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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의 중심, 봉욱—조용한 권력의 책임을 묻는다 [에디터 칼럼][봉욱-Log]

등록일 2025년07월01일 01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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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욱(오른쪽) 민정수석과 강훈식 비서실장. 사진- KTV 화면 갈무리

 

대한민국 검찰은 지난 30년간 요동쳤다. 개혁과 논란, 혼돈과 진통. 그 모든 한복판에서 묵묵히, 그러나 중심을 놓치지 않은 인물이 있다. 최근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봉욱(奉旭, 1965년생), 바로 그 사람이다.

 

서울 종로구, 은행장 출신 아버지와 화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봉욱. 조용한 성격이지만 내면의 책임감은 누구보다 강했다고 한다. 여의도고, 서울대 법대를 거쳐 1987년 사법시험 합격, 19기 사법연수원 수료. 그리고 검사로 첫발을 내딛고부터 그가 쌓아온 기록과 현장은 단순한 ‘이력’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기록을 남기는 자리, 조직의 흐름을 좌우하는 보직에 있었다.

 

그렇다고 그의 검찰 인생이 늘 ‘화려함’만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 대검찰청 첨단범죄수사과장, 기획과장, 금융조세조사1부장, 공안기획관 등 검찰 내부의 권력과 개혁의 중심에서 중요한 결정을 직접 주도했다. 그 자리는 때로 ‘권력’과 ‘원칙’ 사이에서 극한의 선택을 요구했기에 그는 분명 남겨진 허물이 있다.

 

봉욱은 법무부 인권국장 시절 ‘과잉 수사 논란’이라는 무거운 의혹도 떠안았다. 그리고 그에 대해 칭찬을 하는 검사도 있지만 그에 대해 분노하는 후배 검사도 있었다. 검사 출신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은 봉욱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되자마자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 선배 검사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봉욱이 이규원 검사에게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사전에 지시했는가에 대해 선배 검사는 법정에서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규원 위원장은 그런 ‘정황’이 이미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봉욱이 김앤장에서 호의호식하는 동안 한 젊은 검사는 4년 반을 고통 속에 보냈다. 이제 민정수석이 됐다면, 사과라도 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 이규원은 이렇게 물었다.

 

봉욱이 정말 개혁의 주체일 수 있는가, 의문은 이어진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역시 “봉욱 수석은 수사·기소 분리 반대, 검찰의 권한 축소 반대 등에서 늘 검찰 편에 서 왔다”며 개혁 가능성을 의심한다.

 

2019년, 윤석열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봉욱은 낙마했다. 그는 ‘더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겠다’며 사표를 냈고, 변호사로 돌아선 후 김앤장 합류, 대형 사건과 기업 분쟁, 그런 가운데에서도 ‘법률가의 통찰력’을 강조하는 메시지 등, 그의 목소리는 계속 법조계에 울려 퍼졌다.

 

법률신문 창간 74주년 칼럼에서 봉욱은 “변혁의 시대, 법률가가 가져야 할 것은 통찰”이라고 썼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무너진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눈, 한 발 앞선 대응. 한 달에 300건 사건 기록을 읽고, 독서 모임과 경제동향, 정치토론 등 끝없는 자기 단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법조인의 성장’의 요인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러나 그의 조언이 단지 ‘교과서적인 조언’으로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실제 삶의 영역에서 이규원 전 검사와 같은 이들의 목소리도 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봉욱은 대한민국 젊은 법률가들에게 말했다. “업무와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고, 사회의 흐름을 읽어라.” 법률지식에 그치지 말고, 현장의 소리와 사람의 마음까지 읽으라는 말이다. “지혜와 통찰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쌓인다. 나 역시 여전히 부족하다.” 그는 여러 신문 칼럼에서 단호히 충고하면서도 자신도 부족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검사와 변호사, 두 세계를 모두 경험한 봉욱. 인간적인 법조인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검사 출신 김기표 의원은 “윤석열이 아닌 봉욱이 검찰총장이 됐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 봉욱은 합리적이고 온화한 인물”이라고 '매불쇼'에 출연해 말했다.

 

그가 인간적인 삶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가 행했던 과오나 책임까지 덮을 수는 없다.  

 

봉욱은 가족, 음악,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라는 게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안도감을 줬을지 모른다. 아들 결혼식 성악 축가를 위해 4년간 레슨을 받았고, “음악과 법은 모두 끊임없는 연습과 단련이 필요하다. 한 곡의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봉욱의 인생은 ‘노련한 사공은 거센 파도에 단련된다’는 말처럼, 위기와 변화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음이 지상 칼럼에서 엿보인다. 그가 말하는 ‘법과 제도’는 혁신의 디딤돌이기를 많은 사람이 바란다. 

 

하지만 그는 또 한 명의 법 기술자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양복 입고 멋진 말을 해도 결국 자기의 이익 앞에서 정의를 무릎 꿇리는 검사출신일지 모른다. 여론은 늘 그의 행동과 발언을 경계하고 지적해야 한다. 

 

윤석열도 검찰 개혁이라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문재인과 국민의 마음을 속여 검찰총장이 되지 않았나. 

 

대한민국 법조계의 굴곡과 파란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한 봉욱. 그는 늘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법률가로서의 본분과 인간적인 삶 사이에서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자기 길을 걸어온 것으로 평가되지만 조용한 무게감 뒤에는 반드시 책임과 변화의 각성이 필요한 한 인간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봉욱이 직접 답해야 할 시간이다. 새로운 시대의 민정수석으로서, 그는 스스로의 말과 걸음에 역사적 책임을 다할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그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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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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