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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퀴즈온더블럭] '흑삼' 최초 개발사 대표

자식에 대한 사랑이 흑삼 개발로 이어져

등록일 2023년01월26일 19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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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퀴즈 온더 블락'은 NJT 하민혜 인턴 기자가 각종 직업군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노고 등을 들으며 人터뷰를 하는 코너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인터뷰하면서 조만간 퀴즈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설레는 마음으로 기자가 장장 4시간을 운전해 내려간 곳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충청남도 금산이다.

 

대한민국의 흑삼을 최초로 개발한 '장석열 흑삼'의 장영도 대표를 만났다. 처음 장영도 대표를 보면서 '보고 싶은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을 받았다. 그는 '버선발로 뛰어나오셨다'라고 느끼게 할 정도 기쁘고 즐겁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사진으로 봤던 책장을 배경으로 기다란 책상에 마주 앉아, 향기로운 흑삼차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는 장석열 흑삼의 대표인 장영도입니다. 금산에는 30년-40년 동안 대대로 인삼 농사를 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오랜 세월 인연을 맺고 잘 알아왔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인삼을 구매합니다. 이후 세척하고 증삼, 건조까지 해서 흑삼 완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만 찌면 모두가 알고 계시는 ‘홍삼’이 되고요, 흑삼은 9번을 찌고 말리고 해서 만들어집니다. 22년 전, 아버지가 처음 흑삼을 만드실 때 사람들이 다들 미쳤다고 그랬어요. 지금에야 인삼값이 많이 내렸는데, 그 시절엔 인삼이 상당히 고가였습니다. 한 번 찌는 것도 위험 부담이 있는 작업인데, 비싸고 귀한 재료를 가져다 9번을 찐다고 하니까요.

 

아버지는 시골 농부이면서 목회자셨기 때문에 세상 물정에는 어두우셨습니다. 흑삼이 아버지를 통해 세상에 나오고 나서 물정 밝은 다른 사람들이 특허는 다 내었습니다. 식품 관련한 특허는 사실 별 의미가 없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출간하신 흑삼에 대한 책이 최초로 흑삼을 개발하셨다는 증거로 남아 있어요. 장석열의 흑삼시대. 2002년 출간.     
 



 

Q) 아버지께서 시작하신 사업이 대를 이어간 거네요! 지금 보이는 서재에 꽂힌 책들을 언뜻 보아도 독서량이 상당하실 것 같은데요. 아버지께서 흑삼을 개발하신 것도 그렇고, 오래전 책 출간을 하신 것을 보니 대단하신 분 같습니다. 곳곳에서 받으신 감사패가 눈에 띕니다. 어떤 아버지셨나요?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으셨을까요?     

 

네. 서가에 꽂힌 책들 중 한편에 꽂힌 저 책들은 모두 아버지가 쓰신 책들입니다. 몇 해 전부터는 제가 직접 교정하고 편집해서 독립 출판을 하고 있고요. 아버지는 현재 지리산 명상 센터를 설립하셔서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할아버지가 10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도망을 가셨어요. 아버지는 고작 10살에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셨다고 합니다. 뭐만 없어지면 매 맞고, 핍박받는 세월을 보내셨다고 해요. 악에 받쳐 살아내시다가 어느 날 교회에 관련되신 좋으신 분을 만나 도움을 많이 받으셨대요. 그 길로 목사님이 되야겠다고 마음먹으시고 검정고시를 통해 목사님이 되신 거예요.     

 

목사가 된 후 결혼도 하시고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인 삶으로서 성공하긴 했지만, 어린 날의 수치심이 무의식에 있으셨을 겁니다. 자식들을 올바르고 잘 키워야 한다는 그런 강박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하길 바라진 않으셨지만 어떤 기준에 맞길 기대하시는 마음이 있으셨고, 굉장히 엄하셨어요. 그리고 저와 남동생은 아버지 기준에 미치질 못했어요. 저도 겉으로는 별문제 없이 자랐고 결혼도 했지만 자녀 셋을 낳고 키우면서 스스로의 정서적 결핍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오랜 머슴살이로 일하는 속도나, 능력치가 월등하셨습니다. 완벽주의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대단히 철저한 분이세요. 한편으론 아무리 노력해도 아버지 마음에 들지 못하는 제 자신이 미웠던 것 같아요. 

 

제 아이들이 사소한 문제들을 일으킬 때마다 스스로 감정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자신에게 ‘이렇게 해야 돼’, ‘이건 하지 말아야 돼’ 하면서 관대하지 못했던 걸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걸 느낀 거죠.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요.      

