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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오은영에 매달릴까? [문화스펙트럼]

-육아의 문화적 가치관 변화 필요

등록일 2024년01월18일 20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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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현상이라고 할 만큼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이른바 솔루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새롭게 일으킨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왜 이렇게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에 대해서 주목을 하는 것일까.

 

더구나 신생아 비율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최저치를 깨고 있는 신생아 현상은 이런 육아 코칭 프로그램 열광과 맞물려 있다. 일단 문화적인 변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육아를 백안시하는 문화가 성립되었다. 특히 80년대 반(反)가족주의 정서에 이어서 X세대 문화는 이를 심화 시켰다. 이는 서구의 고성장기 때 형성된 개인주의 문화의 뒤늦은 한국 상륙 때문이었다.

 

따라서 개인의 삶과 성공 행복이 중요할 뿐 가족을 고려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심지어 고리타분한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육아에 관한 교육은 전혀 받을 수 없었고, 어쩌다 보니 마지못해서 하게 되는 결혼, 그 뒤에 닥치는 육아는 상상을 초월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직면한 상황은 결혼 생활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더욱 육아에 관한 어려움이나 갈등을 가중하는 악순환의 기제가 된다.

 

더구나 한 자녀인 경우가 많기에 육아를 형제자매가 도와주면서 학습을 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자기 자신이 담당해야 한다. 여기에 지원군이 있다면 남편인데 남편들은 더욱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는 단지 의식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여러 이유로 여성이 담당할 수밖에 없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남편은 도와주기는 하지만 부수적인 존재가 된다. 더구나 여성의 경우 전적으로 전업주부의 경우는 드물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더 힘들다. 더구나 단순 노무 작업과 같은 육체적인 노동이 아니라 정신노동을 하고 자영 노동이 아닌 피고용 직장에 다니는 경우 더욱 육체적으로나 시간상으로 자신이 통제감을 발휘할 수 없다.

 

 

더구나 코칭의 문화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 많은 사회구성원이 입시교육 문화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사교육과 학원에 의지해온 삶을 살아왔다. 따라서 누군가 모범 답안을 제시해주고 그것에 맞게 잘 답을 맞힐 때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 성적을 바탕으로 진학에 성공했고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었다. 연애 코칭이나 결혼에 관해 수많은 해법이 쏟아지는 것도 스스로 학습과 탐구의 결핍에 따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육아는 사교육이나 학원에서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있다고 해도 눈높이에 맞게 제시해주는 이들은 더욱 적다. 입시교육이나 어학처럼 시장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더구나 갈수록 저출산 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에 더욱 시장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육아 방법을 코치 받는 것은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물론 전혀 그렇게 볼 수 없는 데 말이다. 요컨대, 자기 스스로 육아에 대한 방법을 학습하려는 동기가 없었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때문이다.

 

더구나 아직도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 부모의 역할에 과하다 못해 책임이 오히려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다시 육아의 어려움을 가중한다. 애초에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문제를 배태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좀 더 좋은 방법으로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생각 때문에 코칭을 원할 수도 있다.

 

또한, 부모의 행동이 자녀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이것이 부모의 스트레스를 가중한다. 이는 누군가의 도움을 찾으려는 요인이 된다. 물론 사회는 다변화되었고 미래 세대인 자녀가 살아갈 날은 더욱 가늠할 수가 없다. 과연 부모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가 없다. 전문가라고 해도 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전반적으로 아동 인권의식이 높아졌기에 이전의 전통적인 육아 방식을 취하지 않게 되었다. 이 때문에 기존 육아 방법을 벗어나 새롭게 시도하는 방법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대부분 이상적인 이론이나 주장이 많다.

 

이런 면에서 현실에 적용하는데 상당한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단순히 혼자만의 시행착오라면 덜 갈등 상황이지만 자녀는 물론 배우자 그리고 다른 가족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치기에 해결 방법에 대한 갈구는 더욱 커진다.

 

한국은 어쨌든 방송미디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나라인 상황이기에 솔루션 프로그램의 영향에서 오은영 캐릭터가 더 어필될 수 있다. 일반 전문가는 대개 학술적인 연구에 초점을 맞추거나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데 오은영 캐릭터는 다양한 표정과 감정의 전달을 통해서 공감력과 이해력을 높인다. 더구나 해법은 확실하고 단호하게 보인다.

 

명확한 코칭은 조언 정도가 아니라 해법으로 인식으로 되고 마치 일타 강사 이상의 팬덤을 갖게 할 수 있다. 어쨌든 팬덤은 장단점이 있는 게 분명하지만, 전문가의 역할과 기여에서 나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오은영 신드롬에서 분명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을 우습게 여기거나 간과하고 무시한 죄에 대한 문화적 형벌을 우리가 받고있는 현상이 오은영 신드롬의 주요 동인이며. 육아에 대해 부모의 과도한 역할과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은 더욱 그러했다는 점이다.

 

육아는 개인이나 부모가 아니라 사회, 기업 국가 모두의 공동책임이라는 점을 문화적으로 확립해야 기존의 육아 과제들이 풀려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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