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의 한 관계자가 조사 결과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Photo by NJT.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고교 체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이 공동으로 실시한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고에서 7.1%에 불과했던 고액 사교육비 지출이 영재 학교에서는 무려 6.1배, 과학고는 5.4배, 자사고는 4배, 외고, 국제고는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2개 일반고, 98개 특목/자사고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교유형별 사교육 실태’등의 조사 결과 내용을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사교육을 받은 중학생은 일반고를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20.5%에 불과(?)했지만 과학고는 57.1%, 자사고는 41.4%”로 꽤 높은 수치가 나왔다. 

과학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일반고 희망 학생에 비해 무려 2.7배나 높은 비율로 심야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영재학교는 2.4배, 자사고도 2배나 높게 심야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측은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이처럼 대학 입시를 넘어 고교 입시까지 준비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상황은 중학생들마저 심야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는 중이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고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일반고의 경우 34.1%였는데, 영재학교 학생은 60.3%, 과학고 학생은 51.2%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들에게는 정신적 육체적 쉼의 기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요일에도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영재 학교는 96.9%, 과학고는 91.5%, 외고/국제고는 89.4%, 자사고는 87.3%를 기록했다. 

주말 사교육이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또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희망 고교 진학 후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원하는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 필요한지 물은 결과, 영재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은 100%, 자사고는 97.5%, 외고/국제고는 95.6%, 과학고는 90.9%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그렇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기관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소속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담당 교사 1742명에게 고교 서열과 관련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교사의 65.7%가 서열화된 고교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사교육 비용 증가에 따른 가계 경제 부담 문제가 있느냐’는 물음에 문제 있음을 지적한 교사는 95.7%에 이르렀다. 학생 학부모 못지않게 현장 교사들도 고입 경쟁으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을 매우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교 서열에 따른 대입 결과 격차에 대해서는 응답 교사의 95.5%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대입 격차가 지속될 경우 일반고 황폐화는 가속화되고 입시 만능주의는 더 황폐화될 수 있다고 교사들은 생각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측의 관계자들과 강득구 의원은 “대한민국 사회가 대학 학벌을 넘어서 고교 학벌까지 고착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이로 인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