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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은둔형 외톨이가 많은 이유

-달라진 한국사회에 맞는 새로운 자율 사회의 시스템으로. HSK

등록일 2023년01월20일 09시2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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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은둔형 외톨이들의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 청년 4.5%가 '은둔형 외톨이'라는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다들 어느 정도 짐작은 했는데 구체적인 수치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4.5%면 대략 13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100명 가운데 4~5명꼴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시기와 계기였다. 성인 이전과 이후 가운데 어느 때인가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지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이런 현상을 만드는 문화 심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은둔형 외톨이라는 개념은 일본의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에서 왔는데 일본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같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왜 한국과 일본은 이런 문제를 공통으로 가진 것일까? 이를 위해 고립·은둔의 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서울시 조사에서 ‘실직 또는 취업 어려움’이 45.5%로 가장 많았다. 또한, 고립과 은둔은 성인이 된 후에 나타났는데, 그 시작을 ‘20~24살’로 답한 비율이 39.0%였다.

 

무엇보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평균 나이가 24.4세였다. 남녀를 합쳐 대략 대학 졸업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에 막 진출하려고 시도하고도 남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20대 중후반의 수도 상당했다. 즉 본래 성향이 그런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좌절을 겪은 다음에 은둔형 외톨이 상태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원인이 고용과 취업인데 성인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구체적으로 ‘원하던 시기에 취업을 못 했던 경험’(64.6%),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60.7%)이 크게 차지하고 있었다. 취업이나 직장 문제가 크게 작용을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과 원하는 곳이 키포인트였다.

 

타이밍을 놓치면, 한국 사회에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 못하게 되면 다른 곳에 정착을 못 하고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이 두 대답은 따로 인 것 같지만 같다. 즉 원하는 직장은 대개 남에게 공표할 수 있는 직장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그냥 일 측면에서 비정규직 형태의 일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남에게 드러낼 수 있는 직장은 대개 원하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적절한 사회적 입지를 갖추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선택은 대개 외출을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다.

 

고립·은둔 청년의 특징은 실제 외출을 하지 않는 점이다.

 

조사에서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외출 거부는 대인관계가 단절되는 면이 크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결과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다는 점이다. 관계가 지속하거나 확장이 되지 않으면 더욱 사회적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용의 경우 아는 사람들을 통해 연결되는 경우가 현실이기 때문이다.

 

고립·은둔 청년 10명 가운데 4~5명이 모든 상황에서 도움을 구하거나 의지할 사람이 ‘없다’라고 대답한 부분은 이 때문에 치명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기 힘들기에 주변 사람들부터 만나지 않게 된다. 만나면 자신의 신상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잘 된 케이스를 들어야 한다. 더구나 한국적 문화 풍토에서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물어보고 들어보는 것이 관심의 표현이자,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향은 이런 만남을 기피 하도록 만든다. 아는 사람부터 피하기 때문에 더욱 낯선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적절한 무관심이 필요한데 말이다.

 

더구나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지위 즉, 취직하는 경우 주변 사람들만이 아니라 가족, 집안, 학교, 공동체의 자랑이 된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 과시 행위들도 멈춰야 한다. 누군가의 자랑이 누군가의 삶을 황폐화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집단주의 문화가 농후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가 많이 나타날 수 있는 근본 토대이다.

 

은둔형 외톨이는 소극적인 자기 파괴적 대응을 하는데 인터넷의 비방과 악성 댓글을 시기와 질투에 기반한 공격적 파괴적 행위가 그 한 예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밀집형 관계 공동체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

 

한국은 평판과 눈치, 위신을 중시하는 전통 사회에 번듯한 조건을 개인의 가치로 여기는 집단주의 문화 특징을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성장 기조에 따라 내세울 수 있는 외형적 조건의 직장은 사라지고 있다. 그 유탄을 젊은 세대가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선택도 하고 있다. 이를 온전히 개인이나 가족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 결국,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조직 구조와 기업 시스템을 갖추고 문화적으로 직업이나 직장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일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들을 형성시키는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작은 경력이라도 그것을 발판삼아 자신의 자아실현 공간으로 진출할 수 있는 꿈의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로드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의 테크놀로지 담론은 이에 맞춰져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개인의 실력과 능력에 모든 책임을 묻거나 달라진 경제적 여건과 토대가 달라진 점을 생각하지 않고 이전 세기의 평가 기준을 일상생활의 개인에까지 적용하는 구시대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디지털 모바일 문화가 이를 개선하지 않고 심화시키는 점은 혐오와 차별범죄보다 더 은밀하고 치명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목숨을 앗아가고 국가의 미래도 흔들어 놓을 수 있음을 공유해야 한다.
 

 

Photo by Shutterstock

Picture by Mid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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