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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사고 계속 있을 것"-23년전 예언

"정신 차리지 못하는 어른들이 있는 한..." 전 필드하키 선수 김순덕 씨의 뼈아픈 예언

등록일 2022년11월13일 16시4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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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JT.

 

 

이태원 참사는 정부의 책임인가?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필자는 ‘그렇다’라고 답을 할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 모두의 책임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한다면 문재인 중앙정부, 문재인 정권 시절의 지방정부, 윤석열 중앙정부, 윤석열 정권 지방정부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 이전 정부의 책임이다. 또한, 국민의 힘, 더불어 민주당의 책임이다. 이전 국회의원들의 책임이다.

 

지금 누구도 큰소리를 칠 사람은 없다. 국민의 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와 경찰을 향해 큰소리를 치며 질타했다. 그들이 그럴 자격이 있는가? 지금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만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니 자세히 묻겠다”라며 조용하고 겸손하게 말해야 제대로 조사를 하는 것이다. 경찰의 책임? 그렇다. 정부의 책임? 맞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의 책임이다.

국회의원은? 그들도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 
나라가 이렇게 되는 것에 대해 그들은 잘못이 없는가? 그동안 수많은 참사 이후 나라를 바꾸지 못한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 오직 정쟁만 일삼는 그들은 국민 앞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하는 당사자들이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국정조사장에서 전달하는 게 제대로 정신이 박인 사람이 하는 행동인가. 그것이 사담일지라도 너무나 심각한 일이다. "폼나게 사표"는 발언은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었다. 

 

책임 안 지는 리더십이 한국 정계에 뿌리 박혀 있다.  한국의 공직사회는 '책임 안 지는 리더십'으로 팽배하다. 쏟아져 나오는 말을 보면 '면피' 발언이 대부분이다.

 

이태원 참사 후 많은 공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일부 인터넷 댓글에서 흘러 나오는 말이 '놀러 간 애들을 국가가 왜 책임져야 하나'이다.

 

아무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하니 무지한 사람들의 입에서 그런 억지스러운 말이 나오는 것이다. "놀러 간 애들"도 책임져야 하는 게 국가이다.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그런데 그럴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니 인재였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한국 시리즈를 보러 야구장에 놀러 갔는데 큰 참변이 일어났고 '놀러 간 사람들 우리가 왜 책임지나'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나는 매우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유명 음악 콘서트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면 '놀러 간' 관람객의 잘못인가? 모든 참변에 국가가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예방과 참변 후 처리 미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 권력은 어떻게 해서든 국민을 보호하려는 게 당연한 일이다. 국민이 잘못되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 게 국가다.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이 없거나 권력이 작은 자를 돌보고 책임지는 게 국가다.

 

1999년 6월 30일 발생한 경기 화성 씨랜드 참사로 어린 아들을 잃은 필드하키 선수 김순덕 씨는 남은 한 명의 자녀를 지키고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김순덕 씨는 당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지금처럼 정신 차리지 못하는 어른들이 있는 한 어이없는 사고로 인한 어린 생명의 희생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15년 후 세월호 참사, 23년 후 이태원 참사를 예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신 차리지 못하는 어른들이 지금도 국회, 정부, 공직사회 등에서 권력을 갖고 있기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너무 뼈아픈 말이지만 그렇다. 국가는 보호해주지 않으니 각자 조심해야 한다. 

 

김순덕 씨가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중앙일보와 했던 인터뷰 내용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신 차리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기대하지 말고 국민 각자가 깊은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여기(뉴질랜드)에 와서 한국 국민은 교육을 잘못 받았고, 지금도 잘못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곳에서는 개인보다 타인이나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도록 교육받는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의 그룹 과제를 부여하고, 그런 것들을 잘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한국은 나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교육받는다. 그렇다 보니 나만 피해 보지 않으면 괜찮다는 분위기가 생겨난다. 내 자식, 내 가족만 잘살겠다고 한다.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한 대형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모두가 변해야 한다. 내 식구, 내 자식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말 각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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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편집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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