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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인生死(1)] 한국인은 호모 루덴스?(1)

아니면 제도적인 놀이 즐기는 호모 스포르티우스

등록일 2022년10월13일 20시4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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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들어가는 말(매회 반복)]

 

축구는 단순히 공을 차는 게임일 뿐일까요? 이 질문은 종종 축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열정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기됩니다. 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동안, "나는 축구 경기를 단 한 게임도 보지 않았다. 공을 여기저기 차며 네트 안에 넣는 것에 전 세계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한 미국의 지인을 기억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친구도 "공을 골대 안에 넣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저렇게 난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견해들은 축구를 단순한 공놀이로 보는 일부 사람들의 관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백만 팬들에게 축구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인생의 드라마를 구현하고, 팀워크, 전략,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 정신을 반영합니다.

 

축구는 인생과 마찬가지로, 성공을 위해서는 팀워크, 전략, 때로는 조금의 행운이 필요합니다. 이 게임은 협력, 열심히 일하는 것, 승리와 패배를 다루는 귀중한 교훈을 가르칩니다. 또한, 많은 문화에서 축구는 언어, 국적,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는 통합의 힘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함께 불러 모으고,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만들어냅니다.

 

축구의 매력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골을 넣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게임이 주는 건전한 흥분, 예측할 수 없는 결과의 긴장감,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의 공유된 경험에 관한 것입니다. 선수들과 팬들의 열정과 헌신은 축구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인간 경험의 고저를 포괄하는 세계적 현상으로 만듭니다.

 

 

1. 스포츠와 놀이 그리고 축구

 

스포츠는 인간이 즐기기 위해 만들어낸 놀이 문화의 일종이다. 놀이와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축구의 본질과 인생사로 입문해보자. 여기서 인생사는 人生事가 아니라 人生死다. 삶의 이야기의 일부여야 하는 축구가 마치 죽고 사는 문제처럼 여겨지게 된 것에 대한 표현이다. 

 

축구에 대한 이해를 위해 놀이(스포츠)의 기원부터 알아보자.

 

네덜란드의 역사 학자 요한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명명했다. 이는 곧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다. ‘호모 파베르(Homo Faber)’는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인데 ‘호모 루덴스’와 ‘호모 파베르’를 합한 말로 ‘호모 파덴스(Fadens)’라는 파생어도 있다. 일과 도구의 사용을 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놓는 故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만들어낸 표현이다.

 

여담으로 최근엔 ‘호모 디카쿠스’(Homo Dicacus: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인터네티쿠스’(Homo Interneticus,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간)란 표현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피터 버거의 놀이에 대한 분석이 심도 있다. 그는 "인간은 초월적 경험을 위해 놀이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은 초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절대적이라 여겨졌던 '시간'이라는 물리량이 철저히 상대적이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버거는 "인간이 놀이하는 중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은 다르게 돌아간다"면서 "이것이 바로 인간이 놀이를 통해 초월성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놀이란 초자연적인 경험을 위한 인간의 내재적인 본성에서 나온 행위의 일종인 것이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놀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임을 주창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그로인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길이)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놀이를 할 때 시간은 분명 다르게 간다. 놀이는 그래서 중요하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호모 루덴스라는 표현이 있고, 호모 스포르티우스라는 표현도 있다. 호모 루덴스가 인간을 ‘타고난 놀이꾼’으로 지칭한다면, 자본주의에 의해 스포츠를 하는 인간으로 길들여진 것을 의미하는 '호모 스포르티우스(Homo Sportius)'라는 명칭도 특별하다.

 

누군가 호모 루덴스의 인간을 자극해 스포츠를 제도적으로 만들었고 그 제도적인 놀이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을 호모 스포르티우스로 보면 된다. 둘 다 놀이와 연관된 표현이고 호모 루덴스와 호모 스포르티우스가 놀이를 할 때 시간은 다르게 경험된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필리프 시노모가 가장 먼저 사용한 표현 호모 스포르티우스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인간이다. 

 

스포츠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있는 축구는 즐김과 초월적 경험이 핵심이다. 시간과 공간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질문이 생긴다. 축구에서 한국인은 호모 루덴스의 성향이 강할까? 아니면 호모 스포르티우스의 환원(reduction)된 성향이 강할까? 한 가지 공통점은 둘다 '다른 시간'이 경험된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호모 스포르티우스는 자본주의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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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편집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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