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시정 연설을 마친후 당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을 포개어 잡은 후 덕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NjT.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한 명의 리더를 고르는 일이 아니다. 이번 선택은 앞으로 민주당,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 두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이들은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중 한 명만 뽑으라”는 딜레마에 빠진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임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이들이 보여준 역할은 역사에 남을 만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출범조차 힘들었을지 모른다.
정청래 후보의 장점은 단연 ‘공부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그는 법사위원장에 오른 후, 밤낮으로 헌법과 국회법을 공부하며 국민의힘의 온갖 ‘우기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12.3 내란 이후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감싸 안을 때마다, 정청래 위원장은 법의 힘으로 국힘을 압도했다. 그의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한 ‘정의로운 분노’였기에 힘이 있었다. 그 앞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청문회에 나온 법조인들도 한껏 몸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박찬대 후보의 존재감도 결코 가볍지 않다. 원내대표였던 박찬대 의원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당내에선 ‘여론’을 의식해 머뭇거리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결단했다. 만약 그때 박찬대가 앞장서지 않았다면, 헌법재판소가 6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윤석열 파면이 물 건너갔을 수도 있다. 한덕수 탄핵이라는 중대한 결단, 그리고 내란 세력의 힘을 꺾는 일에 그는 원내대표로서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이쯤 되면, 누구를 택하든 아쉬움이 남는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를 보필하고, 필요할 땐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내란을 종식시키는 데도 두 사람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기자 역시, 오늘까지도 ‘누가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선거가 과열되어 서로를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당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상대의 단점보다 각자의 장점이 부각되는 ‘포지티브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민주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꼭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이번 선거의 본질은 한 사람의 리더가 아니라, 민주당의 방향성과 집단지성을 시험하는 과정이 아닐까. 누가 당대표가 될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증이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