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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먼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우울(멜랑콜리)은 잘 관리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병으로만 치부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창의성을 끌어내는 그 무엇인데 오해와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우울함이 자해와 자살의 근원이 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무드를 늘 우울하고 부정적으로 이끌게 되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뇌도 계속 창의적 멜랑콜리 대신 우울한 멜랑콜리로 빠지게 되며 이것이 더 악화하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수도 있게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게 창의적 멜랑콜리커를 인지시키는 교육은 너무나 중요한 명제입니다.
우울, 불안, 슬픔 그리고 두려움의 프레임에 머물지 않고 그곳에서 벗어나 오히려 증강세계관학교에서 강조하는 멜랑콜리를 최고 수준의 창의력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창조적인 멜랑콜리를 품은 자가 멜랑콜리커입니다. 이렇게 창조적인 멜랑콜리를 개발해 멜랑콜리커로 성장해 가는 일이 가능한 일일까요?
NJT에서 독점 연재되는 이 칼럼을 통해 멜랑콜리의 가치와 비밀을 더 자세히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멜랑콜리의 부정적 단면인 우울증과 자살에 관한 무거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020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우울증 유병률이 15개국 중 가장 높게 나왔고,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13,19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하루에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괴로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멜랑콜리 우울 감성이 폭발하는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와 여러 가지의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이 저에게 밀려옵니다.
얼마 전 수원의 모 고교에서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한 여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유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가 전교 4등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은 늘 “의대에 가려면 일반고에서는 전교 1등을 놓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고, 부모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던 아이는 전교 4등으로 밀려나자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청소년 시절 자살과 자해의 특징으로 충동성이 많습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자살 자체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자해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학업과 환경의 다양한 스트레스와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우울 감성 즉 멜랑콜리를 온전히 인식하지 못해 충동적인 상황 가운데 놓였을 때 누군가 옆에 있어 주지 못했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됩니다.
지난해에도 분당 모 고교 3학년 김OO 군의 사건이 제 마음을 참으로 아프게 했습니다. 그 학생은 생명을 스스로 끊는 두려움의 순간 얼마나 갈등했을까요? 세상을 떠나기 전 그는 수능 문제집을 사야만 했을까요? 김OO 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요소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멜랑콜리에 대한 연구를 더욱 깊게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란 무엇일까?’ ‘미래교육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입시를 앞두고 서점에 들러 5권의 문제집을 들고 어딘가로 향했던 김OO 군이 제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느꼈을 우울(멜랑콜리)을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무조건 (좋은) 대학만을 고집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 안에 내재한 천재성을 끄집어내어 세상과 연결하고자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하는 교육을 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수원의 한 여학생과 분당의 김OO 군과 같이 지금도 어디에선가 삶을 포기하려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달려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우울(멜랑콜리)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자기 내면을 깊이 성찰하고 사색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살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알아가고 미래를 꿈꾸는 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슬픔, 비관, 불안, 두려움, 절망 속 멜랑콜리에 주저앉아 있지 말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멜랑콜리가 가장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창조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여 건강하고 창조적인 멜랑콜리커로 성장하고 승화시키기 위한 교육이 꼭 필요함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천재성이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