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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커] 신과 유사한 창조적 존재

고대에는 개인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게니우스(Genius)가 있었다

등록일 2023년01월02일 21시5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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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utterstock

 

 

NJT에서 필자는 멜랑콜리커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천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천재성과 멜랑콜리의 연관성을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이 내린 재주를 지닌 사람 혹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롭고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천재라고 일컫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천재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천재에 대한 개념을 고대 시대로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대 시대에 신으로부터 의학을 독립시킨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을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접근하며 4체액설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는 4체액설 중 흙담즙에 속하는 멜랑콜리를 최초로 인문학적/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 시, 철학, 정치, 예술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고대와 중세에는 예술을 일종의 무언가를 지속해서 제작할 수 있는 기술(테크네)로 보았습니다. 중세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를 통해 예술창작을 단순한 손기술이나 장인의 개념이 아니라 수공업에서 발전된 정신적 활동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고대의 모방(Mimesis)개념에서 근대에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산물을 만들어내는 지성적인 능력으로 변화되며 근대의 천재 개념으로 발전되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예술가들의 창조성과 천재성을 ‘신적인 광기’로 보면서 그의 저서 ‘파이드로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뮤즈(Muse) 여신들에게서 오는 광기 없이 기술만 가지고도 충분히 시인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서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완성에 이르지도 못할뿐더러 광기에 사로잡힌 자들에게 가려 그 빛을 잃게 될걸세”(파이드로스, 조대호 옮김 2008: 57)

 

그는 천재성을 신으로부터 주어지는 광기로 이해하며 ‘테크네’ 라고 하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잉여 부분 즉 신적인 영감과 광기의 미지 영역이 채워질 때 시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고대에는 개인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게니우스(Genius)가 있었다. 소크라테스와 함께한 다이몬(Daimon), 플라톤이 말한 예술의 여신 뮤즈(Muse)와 같이 신적인 영감과 광기를 제공하는 수호신 게니우스가 근대로 오면서 인간 스스로 신과 유사한 창조적인 존재로 개념변화가 일어나며 지니어스(Genius) 천재 개념이 사람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적인 영감과 광기로 돌린 예술가의 창조성을 인간의 타고난 능력과 기질로 보면서 멜랑콜리를 통해 과학적으로 또한 철학적으로 설명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멜랑콜리를 철학, 정치, 시, 예술의 영역으로 접목하며 멜랑콜리가 단순한 우울기질이 아니라 각 분야의 비범한 천재들이 가진 창조적인 특성으로 보며 천재성과 멜랑콜리를 연결한 것입니다.

 

그는 그리스의 비극적인 영웅 신화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광기를 멜랑콜리로 설명하며 비극작가들이 부여한 광기와 영웅적 멜랑콜리 개념을 ‘탁월한 천재성’으로 설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시학’에서 예술창작의 원동력을 ‘은유(Metaphor) 제작 능력’으로 보며 은유의 특성으로 낯섦과 유의미성을 언급하였습니다. 멜랑콜리커는 일반적인 상식과 안목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거리를 훌쩍 뛰어넘으며 보통의 상식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태와 사태, 인접 불가능하게만 여겨지던 단어와 단어를 연결할 수 있는 독창성과 상상력의 비상 능력을 보여주는 ‘초월성의 힘’을 지닌 자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훗날 예술가의 창조성을 천재적인 개념으로 본 임마누엘 칸트도 고대 철학자들의 담론을 바탕으로 천재를 신적인 자연의 총애를 받은 자로 보며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미지의 나(Genius)’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의 저서 “판단력 비판”에서 모방과 학습으로 도달될 수 없는 독창성과 독특성을 산출하는 재능으로 규칙 일반의 새로운 창작과 새로운 모범을 만드는 재능을 지닌 자를 천재로 보았습니다. 특히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이성을 통해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해내는 숭고한 멜랑콜리커와 천재성을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멜랑콜리의 권위자인 김동규박사는 ‘멜랑콜리-이미지 창작의 원동력’이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멜랑콜리 기질을 가지고 있고, 그런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멜랑콜리 기질을 가져야만 한다. 이런 생각은 특히 르네상스와 낭만주의 미학에서 정점을 이룬다. 예컨대 낭만주의 예술에서 멜랑콜리는 천재의 증표로 이해된다. 오직 천재만이 예술가가 될 수 있으며 멜랑콜리는 그런 천재의 고유한 정조이다. 낭만주의자들이 보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비범한’ 자는 천재가 아닐 수 없고, 그런 천재는 멜랑콜리할 수밖에 없다(김동규, 2009: 128). 

 

이렇게 천재와 멜랑콜리는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멜랑콜리 감정이 다가올 때 이를 어떻게 인지하고 자신을 깊이 있게 성찰하며 어떤 깊은 느낌과 통찰로 발전시켜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켜 타인과 공유할 수 있을지를 가르치는 스승 혹은 공동체가 너무나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두움과 두려움의 방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그 누군가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당신 안에 존재하는 멜랑콜리를 건강하고 창조적인 천재성으로 끌어내어 살아 숨을 쉬는 생명의 빛 가운데로 일어나 걸어 나올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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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종 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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