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셔터스톡
[편집자주] 추석에 SNS를 많이 사용했는지 돌아보며 아래 칼럼을 읽으시면 유익하겠습니다.
추석에는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가 빈번하다. 대개 명절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여성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될 수 있다. 명절 노동 때문에 발생하는 스트레스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명절 우울증은 SNS 때문에 광범위하게 일어난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이 때문에 SNS를 되도록 보지 않아야 한다는 의료계의 지적도 있다.
SNS를 보면 남들은 모두 더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SNS가 하나의 과시 수단, 자랑을 늘어놓는 수단이 되면서 더욱 이러한 경향이 강해졌다. 더구나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이 길어서 더욱더 SNS에는 멋진 사진과 영상이 많이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SNS 콘텐츠를 접하면 자신만 불행한 느낌이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많은 사람이 즐겁고 행복한 추석을 완벽하게 마주하지는 않는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서 귀성이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이 52.6%였다. 지난해 67.9%였던 것과 비교한다면 귀성과 여행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난 셈이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추석 명절 연휴 관련 민심 조사에서 응답자의 44.1%는 ‘즐겁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 중 ‘경제적 부담’을 꼽은 비율은 54.7%이었다.
추석 보너스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한 조사에서 직장인 가운데 절반가량만 상여금을 받았다. 중소기업만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라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상여금은 고사하고 추석 즈음에 임금이 체불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8월 말 기준 체불임금은 1조1411억 원인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615억 원(29.7%) 증가했다. 피해자는 14.1%나 증가한 18만 명이었다.
추석 연휴에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도 많다.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성인 2명 중 1명이 추석 연휴에 일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이 매출 감소로 인한 부담으로 풀이된다. 매출 자체는 물론 대출 상환에 부담이 이에 작용한다. 소상공인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대출금 상환으로 몹시 힘들어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시행한 조사에서 87.6%가 대출 상환이 힘들다고 답했다. 괜찮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고, 보통 응답도 10.4% 정도였다. 또한, 연휴 기간 단기 아르바이트 계획을 조사한 결과 70.1%였다. 한편 10월 2일이 임시 공휴일인데 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력관리(HR) 기술중심 기업의 조사에서 14.7%가 임시 공휴일에 출근했고, 2명 중 1명은 회사의 지시, 명령으로 휴일 출근을 했다. 더구나 10명 중 4명(41.9%)은 휴일근로수당을 ‘받지 않는다’라고 했다.
추석 연휴에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 종합교육기업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20~40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연휴에 29.4%가 하루 평균 3~4시간 공부하겠다는 응답을 했다. '5~6시간 공부하겠다'는 25.5%, '7시간 이상 공부하겠다'도 21.6%나 되었다. 집에서 편하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는 응답은 9.6%로 낮았다. 다른 관련 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 가운데 32%에는 고향조차 갈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관련 업계의 통계를 보면 매우 많은 사람이 여행을 해외로 가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국내에 머무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여행·여가 플랫폼이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연휴에 여행을 떠난다고 답한 응답자 중 88.3%는 국내 여행이었고, 11.7%는 해외였다. 다른 대기업 조사를 보면 10명 중 7명이 집콕이었는데, ‘집에서 쉬겠다’(30%) 가 ‘여행을 가겠다’(22.4%)보다 많았다. 여행을 간다면 ‘국내 여행을 가겠다’라는 답변이 13.6%, ‘해외여행’은 8.7%였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인구도 상당하므로 갈수록 혼추족들을 위한 제품도 해가 갈수록 더 많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황을 누리는 혼추족들을 위한 편의점의 혼추족 도시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는 모습을 SNS에 올리고 그것을 부러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게 추석을 보내는 상황이다.
각자에게 결핍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행복하고 멋지게 연휴를 즐기는 SNS에 공유되는 콘텐츠는 아주 일상적이지 않고 특별하기에 공유되는 셈이다.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화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석에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본다고 해도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사실상 공유되고 있는 콘텐츠 속의 사람들도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운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에서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상 공간에서 뽐내고 있을 수 있다. 되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지 않는 것도 좋지만 그것에 관한 우리의 안정된 심리 상태를 보듬는 게 더 중요한 추석 연휴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다지 나와 삶이 다르지 않으며, 다르다 하더라도 일시적이고 찰나적인 경우가 많으니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 자체가 중요할 뿐이겠다. 사회관계망서비스가 발달할수록 그 본질을 생각할 때, 미혹되지 않는 흔들리지 않은 추석이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보다 낫다.
[편집자 질문] 여러분의 2023년 추석 연휴는 어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