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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교육에 신경 쓰는 민족이다. 이는 좋은 말이다. 교육에 집중하는 민족은 무너져도 곧 회생한다. 문제는 교육에 대한 본질을 잘 모르고 집중하는 데에서 나온다.

교육이 학교에서 받는 점수이고 가게 되는 대학이고 대학에서의 학점이라고 생각하는 극히 피상적인 생각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은 어떤 학문에 깊이 빠져드는 것이다. 교육은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을 학위로 등식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좋은 학교를 나오면 그것으로 인정이 되는 놀라운 상황에 있다.

그러니 기를 쓰고 좋은 학교에 가려고 하고 졸업을 하려고 한다. 그러니 학위가 있고 없고가 그 사람의 인격이나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자존감, 상처, 우월감 등의 원인이 된다. 학위로 그룹이 나뉘어지고 학위로 사람의 인생이 결정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한국인이 교육 자체보다는 점수와 학위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학문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보다는 어떻게 점수를 잘 받는지에 더 치중한다. 그리고 학위를 받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됐다. 물론 점수와 학위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역할 또는 동기유발제가 된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이게 본질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 다시 본질로 돌아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어떤 분야에 대해 평생 공부할 기본적인 기술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학교 교육을 받으면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이가 교육에 진정으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학교 졸업 후에도 꾸준히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공부는 학교 공부로 끝났다면 그 사람은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학위를 받은 것이다. 내가 쓴 논문이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면 그는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학위를 받은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외국어를 더는 쓰지 않는다면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점수를 받은 것이다. 내 전공 과목에 대해 완전히 등을 돌렸다면 그는 교육이 아닌 학위를 받은 것이다. 우리는 오늘 점수와 학위를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 아니면 교육(학문)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