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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코드, 정치인들은 해독할 수 있을까?(5)] 듣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경청의 대가 오바마, 잘 듣는 이유는 잘 배우거나 잘 반박하기 위해서다

등록일 2023년12월11일 23시3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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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매회반복)] 

 

버락 오바마. 그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지도자”, “최초의 흑인 대통령”, “비탄자들의 총사령관”, “미국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지도자”, “절대 신념을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이고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 “쿨(Cool)한 지도자”

오바마는 많은 수식어로 전 세계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는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공감했던 리더로 인상 깊게 기억되고 있다. 

오바마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 미국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제44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그는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총 8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퇴임 시 최종 지지율은 59%로 빌 클린턴(66%), 로널드 레이건(63%)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직전 대통령인 조지 W. 부시(34%), 다음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34%)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이다.

오바마는 퇴임 후 몇 년이 지난 2022년 NBC 뉴스의 설문조사에서도 공인(public figure) 중 긍정평가 51%를 받아 일론 머스크(31%), 조 바이든(42%), 케빈 매카시(13%), 도널드 트럼프(35%), 낸시 펠로시(31%), 마크 저커버그(8%)를 크게 앞질렀다. 

2018년 퓨 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도 44%의 응답자가 오바마를 최고 또는 두 번째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아 단연 1위에 올랐고 빌 클린턴(33%), 로널드 레이건(32%), 트럼프(19%)를 제쳤다. 존 F. 케네디는(12%)를 기록했다. 

오바마는 어떤 대통령이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그가 완벽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정책 중에는 필자의 철학과 맞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대통령이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높이 평가했던 이유다.

오늘날 많은 한국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정치인이라면 오바마에게서 배울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시리즈로 나눠보기로 한다. 
 

백악관의 사진사 피트 소우자 White House/Pete Souza가 활영한 이 사진은 2009년 5월 8일 오벌 사무실에서 백악관 직원의 아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머리를 숙이는 장면이다. 이 감동적인 순간은 오바마 대통령이 리더로서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통령으로서의 권력과 책임을 맡을 때 그의 성격과 태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리버럴 아츠 대학(인문학 중심의 대학)인 옥시덴탈 칼리지를 거쳐 컬럼비아대학으로 전학을 간 버락 오바마는 정치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3년 동안 현장 경험을 쌓은 뒤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그가 다음으로 간 학교는 하버드대 법대였다.

 

그가 하버드대에 입학한 해는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다. 그는 다른 학생에 비해 나이가 2-3살 더 많았다. 동료 학생들은 오바마의 경험을 높이 샀다. 그는 하버드대로 가기 전 3년 동안 사회 운동가로 일을 했고 그 활동 이력은 그의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오바마는 공부에 올인했다. 공부하면서 관여했던 일이 있었는데 바로 법률과 관련돼 가장 권위 있는 잡지인 하버드 법학지Harvard Law Review에서 글을 쓰고 편집을 하는 일이었다. 이후 그는 이 잡지의 회장이 돼 학교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1990-91학년에 회장이 될 인물을 뽑는 선거에서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오바마가 당선된 것은 의외였다. 그는 이 잡지의 첫 번째 흑인 회장으로 기록됐다.

 

당시 보수적인 편집인들이 그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인데 “적어도 그는 보수파의 의견을 신중히 들으려는 자세가 있었다.”는 점이 그들의 호감을 샀다. 오바마가 이 잡지의 회장이 되면서 발견한 것은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과 보수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의 의견 차가 극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보수파와 자유 진영을 골고루 등용했다.

 

 

 

오바마는 실용적인 것을 강조했다. 하버드대에서 ‘흑인’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대한 토론이 있을 때 그는 “용어가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오바마가 하버드 법학지의 회장이 된 후 잡지는 비교적 평탄하게 운영됐다. 오바마의 친구였던 브래드 베렌슨Bradford Berenson은 “그와 일했던 동료 대부분은 자신이 그룹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공통된 목표지점을 향해 힘을 합해 일하는 집단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버드대 시절뿐만 아니라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건강한 커뮤니티를 세우기 위해 어우러져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오바마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버드대 시절 그는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리더로 유명했다. 인권운동을 할 때도 교수로 일했을 때도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였다. 모든 사람이 어우러져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취임사에서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진의 길을 찾을 것이며, 갈등의 씨를 뿌려 역사의 그릇된 편에 있었던 국가들이 주먹 쥔 손을 푼다면 미국은 기꺼이 손을 잡고 포용한다.’고 선포한 바 있다. 그는 그러한 정치적 신념을 재임 기간에 실행하려고 애썼다.

 

취임 이후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쿠바와 정상회담을 통해 포용의 정치적 철학을 구현했다. 오바마는 관용과 포용의 외교정치를 통해 반세기 동안 적대적 관계였던 쿠바의 경제적 봉쇄 해제를 진행했고 결국에는 국교 정상화라는 놀라운 외교적 변화를 이뤄냈다.

 

오바마 재임 중 이라크 전쟁 종식,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 외교 정상화, 동일 노동 임금 적용 등 많은 성과를 냈다. 

 

자신과 다른 진영,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려면 가장 필요한 게 듣는 능력이다. 오바마의 전기인 ‘약속의 땅Promised Land'에서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자아를 비우고" "진정으로 듣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을 비우고 진정으로 듣는 것은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일 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찾는 수단이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2016년 5월7일 하워드대학교 졸업식에서 초청 연사로 나와 경청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신의 핵심 가치나 정직함을 타협해서는 안 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도 있을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듣는 게 중요하다.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 상대방이 옳은 주장을 하고 있다면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들이 틀렸다면 반박해야 한다. 그리고 가르쳐줘야 한다. 아이디어의 전쟁터에서 그들을 이겨야 한다.

 

한 가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당신은 무지, 증오, 인종차별, 어리석음, 하찮은 사람들과 씨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그런 것들을 다루어야 한다. 공평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생은 결코 완전히 공평하지 않다. 

 

변화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매 4년이나 8년마다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어떤 특정 정치인에게만 "좋아, 한 번 해봐"라고 기대하는 게 아니다. 변화는 자신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로 여겨지는 일에 자신을 걸고 매일 싸우는 헌신적인 시민들의 노력에 의해 일어난다.”

 

그는 변화는 듣는 것에서 시작해 행동으로 이어짐의 결과라고 늘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잘 듣는 사람은 연약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오바마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잘 듣고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반박할 게 있으면 반박했다. 잘 듣는 목적은 일을 잘 만들어내기 위함이었다. 잘 들어야 반박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경청은 늘 이어지는 행동과 연관이 있었다. 그는 늘 행동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다음 사진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사진은 오바마가 전통적인 대통령 복장으로 낮아져서 흑인 소년이 그의 머리카락에 손을 대게 하는 장면이다. 흑인 소년은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자신의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지 궁금했다. 오바마는 아이의 눈높이로 몸을 숙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게 했다. 이는 그가 상대방의 관점에서 대화와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White House/Pete Sou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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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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