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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그러니까 올해가 90년대인가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흥행으로 보는

등록일 2023년02월13일 15시2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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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공식 포스터

 


‘유행은 돌고 돈다.’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알고 있는 유명한 말이다. 로우 라이즈 패션이 다시 유행하며 패션계에 Y2K의 열풍이 부는 지금, 문화계에도 ‘향수(鄕愁)의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농구 좋아하세요?’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

 

90년대를 풍미했던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가 영상으로 돌아온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열광은 도무지 시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극장판의 누적 관객 수는 벌써 300만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2월14일 현재 2,901,090), 원작인 종이책의 판매량 역시 계속해서 고점을 찍고 있다. 원작의 유통을 맡은 대원씨아이에 따르면 단행본, ‘슬램덩크 신장 재편 판’은 이미 60만부 이상이 팔렸고, 현재의 인기대로라면 3월 초까지 100만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슬램덩크>의 열기가 이토록 뜨거워진 것은 영화 자체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만화의 하이라이트 경기이자 그간 단 한 번도 영상화된 적 없는 ‘산왕전’이라는 소재와 스포츠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구현해 낸 3D CG 기술, 원작의 팬들이라면 몰입할 수밖에 없는 세심한 설정들까지.

 

많은 관람객이 꼽은 명장면 중 하나이자 영화의 시작인 오프닝스케치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영화는 팬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선화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주 무대인 3D 경기장으로 이끈다. 갑작스럽게 등장할 3D 기술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좋은 전략이다. 이뿐일까? 스케치를 통해 등장인물이 추가되는 순간마다 더해지는 오프닝 곡의 세션과 만화 특유의 ‘구도’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북산 고교와 산왕 고교의 기 싸움은 관람객의 기대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나 오프닝 곡에서 세션이 추가되는 부분은 감독이자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악곡 의뢰를 할 때 직접 주문한 포인트로, 원작의 캐릭터가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악기 세션과 대비해 메타포로 보여주는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완성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당시 추억에 젖어 있던 팬뿐 아니라 새로운 유입까지 더해진 지금의 인기를 설명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듯하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을까?

 

▶21세기, 열풍의 이유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낯선 영화에서 익숙한 것을 마주한 순간 대중은 급격한 친밀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터의 관계성, 그리고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사까지 전부 이 ‘익숙한 맛’을 갖추고 있었다.

 

<슬램덩크>는 일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스포츠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명대사와 장면이 나왔고, 인터넷 기술의 발달달로 공유의 장이 열림과 동시에 독자들은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냈다.

 

설령 원작의 내용을 모르더라도 원작에서 강조했던 장면의 일부는 다양한 밈(meme)으로 대중에게 녹아든 상태라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왼손은 거들 뿐’, ‘포기를 모르는 남자’, ‘농구가 하고 싶어요’, '하이 파이브 장면' 등등이 등장하는 순간들은 원작을 아는 사람에게는 전율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영화의 전개와 캐릭터의 관계성은 대중에게 더욱 익숙하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약체팀이 토너먼트 경기에서 약진하는, 일명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흐름은 스포츠를 통틀어 사람들의 마음을 불타오르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쿨하면서도 잘생긴 농구 천재 서태웅과 열정이 넘치지만 성장해가는 강백호라는 주인공의 라이벌 관계 역시 슬램덩크 이후 무수히 많은 스포츠 만화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정도로 익숙한 형태였다.

 

당대를 휩쓴 원류 인기작 덕에 낯설지 않은, 그러면서도 처음 접하는 콘텐츠라는 벅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이건 처음부터 패할 수 없는 조건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의 ‘영광의 시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문화계는 지금 ‘향수(鄕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5주년을 맞이해 4K로 리마스터링된 <타이타닉>은 의 뒤를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다가올 5월에는 40주년을 기념하며 <아기 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리마스터링을 통해 재개봉된다. 6월에 개봉할 <극장판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Cosmos>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2023년 상반기에 보게 될 호화로운 라인업을 기다리고 있자니 문득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영화 속 강백호는 부상으로 인해 모두가 출전을 만류하는 순간, 감독인 안 선생님에게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냐고 묻는다. 안 선생님이 보냈을 영광의 시대를 쭉 나열하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영광의 시대는 지금’이라고.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 문화계에서 보여지는 재유행의 흐름은 어쩌면 단순한 ‘향수’ 때문이 아닌 세대를 초월하는 공통된 삶의 가치가 있어서가 아닐까?

 

부모님이 열광했던 ‘영광의 시대’에 지금 나도 함께 열광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올 타임 레전드가 전해준 가장 귀한 본질적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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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에디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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