 

지금은 아버지가 절 보실 때마다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세요. 그런데도 저는 제 스스로 부모님이 나를 탐탁지 않아 하실 것 같은 마음이 있어요. 더 노력해야 할 것 같고 아직 한참 모자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전엔 이런 줄도 모르고 힘들어했지만 이제 마음을 인정하고 이를 이용해요. 이 마음을 원동력으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Q) 아버지가 겪은 모든 일이 대표님께도 큰 영향을 미친 게 분명하네요. 내 마음에 스스로를 탐탁지 않아 하는 느낌을 인정하고 수용하시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보통 자신의 내면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그마만큼 성찰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죠. 막상 나를 인정하고 난 후에는 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게 되는 것 같습니다. 흑삼 사업을 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이 사업은요. 일 자체가 힘들어요.(웃음) 남들이 보기엔 사업이다 대표다 하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실 테지만 실상은 마당쇠나 다름없습니다. 인삼을 찌고 말리고 9번을 기계가 아닌 제가 가마솥 앞에서 직접 합니다. 계속 불조절을 해주며 불 앞에 있어야 해요. 부지만 600평인데 매일 청소하고 낙엽 쓸고 풀 깎고 나무 치는 일도 합니다. 새벽 5시면 기상해서 명상 요가를 하고요. 책을 읽는 시간을 갖습니다. 7시면 출근해서 일을 시작해요. 현재까지 가족 사업으로 직원을 두지 않고, 소량 생산 소량 판매를 해왔는데요. 이젠 직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조건보다는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는 분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눈이 높은 걸까요?      

 

향후 5년간의 계획을 단계별로 작성해 두었습니다. 다른 곳의 흑삼을 가져다 비교해 보면 향이 약하고, 늘어져요. 진이 빠져 중간중간 구멍이 나 있고요. 저희는 고집스럽게 가마솥에 증숙하고 불을 조절하는 일을 철저히 지킵니다. 시간 대비 비효율적인 전통방식을 고수해요. 기본과 정직은 꼭 지키려고 합니다. 이렇게나 좋은 흑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나누는 게 제 목표예요. 구체적으로 그 방법을 계속 공부하며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각 가정에 저희 흑삼 제품이 하나씩은 있는 상상을 해요. 최종적으로 세바시 강연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저만의 브랜드를 키워서 저서도 내고, 강연도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요. 저는 돈이나 권력에 마음이 가질 않습니다. 시간이 주어질 때 자유롭게 뭘 하는지 살펴보면 늘 책 읽고, 글을 쓰고 유튜브를 찍어 올리고 블로그에 글을 적어 올립니다. 결국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에 진심이고, 그 일에서 즐거움을 느껴요. 결국 제가 하는 사업과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인데요. ‘흑삼’이라는 좋은 베이스를 가지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Q) 나의 일에 만족감과 사명감을 가지는 마음가짐이 느껴집니다. 대표님은 어떤 부류의 책을 즐겨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힘든 일이 있을 때엔 주로 책을 읽으시며 답을 찾으시는지요?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 책장을 보시면요 저는 책을 장르별로 놓습니다. 의식이나 자아성찰에 관심이 많지만, 원래 건강 관련해 관심이 많아요. 우리, 인체 장기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사실 관심 없잖아요. 알아서 돌아가는 거니까요. 보통 몸이 아플 때에 그제야 그 위치를 알고, 그 장기가 무슨 일을 해왔는지 관심을 갖게 돼요. 

 

저는 몸의 메커니즘이 정말 재밌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하고 키도 작아서 아버지가 저 살리겠다고 한의학도 공부하시고, 그러다 흑삼을 개발하게 되신 겁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건강에 관심이 많은데요. 우리 인체가 정말 경이로운 하나의 우주인 거예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자정 작용하며 매 순간 세포를 분해해 가니까요. 결국 질병은 나쁜 식습관과 정신적인 문제입니다. 우리 몸은 방해만 하지 않으면 100살은 거뜬히 살아낼 겁니다.     

 

멘토를 정해놓진 않고, 그때 그때 늘 주위에 묻는 일은 많습니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정신적인 고민을 나누는 사람은 함께 흑삼업을 꾸려가시는 어머니와 아내입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요. 아내는 저의 모자란 부분들을 메꿔주고 고쳐주며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그간 흑삼 100%만 고집해 왔었는데요.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레시피 테스트를 거쳐 흑삼 어린이 제품을 와디즈 펀딩에 출시했어요. 흑삼 원물이 있고, 제조 시설과 기술이 있기에 화장품도 개발하고, 아빠나 엄마를 위해 특화된 제품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양심을 팔거나 계산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요.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하민혜 인턴 기자 후기] 

 

어릴 적 그는 협심증을 앓았고, 그를 살리겠다는 아버지의 신념이 흑삼을 개발하게 했다. 그에게 흑삼은 아버지의 사랑이자 기쁨이다. 기본을 철저히 지켜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적잖은 감동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복잡하고 모순된 사람이 아닌 진실하고 명료한 사람이었다. 번지르르한 겉모습에 치중하는 이들보단, 진실과 기본의 가치에 좀 더 힘을 싣고 사회에 이런 사람들로 가득한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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