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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컬쳐의 허상을 깬 서울의 봄 [김헌식 칼럼]

-스낵 컬처와 디깅 컬처가 공존하는 이유

등록일 2023년12월07일 09시1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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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컬처’ 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 이 이미지는 현대적이고 기술에 밝은 젊은 성인을 3D 캐릭터 디자인으로 나타내며, 빠르고 간편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상징한다. 동시에 짧은 비디오, 밈,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보여주며, 빠른 소비 경향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는 장면은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캐릭터가 긴 전통적인 영화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젊은이들의 빠른 생활 방식과 미디어 소비 경향을 현대적인 도시 환경에서 잘 나타낸다. Generated by Dall·E & Canva.

 

한동안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는 말을 띄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새로운 트렌드라는 생각도 들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 그들로 인해 미래의 문화 현상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식 조어지만 독특하게도 스낵 컬처는 한국에서만 부각이 되었다. 스낵 컬처는 스낵처럼 소비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스낵(Snack)은 간단한 식사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음식이다. 주요 끼니 외에 재미나 맛, 심심풀이로 먹는 간식을 의미한다. 스낵 컬처는 주로 흥미 위주의 짧은 것이거나 가벼운 콘텐츠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스낵은 주로 빵이나 쿠키와 다른 기름에 가볍게 튀겨낸 과자류를 의미했다. 콘텐츠의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다. 스낵 컬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즐기는 콘텐츠의 법칙처럼 언급되었다. 그러므로 전적으로 짧게 흥미 위주의 가벼운 콘텐츠를 젊은 세대가 좋아하기에 이에 맞춰 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불문율이 성립한듯싶었다. 하지만, 미디어 콘텐츠 장르의 특성과 속성을 간과한 진단이자, 무지의 소산일 것이다.

 

스낵 컬처 현상은 이미 2000년대 즈음 디지털 쿼터리즘이라는 단어에 포착이 되었다.

 

이는 15분을 넘지 않는 콘텐츠가 선호된다는 분석에 바탕을 두었다. 이때만 해도 PC 데스크톱 중심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중심이었다. 이런 환경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0년대 이후 본격적인 스마트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이동 간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생활 양식으로 굳어졌다.

 

짧은 콘텐츠가 선호될 수밖에 없었다.

 

이동 간에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이른바 정주행을 할 여건을 주지 않는다. 짤방을 거쳐 숏폼이나 요약 영상 콘텐츠에 주로 집중한다. 한편으로 이는 TMI에 걸릴 정도로 콘텐츠는 방대하게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후회의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예방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스낵 컬처로 돌아가 보면 간식만 먹을 수는 없는데 젊은 세대에게 메인 디시(Main Dishes) 콘텐츠는 없는 것일까.

 

당연히 있다.

 

이를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 정주행을 넘어 디깅 컬처라고 할 수 있다.

 

디깅(digging)은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완성하기 위해 해당 음악을 깊이 파고 들어가며 듣는 행위를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일정한 목적으로 삼으면 그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해 관심을 끌게 되면 짧은 요약 동영상은 머물지 않고 영화는 물론 논문까지 찾아 읽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멀티채널을 넘어 멀티 모달 즉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 모달리티를 함께 고려하고 관계성을 학습 및 표현을 하는 특징을 갖는다. 관심 사항에 관해서는 그에 적절한 수단을 활용해 충족할 때까지 다양하게 시도한다. 물론 영화 ‘서울의 봄’의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다.

 

또한, 자신에게 의미가 있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과 장애가 있어도 기어코 성취하는 포미족(FOR ME+족)이기도 하다. 선택과 집중도 특징이다. 평소 굶어도 맛있거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대하면 기꺼이 비용을 지급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자신이 누구보다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기다릴 필요 없이 영화관에 가서 빨리 봐야 할 영화라는 생각에 OTT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을 영화 서울의 봄이 잘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역사의식이 높거나 정치적인 식견이 있거나 현대사에 큰 관심이 있어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회문제 의식에 따라 개혁을 원하는 열망이 크기 때문도 아닐 것이다. 그냥 공정하지 않은 일에 대한 분노가 있을 뿐이다.

 

심박 수 챌린지 현상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들 스스로 사회적 불공정 때문에 피해자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기성세대보다 공정할 수 있다. 기성 시대들은 정치적 견해나 진영에 따라 영화 ‘서울의 봄’을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보다 50~60대의 영화 관람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지 모른다. 그들에게는 민감하기에 오히려 사람에 따라 편중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단지 12.12 군사쿠데타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상황이 궁금할 뿐이다. 섣불리 영화 ‘서울의 봄’ 관련 신드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영화관에서 봐야 할 가치가 있는 영화라면 내용이 무겁거나 분량이 긴 시간이 소요되어도 반드시 보는 것은 젊은 세대다. 이것은 비단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관객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젊은 세대, 기성세대 나누어 분석해보는 것도 모순적이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데 나이를 따질 일은 아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것을 배제해 보면 흥미롭게 만든 액션 영화로 나름의 주제의식도 있으니 SNS에서 자랑할 만하다. 이렇게 자랑할 만한 콘텐츠인가 아닌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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