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오은영이 뜨는 이유는?

백종원, 강형욱과 함께 대한민국 3대 해결사

등록일 2022년09월04일 19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오은형. 책 커버 사진. Photo by 김영사

 

 

오은영. 2022년 한국에서 가장 핫한 인물 5명을 꼽으라면 아마도 오은영이라는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만 인물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길래 그럴까?

 

그는 우선 방송 활동, 광고 활동이 가장 활발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2022년 시작된 프로그램 중 무려 3편에 고정으로 출연했고 광고도 여러 편에 등장했다.

 

그의 직업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라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방송 노출이다. 방송 프로그램 3편 모두 오은영 박사가 없으면 진행될 수 없는 독보적인 오은영 중심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의 특징은 10대부터 60대까지 광범위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이 방송을 본다는 데 있다. 닐슨코리아의 분석에 따르면 60대와 30대 여성이 가장 많이 이 방송을 시청하고 10대 여성과 20대 남성 시청자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영된 SBS 방송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오 박사는 이후 여러 방송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가 큰 인기를 끌면서 더욱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는 백종원, 강형욱과 함께 대한민국 3대 해결사라고 불리고 있다. 시사저널이 전문가 500인을 대상으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 선정하기’를 진행한 결과에 의하면 오은영 박사는 18%의 지목을 받으며 손석희 방송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왜 그의 방송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영향력 면에서 독보적인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일까?

 

‘금쪽같은 내 새끼’의 연출자인 채널A의 김승훈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화해와 소통 방식의 부재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최근 분위기가 반영”되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승훈 PD는 “사고와 대화 방식의 전환 등 오 박사가 제시하는 갈등 해결을 위한 솔루션이 시청자의 공감을 모으는 것 같다”라고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덧붙였다.

 

담당 PD에 의하면 갈등을 비교적 빨리 해결해주는 방식과 화해와 소통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PD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심리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문제나 질병이 있는 비정상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라서 간단한 상담이면 일상의 갈등이나 문제점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극단으로 갈 때까지 고민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전문가가 나와 큰 액션으로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다보니 통쾌하고 속 시원하게 느끼는 등 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방송이 기여했다”고 오은영 박사 등이 출연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의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허소임 미술치료사는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부모가 금쪽이 사례를 보고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경험을 털어놓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보고 힐링이 되었다고도 말한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생기면서 자기 감정을 돌아보고 지출의 가치를 알아가는 세대가 2030인 것 같다.”며 20대, 30대 사이에 오은영 박사의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선영 칼럼니스트도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노키즈 존이 실재하고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나라에서 어른이 아이 눈높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줬다. 아동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부나 가족 간의 이야기 등 타인의 사생활에서 갈등 요소를 들여다보는 리얼리티, 관찰예능이 많아졌다"며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관찰 대상을 누구의 시선으로 관찰하느냐', '관찰한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정보를 줄 것이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 분석해보면 오은영 박사는 그동안 치부 시 했던 심리상담이 새로운 시대에서 필요한 분야가 되어 갈등, 소통, 화해 등의 사회적 키워드가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즉답을 주며 힐링과 자신 돌아보기를 동시에 안겨주었다고 볼 수 있다.

 

오은영 박사가 즉문즉답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그 내용이 모두에게 일반화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상담 전문가는 NJT와의 인터뷰에서 “상담은 3개월 이상 지켜보고 조금씩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사유해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은영 박사의 상담은 즉문즉답식이라 일반화하기에는 어렵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100만부 이상 판매된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이자 ‘국민육아멘토’로 알려진 하정훈 박사도 육아를 육아법(방법론)에 의존하는 것, 부모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상담은 지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만 힘들게 하는 육아법이 성행한다. 문화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데 자꾸 단편적인 지식에 의존하니 육아가 힘들어진다. 지금 같은 ‘약탈 육아’를 하는 나라는 한국 외엔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약탈 육아’는 온 가족의 시간과 돈이 육아에 소모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육아의 중심이 아이가 아니라 부모와 부모의 권위, 부모의 일상에 놓여 있다. 부모의 권위가 명확하고, 그 권위로 가정의 규칙과 한계를 명확히 해주면서 그 틀에 아이들을 마음껏 풀어놓고 사랑해주면 된다. 그럼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훈육이 되고 가족의 구성원으로 성장한다.”라고 조선일보 기자에게 덧붙여 설명했다.

 

어찌보면 오은영 박사의 육아법과 하정훈 박사의 육아법은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두 전문가의 의견 중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TV에 적합한 육아법은 오은영 박사의 방법론이 맞을 수밖에 없다.

 

TV는 이른 시간 안에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의 빠른 반응을 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자에게는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은 하정훈 박사의 육아법이 맞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오은영 박사의 육아법이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다. 다루기 어려운 아이의 경우에는 오은영 박사의 육아법이 맞다. 

