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스위트홈’에서 ‘경성크리처’까지: 한국 크리처 드라마의 진화 [김헌식 칼럼]

'스위트홈'의 성공과 '경성크리처'의 다양한 평가

등록일 2024년01월03일 20시2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Generated on DALL·E. 한국 크리처를 표현한 그림.

 

 


 

글로벌 OTTOver The Top 넷플릭스를 통해 퍼진 장르 가운데 하나는 크리처creature다. 크리처는 우리말로 한다면 괴물 혹은 괴수물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괴수를 퇴치하는 작품이나 콘텐츠를 의미한다. 좀비물과 확연히 다른 독자적인 장르다. 우리나라에는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 잡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친 국내 첫 크리처는 ‘스위트홈’웹툰 스위트홈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제작비와 동시 공개 플랫폼 채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어서 ‘경성크리처’가 공개가 되었는데, 애초의 기대감과 달리 상대적으로 혹평이 있었다.

 

관련한 지적은 일리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차별화되는 점들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했다. '경성크리처'가 국내 혹평에도 글로벌 TOP10 비영어부문 3위까지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성크리처'는 ‘스위트홈’과 같이 한국적 특색을 많이 가미하고 있는데 그 차이점의 적절한 구성과 연출이 중요할 수 있었다.

 

우선 ‘스위트홈’이 현재를 배경으로 한다면,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영상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는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라고 하면 독립운동에 관한 콘텐츠가 대부분인 것과 다른 점이 괴수가 탄생하는 과정과 그에 따른 문제의 해결이다. 다만, 일제강점기에서 무슨 괴수냐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점을 보강하기 위해 생체실험으로 악명이 높은 731부대를 활용하고 있다.

 

731부대가 괴수를 만들어내는 설정은 물론 허구라고 할 수 있지만, 생명공학을 멋대로 이용하려는 형태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므로 설득력이 있을 수 있었다.

 

괴물이 된 어머니와 그 앞에 나서게 된 딸의 비극적 조우를 핵심적인 얼개로 활용하면서 독립운동과 경제활동의 주인공들을 통해 삶의 선택과 애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암울한 일제강점기 배경의 콘텐츠와는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크리처물과는 달리 가족과 로맨스를 같이 결합하면서 사회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개인들의 삶의 고민을 녹여내고 있다.

 

이런 점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고, 번민할 수 있는 화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계절적 배경이 1945년 봄 벚꽃이 피는 시기인데 벚꽃은 일제를 의미하고 그것이 지는 것은 광복절을 잉태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희망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남다른 컨셉이나 설정을 풀어가는 방식에서는 좀 아쉬운 점이 있기도 하다.

 

기존의 드라마 구성과 연출 기법이 더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순차적인 서사 전개가 중심인 데다가 이미 괴물의 존재 형성이 상당히 익숙하게 설정되었기 때문에 몰입을 고조시킬 부분이 좀 약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로맨스까지 부각하다 보니 자칫 긴장감이 느슨했고 긴박감이 덜했다.

 

편집 측면에서 빈틈이 없게 하는 점도 필요했다. 10부작보다 좀 더 압축했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아 보였을 것이다. 특히, 글로벌 OTT는 다른 콘텐츠의 특성이 있다.

 

드라마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영화의 수준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가리켜 시네라마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즉, 영화 수준의 드라마를 의미한다. 글로벌 OTT 드라마는 영화와 드라마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일반 드라마와 달리 제작비 단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비를 많이 들인다고 해서 시네라마 수준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경성크리처’는 괴수를 특수그래픽 효과로 표현하는데 상당한 제작비를 들였다.

 

제작비 700억을 들인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특수효과를 사용한 괴물 때문에 드라마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제작비 대비 그 수준을 지적하는 상황이 되었다.

 

색다른 컨셉을 풀어가는 방식이나 압축적인 존개가 영화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드라마 수준이며 여기에 괴수만 등장할 때 비판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 볼 때 ‘경성 크리처’는 곱씹어볼 만한 설정이나 대목이 여럿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앞으로 제작되는 글로벌 OTT 콘텐츠는 좋은 컨셉이나 설정도 어떤 구성 방식이나 연출전략이 필요한지 분명하다. 일반 드라마보다는 수준 높은 영화 스타일을 위해 제작비가 들어가야 한다. 영화인데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원하지 않으며 그런 콘텐츠를 여러 회차로 나눈다면 넷플릭스도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본 기사는 유료기사로 기사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 결제 즉시 유료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환불되지 않습니다. (단, 미사용시 환불 요청 가능)
- 결제한 내역은 마이페이지 결제내역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환불 및 변경 문의와 관련해서는 메인페이지 하단 [이용약관 및 고객지원]을 통해
더 자세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정기회원권은 회원가입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
- 정기회원권은 마이페이지 또는 사이트 우측 상단 이용권결제를 이용해주세요.
김헌식 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2 내려 0
관련뉴스
이효리 레드카펫 '알묘조장'하는 사회의 단면?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고려거란전쟁 논란 마지막 사극일 수도?!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정우성의 수화가 더 빛을 볼 수 있었는데 왜?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한국인은 왜 오은영에 매달릴까? [문화스펙트럼]
성난 사람들 골든글로브 수상 한국인 배려일까?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2024년 기사 라인업
영화관의 미래는 바다에 있을까? [김헌식 칼럼]
‘고려거란전쟁’, ‘서울의 봄’ 팩추얼 드라마(factual drama) 인기 왜? [김헌식 칼럼]
스낵 컬쳐의 허상을 깬 서울의 봄 [김헌식 칼럼]
시대를 잘 만나는 것보다 시대를 잘 바꾸는 것 [김헌식 칼럼]
극단적 선택은 부모탓? 소셜 미디어 탓? [김헌식 칼럼]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은 우리 미래일까? [김헌식 칼럼]
로맨스가 왜 노맨스가 됐을까? [김헌식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뉴스 인물 교육 시리즈 짘놀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