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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들은 ‘멜랑콜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이 글을 더 읽기 전에 두 눈을 감고 ‘멜랑콜리’라는 단어를 입으로 말하며 떠오르는 생각, 떠오르는 단어, 떠오르는 기분을 한번 정리해서 써보세요. 아래 댓글로 써주시면 좋을 듯요.
저는 미래교육을 공부하며 멜랑콜리커를 연구했습니다. 새로운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멜랑콜리(Melancholy)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자주 물어보곤 했습니다.
멜랑콜리라는 단어에 대해 혹은 멜랑콜리한 감정이나 기분에 관해 설명해 보라고 하면 선뜻 그 느낌이나 의미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유 없이 우울한 감정이 밀려오거나 기분이 처지고 슬픈 감정이 드는 날이 있기도 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오늘 기분이 멜랑꼴리하네~”라고 말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멜랑콜리가 무언가 기분이 침잠되는 느낌과 우울한 기분이 드는 단어로 인식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멜랑콜리하다’라는 기분이나 감정을 이야기하노라면 무언가 말랑말랑한 기분이 들거나 안 좋은 기분 혹은 옛 추억이 떠올라 감성에 빠지는 센치멘탈해지는 기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미묘한 느낌, 짙은 진고동색 같은 끈적거리는 느낌, 기기묘묘한 느낌 등 슬픔, 우울, 비애, 우수의 감정을 의미하면서도 구슬프지만 낭만적인, 슬프지만 아름다운, 감성적이지만 애매한 복합적인 기분이나 느낌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이밖에 멜랑콜리를 떠올릴 때 막연히 낭만적이거나 슬프거나(Sadness) 우울한 감정(Gloomy) 또는 다운된 느낌(Feeling Down)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멜랑콜리의 어원과 개념을 찾아가 보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20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변천되어왔습니다. 멜랑콜리(μελαγχολία)는 인간이 지닌 우울 기질이자 고뇌와 절망, 그리고 광기를 의미하는 단어였습니다. 의학과 철학의 구분이 없었던 고대시대의 히포크라테스는 신의 징벌로만 여겨지던 병을 의학적인 4체액설을 통해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액체가 혈액, 점액, 황담즙, 흙담즙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특정한 액체가 체내에 과도하게 흐르면 그 사람의 체질과 성격이 결정된다고 보면서 멜랑콜리를 의미하는 흙담즙이 과도하게 나오면 근심, 두려움, 슬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 질병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문제 30-1]에서 ‘철학과 정치, 시, 또는 예술 방면의 비범한 사람들은 왜 명백히 멜랑콜리할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질병으로 여겨졌던 멜랑콜리를 ‘탁월하고 비범한 인물’로서의 멜랑콜리커로서 개념을 확대시켰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적 개념과 ‘격정’이라는 플라톤의 개념을 결합하여 멜랑콜리를 철학 정치, 학문, 예술 등 각 분야의 탁월한 천재들이 가진 창조적인 특성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멜랑콜리가 단순한 우울함을 넘어서는 서양 문화예술사에서 천재성을 중시하는 전통의 근원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상은 반드시 고쳐야하는 질병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상실의 감정과 슬픔, 우울한 정서를 포함한 멜랑콜리가 인간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필수요소이자 위대한 문학작품과 예술창작의 핵심요소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울과 멜랑콜리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여 창조적 에너지로 이끌기 위한 미래교육의 멜랑콜리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Google 번역에서 Melancholy를 찾아보면 일반적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이 깊이 잠겨 있는 슬픔의 느낌(a feeling of deep pensive sadness, typically with no obvious cause)”이라고 설명합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멜랑콜리의 의미를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픔, 삶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비롯된 우울 또는 비관주의에 해당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멜랑콜리는 슬픔, 우울, 비관 등의 감정을 담고 있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뇌와 성찰과 사색을 담고 있는 단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슬픔, 우울, 비관, 비애의 감정을 의미하며 반드시 치료해야 할 우울증으로 알려져 있는 멜랑콜리가 인류의 역사 속에 모든 창작과 발명을 가능하게 하는 귀중한 영감이자 예술과 문학을 창조하는 에너지임을 아는 사람 또한 많지 않습니다. 필자는 NJT 칼럼을 통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우울 기질인 멜랑콜리를 최고 수준의 창의력으로 승화시키는 창조적인 멜랑콜리커에 대해 연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