 

하정훈 박사는 오은영 박사와 그의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 사회에 오은영 박사 같은 분이 필요하다. 다만 문제가 심각한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이 마치 정상적이고 올바른 육아처럼 인식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 육아는 잘못된 걸 고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아이를 쉽고, 재미있게 일상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방송에 나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전체의 5%도 안 된다. 이런 사례만 너무 부각되고 일반인은 따라 하기 어려운 치료적 육아법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니 사람들이 출산이나 육아에 겁을 먹는다.”라고 말했다.

 

BBC 뉴스는 세기의 최고 육아 전문가를 선정 발표한 바 있는데 그 전문가들은 어떤 육아법을 지지하는지 정리해본다.

 

#벤자민 스폭(Benjamin Spock): 그가 쓴 ‘Common Sense Book of Baby and Child Care’는 1946년에 처음 출판된 이래로 약 5천만 권이 판매된 바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책 중 하나다. 아동 양육의 정통성에 도전한 스폭 박사는 자녀 양육을 할 때 보다 부드러운 접근을 권장하면서 부모에게 자신의 본능과 상식을 믿으라고 권면한 바 있다. 부모가 충분한 애정을 주면서 모든 아이는 다르게 태어났고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 위니콧 역시 부모의 직감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가 자신의 판단을 믿을 때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위니콧은 훈계가 아니라 이해를 믿었다.

 

#페넬로페 리치(Penelope Leach): 그의 책 Your Baby and Child: From Birth to Age Five는 1977년에 처음 출판된 이후로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그는 스폭, 위니콧과는 다르게 "아동 중심" 양육을 주장한다. 어떤 이는 리치를 "부모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마도 리치의 이론에 더 기울여 있는 교육자/상담가일 가능성이 크다.

 

#지나 포드(Gina Ford): 그는 어떤 상황에서는 아이를 울게 내버려 둘 것을 권장한다. 1999년 출판된 The Contented Little Baby Book는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포드는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엄격한 규정을 지지한다. 그는 때로는 우는 아이를 무시하고 흥분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취침 전에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육아나 교육을 할 때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말을 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할 수 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육아와 교육은 변한다. 또는, 사람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와 문화에 따라 육아와 교육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황금률은 있다.

 

‘아, 육아란 원래 이런 거구나!: 자율적인 아이와 단단한 부모를 위한 천년의 육아법’이란 책을 쓴 마이클렌 다우클레프(NPR라디오의 과학부 기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서양사회에서 육아의 후진성을 거론하며 “우리는 지나치게 관여한다. 우리 아이들을 충분히 믿지 못하고,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아이들에게 내재돼 있다고 믿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눈높이조차 믿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전통적인 육아법의 부재가 큰 몫을 차지한다고 다우클레프는 강조했다.

 

이는 하정훈 박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한다. 하 박사는 전통적인 육아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우클레프는 “여러 세대가 친밀하게 어울려 사는 대가족 형태로 아이들은 오히려 상당히 자율적인 생활을 영위했다. 가족 구성원이 많은 것 자체가 유아와 어린이 주위에 거대한 보호막을 형성해 주었다. 부모가 굳이 따라다니지 않아도 다른 어른, 혹은 똘똘하고 세심한 형 누나가 늘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세의 어린이들은 여섯 살만 넘어도 어른들의 지시나 훈계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날그날 무엇을 할지, 또 어떤 규칙에 따라 움직일지 대개 스스로 결정했다.”라고 썼다.

 

하정훈 박사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고,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 것’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전통적인 육아 문화가 단절된 결과다. 부모의 권위가 중심이 되는 일상적 육아가 무너지면서 아이와 육아가 가족의 중심이 됐다.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이 약해지고 부모에게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래서 육아가 어려워졌다.”라고 답했다.

 

온라인 전일제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 증강세계관학교의 김희경 교장은 NJT와의 인터뷰에서 “규칙과 한계를 명확히 해주면서 아이들을 믿어주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들이 된다. 우리 학교는 그런 문화를 지난 4년 동안 만들었는데 새로 입학하는 친구들이 그러한 문화에 빨리 적응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의 통제력은 점점 좋아졌고 똘똘하고 세심한 형 누나들이 온라인에서 잘 보살펴 준다. 이미 자율을 누릴 능력이 있는 여섯 살이 넘은(초등학교 4학년부터 입학 가능) 아이들이기에 규칙 안에서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결정한다”라며 결국 답은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가족을 갑자기 대가족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지만 결국 ‘약탈 육아’에서 벗어나는 것은 권위, 규칙, 한계를 명확하게 그어주고 그 틀 안에서 자율성을 주며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유료기사로 기사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 결제 즉시 유료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환불되지 않습니다. (단, 미사용시 환불 요청 가능)
- 결제한 내역은 마이페이지 결제내역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환불 및 변경 문의와 관련해서는 메인페이지 하단 [이용약관 및 고객지원]을 통해
더 자세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정기회원권은 회원가입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
- 정기회원권은 마이페이지 또는 사이트 우측 상단 이용권결제를 이용해주세요.
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1 내려 0
학위와 학문 [한티역 칼럼] (2022-09-06 22:38:00)

가장 많이 본 뉴스

뉴스 인물 교육 시리즈 짘놀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