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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은 부모탓? 소셜 미디어 탓? [김헌식 칼럼]

-SNS는 청소년의 자살률을 높이는 것일까.

등록일 2023년11월21일 18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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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om Shutterstock

 

청소년들의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 그 원인을 두고 부모라는 주장과 소셜미디어 때문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각자 일리가 있는 논리를 갖고 있지만, 절대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청소년들이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로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자녀의 위에서 헬리콥터처럼 떠다니며 모든 일에 간섭하려 하는 부모'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피터 그레이 박사팀이 2023년 2월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보호 양육 스타일과 불안/우울 정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었고, 간섭이 많은 부모의 자녀는 우울증에 걸리기 쉬웠다.

 

아동·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는 해롭지도 않고, 소통에서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다만, 극히 일부의 사례만 아이의 기존 문제가 악화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자살률이 많이 증가했는데, 이후 2000년까지 자살률이 감소했다는 점도 논거로 제시한다. 즉,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진전되어 소셜미디어가 더 확산이 되었다면, 자살률이 늘어야 하지만 그러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17개국의 통계치에서 10~19세 여성의 10만 명당 평균 자살률이 증가일로에 있었다. 구체적으로 2003년 3.0명에서 2020년 3.5명 늘었다. 자해 관련 데이터를 보면, 11개국 10대 여성이 자해로 입원한 비율은 2010년에서 2021년까지 평균 143% 급증했고 남성은 49%여서 특히 10대 여성에게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10대 남성은 주로 게임에 몰두해 있는 데 비해 10대 여성들은 소셜미디어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카페인' 효과 때문이라고 하는데 ‘카페인’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말한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왜 2010년 이후인가 하는 점이다. 바로 2010년이 인스타그램이 출시되었던 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연구에서는 10대들의 학업 상황이나 이로 인한 가족 관계 등은 배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는 미국 등 해외 자료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할까?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받은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이 2019년 3만3536명에서 2021년 3만9870명으로 증가했는데 수치상으로 18.9% 증가였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우울증 진료를 많이 받는 것일까? 2022년 교육부 조사에서 중고생의 28.7%가 ‘최근 1년간 2주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한 일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일상생활이 갑자기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할 일이라면 학업에 관한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질병 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2020년)를 보면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이 우울감을 지니고 있었는데 10명 가운데 한 명이 자살을 생각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동 청소년들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울감은 물론이고 자살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2021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대 사망원인 가운데 절반 이상(56.8%)이 자살이었다. 결국, 학업 등의 현실 이유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비극적인 결과들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우울 증세가 있어도 모두 자살로 이어지게 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자존감 결여나 절망감이 강할수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리 외부 충격이 강해도 내적으로 강고하다면 이를 방어할 수 있는데 이것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감정 기복과 충동성이 높은 연령대라고 한다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순간적인 충동에 따라서 자살 기도를 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소셜미디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인들도 소셜미디어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고 이는 연예인 스타들을 통해서 대중적 확인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 보건복지부(HHS) 보고서는 “SNS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위험이 2배로 높아진다.”라고 언급하며 그 대안으로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식사 시간, 대면 모임 등을 통해 자녀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SNS를 멀리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라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하지 말고 가족 간의 대화와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가족 간에 대화와 소통이 없기에 소셜미디어에 더욱 몰입할 여지는 충분하다. 현실 관계가 불만족할수록 SNS에 빠져들 수 있다. 그렇다면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다. 현실 관계가 우선 바로잡히거나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대상이 과연 누구일까이다. 친구들과 같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일 수 있다. 그 가운데 엄마일 수 있다. 아무래도 보호자로서 가장 많이 일상생활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소셜미디어 때문에 우울증은 물론이고 자살에 이어질 수 있기에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소셜미디어를 규제를 적절하게 해도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동과 청소년의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입시나 학업, 진로, 미래 문제는 여전히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그렇다고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가 없어지지 않는다. SNS를 통해 비교하거나 당하면서 박탈감과 자존감이 사라지게 할 수 있고, 절망감으로 더욱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모든 아동 청소년들에게 전적으로 영향을 강하게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말이다.

 

게임도 그렇듯이 미디어 테크놀로지는 중립적인 수단일 수 있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상황을 혼자 타개할 수 없는 이들이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 그것이 더욱더 위험한 일인데 정작 아동 청소년들의 그 상황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싶다. 소셜미디어에 관한 관심보다 그들의 삶에 더욱 개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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