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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열 [에디터 칼럼]

등록일 2025년05월29일 10시2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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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한민국 정치판은 ‘진실’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진실로 가는 형식에는 무관심하다. 지금 우리가 진짜로 되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그가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그가 어떻게 그 말을 했는가?"

 

정치와 공적 담론은 '무엇(what)을 말했는가'만큼이나 '어떻게 말했는가'에 의해 정의된다. 다시 말해, 진실은 단순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전달의 방식과 '무엇'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의해 빚어지는 사회적 건축물이다.

 

저널리즘의 전설 월터 리프먼은 “뉴스는 사건을 알리는 것이고, 진실은 사람들을 행동하게 할 현실의 그림을 만드는 것”이라 했다.
 

많은 언론이 진실보다는 사실에만 관심 있다. 진실로 깊이 들어가면 오히려 외면하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 언론의 모습이다.

 

뉴스타파나 서울의 소리가 진실을 캐내면 기성 언론은 애써 무시한다. 자신들은 사실만 알면 되고 그것으로 언론 장사를 하며 먹고 살면 되는데 진실 따위는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즉 진실을 사실 유발자들에게서 캐내야 하는데 진실의 주도자는 언론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같은 사실이라도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진실이 달라지는 이유다.

 

이준석은 이런 언론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대선 3차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표현을 했다. 혐오적 사실 묘사였고 그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이준석은 이를 극복하고자 언론에 다른 '사실'을 던져주었다. 그는 언론이 새로운 사실을 물어뜯고 자신의 잘못을 희석시킨다는 것을 잘 안다. 그 사실이 진실인지에 대해 언론이 관심이 없다는 걸 그는 잘 아는 것으로 보인다. 던져진 사실에 대한 진실은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잘 아는 것 같다. 

 

그는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도 “명단에 민주당 인사도 있었는데 왜 나만 조사하냐”고 말한다. 성상납 의혹이라는 사실이 던져졌을 때 다른 사실을 꺼내 자신과 관련된 사실을 무마시키는 얕은 기술이다. 언론이 진실을 캐내는데 관심이 있으면 이를 따져 물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준다. 진실은 이준석에 있지 않고 언론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자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을 끌어들이는 비겁한 형식이 유행하게 된다. 윤석열도 그런 수법으로 자신은 '탈옥'했고 부하들은 수감되어 있지 않은가. 이런 실태는 진실을 흐리고 공론장의 윤리를 파괴한다.

 

원래 기자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는 "그 말이 사실이냐 아니냐"보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공정한가?" "그것은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취재에 임하는 것이다. 기자들은 '사실'만 캐내는 게 아니라 '진실'을 캐내는 자여야 하는 것이다. 

 

실제 진실은 때때로 '무엇'보다 '어떻게'에서 드러난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해 퓰리처 상을 받은 칼 번스타인은 말했다.

 

“흩어진 사실들은 진실이 아니다. 특히 그것이 큰 그림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들이 진실이 될 수 있도록 끊임 없이 파고 또 파는 것이 저널리스트들의 몫이다.

 

이준석, 윤석열과 같은 이들의 행태는

 

진실을 말한다고 하면서 흩어진 사실로 폭력을 휘두르고,
공정을 말하면서 가짜 사실, 진짜 사실을 섞어 비겁함을 숨기고,
객관성을 말하면서 사실이라는 이름으로 혐오를 부추기는
대중으로하여금 오직 사실에만 집중케해 ‘형식의 죄’를 짓는다.

즉 '어떻게'를 동반한 '진실'에 다다르지 못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진실'을 품고 '어떻게'에 집중하지 않고 '무엇'이라는 사실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는 '진실'을 캐는 저널리즘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이준석 같은 이들은 '어떻게'를 지적하면 '꼰대'라는 말로 맞받아친다. 그렇기에 그런 자들에게는 '진실'을 기반으로 “비겁한 형식”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기자들이 많이 따라 붙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준석, 윤석열 같은 이들은 그런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권력을 쥐게 되면 기자의 집까지 압수수색을 해버린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 있다.

 

이준석열.

 

이준석과 윤석열을 합한 합성어다. 두 사람이 언론과 정치를 대하는 태도 등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실은 팩트가 아니라 윤리이며,
진실은 증거가 아니라 태도이며,
진실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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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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