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우는 12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우다. 폭우가 가져온 참혹한 풍경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이미 40-50명이라는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사회는 뼈아픈 상실감에 휩싸여 있다. 이전 칼럼에서 자세하게 다루었지만, 물살은 우리의 생활 기반 시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였고, 넓이로는 4만 6천개의 축구장에 달하는 농지가 물에 잠겼다. 아직 7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2020년에 발생한 54일간의 장마로 인한 인명 피해자 수를 이미 뛰어넘었다고 한다.
이런 폭우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예상욱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이유는 '기후 변화'다.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되는 지구 온난화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다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의 평균 온도를 상승시키는 현상이다. 이 상승한 온도는 한반도 주변에 비를 만들어내는 원료인 수증기가 끊임없이 유입되게 한다. 그리하여 찬 공기, 티베트 고기압과 뜨거운 공기가 충돌하면서 장마전선이 형성된다.
장마전선과 분리된 저기압의 소용돌이가 찬 공기를 더욱 내려보내고, 한편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기류의 골목이 좁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류는 가속화되고, 열대 지역에서 더운 수증기가 더욱 급속하게 유입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함께 일어나면서 우리나라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한반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폭우, 그리고 기타 이상 기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경고해 온 기후변화 문제로, 이것이 단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최근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는 52년 만에 가장 큰 비가 쏟아져, 땅과 인프라는 대량의 수해를 입었다. 이에 4명이 실종되었고, 7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남아시아에서는 몬순 시즌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으며 대형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미국에서는 연간 폭염 피해가 1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현상은 고온과 건조한 조건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현재의 고온은 미래의 기후 변화 상황을 예측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유럽이나 미국에서만 발생하던 폭우, 폭염, 홍수 등이 어느 나라에서든 발생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기후변화의 영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이 이야기는 지금 현실에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이런 잔혹한 피해는 더 이상 이론 속의 이야기가 아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지구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게 한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질 것이다.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