 소환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정치적 공세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허 대표는 매불쇼 방송 말미에 "개혁신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치 개혁을 이루겠다는 당원들의 뜻으로 창당된 정당"이라며 "내홍을 성장통으로 여기고 더 단호한 리더십으로 정당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성장통이 될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부호’를 달 수밖에 없을 정도로 양측은 너무 멀리 가버렸다.
이 사태에 이준석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행동대장은 천하람 원내대표다. 많은 사람이 이준석 의원에도 실망했지만 천하람 의원에게는 더 실망한 듯했다. 한 개혁신당 당원은 뉴저널리스트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천하람 의원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이번에 정말 실망했다. 천 의원에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태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이준석은 왜 김철근을 저토록 지키려고 하는가?’가라는 질문이 입안을 맴돈다. 매불쇼 최욱 앵커가 이에 대해 질문하자 허 대표는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뭔가 알고 있는 듯해보였지만 굳이 외부로 발설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줬다.
그리고 ‘천하람 의원은 대표가 없는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그 자리에 이미 면직된 김철근을 데려다 놓았을까?’가 두 번째 질문이다. 도대체 왜 이런 무리수를 두고 불법적인 일을 행하는 것일까?
천하람 의원은 약 1년 전인 2024년 1월1일 신년 모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거대 양당은 2024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 낡았고 몸이 무거워졌다. 개혁신당을 하면서 당대표를 쫓아내는 일도 없고, 있지도 않은 비상사태를 만들어서 매몰되는 일은 개혁신당에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가벼운 스타트업 정당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이 가려워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드리는 것이다.”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1년 후 당대표를 쫓아내려고 하고 있다. 그것도 절차를 무시하고 매우 부당하게 그렇게 하고 있다.
천 위원장은 2024년 1월1일 서울역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저희가 허례허식이 없고 과거에 대한 부담이 없는만큼 가벼운 몸놀림으로 국민과 가깝게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타당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달려갈 것이다. 함께 용기를 내어 즐겁게 가면 좋겠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정확히 1년 후 타당이 따라올 수 없을 속도로 당대표를 절차무시, 국민무시를 하며 쫓아내는 행동에 국민은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
이준석 정강정책 위원장도 당시 “바른 마음으로 채상병의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소명의식이 왜 처벌받아야 할까. 박정훈 대령의 곁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서는 2024년이 되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 속에서 혹시나 대통령이 오실까 해서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렸던 유가족의 마음이 2023년에 찢어졌다면, 서이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동료교사들의 마음이라면, 그 빈자리를 다시는 느끼지 않도록 더 끈질기게 힘을 가진 자들에게 그 해법을 요구해야 하고, 외면이 이어지면 그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힘이 있는 자의 부당한 행동에 분노했던 이준석 의원은 왜 지금 윤석열보다 더 악랄하게 힘없는 대표를 쫓아내려고 하는지 그의 팬덤 지지자가 아니라면 이해하지 못한다.
이준석 위원장은 당시 이런 말도 했다. “2023년 내내 우리에게 익숙해졌던 언론인들이 석연찮은 이유로 이름을 걸고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하고 그들의 천직을 떠났다. 권력만을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이 자신들이 뜻하는 대로 안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 그 패거리 카르텔 몰이가 우리 사회의 많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 천직을 앗아갔다”라며 당시 신년 메시지에서 ‘패거리 카르텔’을 지적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은 약 1년 후인 2024년 12월부터 자신이 직접 만든 당에서 패거리 카르텔로 힘없는 대표를 지목하고 괴롭히고 있다.
개혁신당표 패거리 카르텔은 젊은 정치, 신선한 정치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키고 있다. 여기서 이준석, 천하람이 과거에 했던 말을 실천에 옮기려면 허 대표와 대화를 통해 화해하고 당을 정상화시키는 것밖에 없다. 만약 허은아를 쫓아낸다면 이준석과 천하람은 ‘윤석열보다 더 독한 종(種)’으로 여겨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화로 풀어낼 수 있다면 개혁신당은 ‘아직은 기대해볼만한 당’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중요한 기로에 이들은 서 있다.
허 의원은 이준석 측의 부당한 행위를 중단하기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얄궂게 이준석의 가처분 신청 소송을 맡았던 이병철 변호사가 허 의원의 대리인이 됐다. 3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개혁신당 가처분 신문이 있었다.
법원은 다음 주 화요일까지 허 대표측과 이준석 측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빠르면 다음주 수요일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김우현 부장판사)의 심문 상황에서 허 대표 측은 "다수가 힘으로 소수를 배제할 수 있다면 정당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당원소환을 실시하려면 당무 감사위원회가 먼저 심사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측은 "당원소환은 전체 으뜸당원 20% 이상, 시도당별 으뜸당원 10% 이상이 서명하면 실시하게 돼 있다"며 "전체 당원이 민주적으로 규정된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표를 소환하는 절차"라고 반박했다.
법적인 절차에 의해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준석 측이 왜 이렇게 무리수를 뒀는지 참으로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례다. 이는 마치 이준석 대표 축출 사건, 채상병 사건을 다룬 윤석열 측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