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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사과 [에디터 칼럼]

등록일 2025년05월30일 03시0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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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이 선포된 4일 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했다. 계엄 선포 후 첫 공식 메시지였기에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들께 사과하는 메시지였지만 그 길이는 2분6초에 불과했고 윤석열은 마지막 말을 하고 인사를 하더니 발표 장소를 급히 떠났다. 

 

당시 대국민담화를 민주당 대표실에서 TV로 지켜보던 필자와 그 장소에 있던 다른 기자들의 입에서 탄식의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한 기자가 "완전히 개사과네"라고 소리쳤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대국민 담화 직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변명과 책임회피로 가득한 ‘개사과 시즌3’이었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즉각 퇴진하고 수사 기관에 자수해서 성실하게 수사 받아야 한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면서, 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은 희대의 헛소리 아닌가? 내란 수괴가 내란 공범과 함께 국정운영을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라며 비판을 가했다. 

 

윤석열은 이전에도 개사과를 두 번이나 했다. 

 

'개사과'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예비후보가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논란이 된 사건에서 유래한 용어다. 당시 그는 전두환 찬양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고, 이에 대해 사과한 직후 '강아지에게 사과를 먹이는 사진'을 올리며 조롱 섞인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개사과’는 단순한 사과를 넘어서, 진정성이 결여된 형식적 사과 혹은 사과를 빙자한 조롱을 상징하는 정치적 밈이 되었다. 즉, 사과하는 척하면서 실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국민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뜻하는 말로 자리잡았다.

 

개사과의 두 번째 주인공은 이준석 대선 후보였다. 그는 3차 대선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젓가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해 펨코 커뮤니티 지지자를 뺀 전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이준석은 27일 여의도공원에서 대선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물론 (TV토론을) 보며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심심산 사과를 드린다"고 말한 후 “(그것도) 정제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해당 발언이 앞으로 공중파 방송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해당 발언 외에)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할지 알지 못한다”며 “그 발언을 어떻게 순화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보겠지만 그것은 실제로 그 발언을 제가 그대로 옮겨서 전하는 것이기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완벽한 개사과였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는 것으로 보였다. 윤석열의 개사과를 뛰어넘는 '희대의 개사과'였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변인은 "윤석열의 개사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구제불능의 혐오 선동가 이준석 후보는 정계를 떠나길 바란다. 이준석 후보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었다. 허위 날조의 반복이자 또 한번의 언어 폭력이었다. 사과하라니 사과는 하지만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의 망발을 사과라고 볼 수는 없다. 이게 사과인가? 윤석열의 개사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조승래 의원은 이어 "(이준석) 스스로 “논란”과 “불편”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대목에는 소름이 끼쳤다. 사회성 결여, 공감 능력을 상실한 괴물을 보는 것 같았다. 이준석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헛된 일임을 깨닫는다. 사과를 요구하면 또다른 망발로 다시 국민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이준석 후보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 구제불능의 혐오 선동가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 정신건강과 사회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서 조용히 정계를 떠나기 바란다"라고 추가 비판을 했다. 

 

기본소득당의 청년 대학생 위원회는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 엄중한 지적을 '집단 린치'라 몰아세웠다. 이준석 후보는 청년 정치인이라 불릴 자격도 없다. '평등과 예의, 그리고 자유와 공동의 목표에 대한 인식은 민주주의의 정신'이다. 나이만 어린 반민주주의자에게 청년 정치인이라는 이름표는 과분하다. 파면 이후 민주주의에서 청년들이 만들 청년 정치의 앞길을 그만 막고 정치를 떠나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국혁신당은 "이준석은 오늘 '제 질문 가운데 어디 혐오가 있나…굴복 않겠다'라고 말했다. 어제는 마음에도 없는 심심한 사과 운운하더니 하루 만에 본색을 드러냈다. 감출 수 없는 존재의 천박함을 여과 없이 방출했다. 윤석열보다 더 말 많은 40대 윤석열, 국민과 싸우자고 덤비는 윤석열 판박이,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조차 못 하는 제2의 윤석열,  전 국민을 상대로 고막 테러를 자행한 것도 모자라 더 악을 쓰고 호객행위하는 모습은 경악 그 자체이다"라며 정계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과거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 일베 ' 에서 여성을 조롱하며 사용했던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경숙 의원은 "이준석 대선 후보 의 변명처럼,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표현을 공중파에서 반복해서 언급한 점은 향후 자라나는 세대와 여성들에게 심대한 피해를 미칠 것이다. 여성과 국민들의 심리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편견의 고착화라는 파장을 낳을 것이다. 결코 용서 받기 어렵다"라고 분노해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성폭력성 발언으로 대폭망한 이준석을 두둔하는 성명을 내 빈축을 샀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미디어법률단(단장 원영섭)은 "MBC는 유튜브 다시보기 영상에서 이 후보의 발언 전후 약 70초 구간 전체를 소리 없이 영상만 재생되도록 조치했다."라며 "방송사가 발언의 맥락 전체를 차단하고 통째로 음소거 처리한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판단을 제한하는 ‘검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이준석이 아닌 방송사를 비판했다.

 

이준석의 여성 비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기에는 너무나 부적절했는데 국민의힘은 국민의 판단을 운운하며 무음 처리한 것을 비판했다. MBC는 “3차 대선 토론회에서 일부 후보의 성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주관 방송사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무음 처리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 토론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이준석 후보의 발언이 과도하고 부적절했는지 그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몫은 국민에게 있다고 했는데 국민은 이미 빠르게 판단하고 평가하며 이준석을 비난했다. 국민의힘의 이준석 감싸기는 폐륜적 수준이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도 이준석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안양 유세 중 "이준석 대표가 저기 저 자를 봐라 하는데 그달을 가리킨 손가락에 대해서 저주와 고발을 하고 있다. 여러분 여성혐오, 여성폄하는 절대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말하는 사람이 특정 후보의 아들이라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국민정서를 완전히 무시한 발언을 했다. 이쯤되는 거의 미친 것 아닌가.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대위원장은 28일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과거 심상정 후보는 대선 토론 때 홍준표 후보에게 돼지발정제 문제를 공격했다"면서 "본인들에게 불편한 얘기면 전국민에게 불편한 얘기고, 본인들이 하는 얘기는 안 불편하다는 이상한 특권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준석에 쉴드를 쳐줬다. 일단 팩트체크를 하자면 심상정 후보는 과거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천하람도 이준석의 아바타임을 입증하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남, 허은아 전 개혁신당 중진에 의하면 이준석과 천하람은 펨코라는 커뮤니티를 끼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커뮤니티가 이들이 이런 사고를 하게끔 만드는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일제히 분석했다. 

 

리더들은 이렇게 후안무치의 행동을 하지만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한 개혁신당 당원은 “젊은 친구라 기대하고 입당했는데 ‘젊은 윤석열’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탈당을 요청했다. 이준석의 발언 후 탈당을 요청한 당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준석 망언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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