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지난 주말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언론이 이재명 대표 발언을 다루는 방식은 늘 비슷하다.
그가 쏟아낸 긍정적인 내용, 미래지향적인 내용은 패싱하고 자극적인 내용에 어김없이 집중해 '이재명 패기'에 집중한다. 다음은 최근 이재명과 관련된 헤드라인이다.
이데일리
‘체포안 가결‘ 앙금 드러낸 이재명 "당내 일부, 검찰과 암거래"
조선일보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
KBS
이재명 "2023년 체포동의안 가결,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
MBC
이재명 “체포안 가결, 당내 일부-검찰이 짜고…” 비명계 “경악”
한겨레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일”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체포동의안' 발언 충격…통합은 거짓말 쇼"
뉴스1
김두관, 李 매불쇼 발언에 “당내통합은 거짓말이고 쇼”
아시아투데이
김두관 "검찰과 짜고 체포안 가결? 표리부동한 이재명 사과하라"
뉴시스
김두관 "검찰과 짜고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李 사과하라"
아시아경제
김두관 "체포동의안 검찰과 짰다고? 표리부동 이재명, 사과하라"
데일리안
이재명 영상에 충격받은 비명계 “앞에선 웃고 뒤에선 칼꽂아”
헤럴드경제
김부겸 "이재명 체포동의안 발언 심각한 명예훼손…유감 표명해야"
아이뉴스24
김두관 “이재명, 매불쇼 발언 사과하라”…“검찰과 짜고 체포동의안…”
JTBC
이재명 ‘매불쇼 발언’ 후폭풍… 김두관도 “사과하라”
한국경제
이재명 "당내 일부, 검찰과 짜고" 발언…비명계 "쇼했나" 반발
TV조선
野 고민정 "이재명 '체포동의안' 발언, 악수 중 악수…'공든 탑' 스스로…"
문화일보
한동훈, 이재명 ‘검찰과 짜고’ 발언에 “민주당은 계엄 중”
오마이뉴스
"짜고 한 짓" 이재명 발언 후폭풍...비명 "악수", 친명 "가능성 있어"
SBS
이재명 "당 일부 검찰과 짜고 체포 동의"…비명계 "경악"
시사저널
"체포안, 우리당 일부가 檢과 짠 짓" 이재명 발언 일파만파…비명계는 ...
MBN
이재명 대표 "검찰과 내통" 발언 후폭풍…"분열 조장" 야권 맹비난
한국일보
‘비명-검찰 결탁설‘은 계산된 실언?... 제 발로 통합 물꼬 걷어찬 이재명
YTN
김종혁 "홍준표, 尹에 책임총리 요구 말고 쓴소리 한 번 했나"
시사포커스
고민정, ‘체포안 당 일부-검찰이 짠 것' 이재명에···"악수 둔 것"
뉴스토마토
비명계, 이재명 '검찰 유착' 발언에 발칵
채널A
이재명 “검찰과 짜고 한 짓”…친명·비명 간 갈등 재점화?
이재명 대표는 5일 매불쇼에 출연,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23년) 6월달에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분이 저한테 사법 처리될 거니까 당 대표를 그만둬라. 그만두지 않으면 뭐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사퇴를 해라.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에서 유력한 분이 그렇게 얘기를 했고 중요 시점도 정해줬다. 언제까까지 그만두라 이런 시한을 주고, 그런데 그게 나중에 보니까 영장 청구 시점하고 딱 거의 맞아 떨어졌다. 그때는 (검찰 연루를) 추측만 했지만 나중에는 거의 확신하게 됐다. 그리고 당시에는 내가 그걸 거절했기 때문에 사퇴하면 봐줄텐데 사퇴 안 하면 영장 동의해서 구속시키 시킨다...(이하 생략)"
매불쇼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는 많은 좋은 내용을 쏟아냈는데 위 발언이 결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기자는 이 인터뷰 전체 내용을 본 후 이재명에 대한 오해가 많이 해소됐고 이전처럼 '의심'을 덜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언론은 위 발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단 한 언론도 '긍정적인 면'을 다루지 않았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마저 부정적인 메시지를 뿜어냈다. 기자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였으면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았는데, 추측이라는 전제하에 말한 것에 언론이 집중하는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을 것 같다. 그리고 한 유력한 관계자가 검찰과 짰다는 의혹이 있다면 증거를 찾아내는 데 집중했을 것 같다.
'유력한 관계자가 누구일까'를 자문할 때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인물이 답으로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만난 '통합 행보'의 그 인물들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저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언론뿐만 아니라 민주당 정치인들도 맥락 파악 없이 언론보도에만 반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콘텐츠' 유통 방식은 늘 위와 같았다. 전체 맥락보다는 작은 발언(행동)에 집중해 소위 '이재명 까기'를 했고. 이를 이재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확대해석해서 발언했고, 이 내용을 또 언론이 받아쓰며 확대 재생산했고, 마지막으로 극우 유튜버들이 이를 바탕으로 아예 소설을 만들었다.
대한민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상황맥락지능'이 낮든지 아니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참으로 아쉽다.
언제까지 '이재명 까기'로 자기 입지를 굳히고 돈벌이를 하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