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hutterstock
세상에 숨길 수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재채기’와 ‘사랑하는 감정’이다.
재채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고요한 공간에서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기도 하고 어떻게든 참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참다 삐져나오는 소리가 더 거슬릴 때도 있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나는 재채기라면 더 참기 어렵다.
사랑하는 감정은 표정에서부터 드러난다. 드러내놓고 감정 표현을 하기 어려운 환경, 일반적으로 사내커플 같은 경우가 그렇다. 본인들은 매우 조심한다고 하지만, 표정에서 새어 나오는 마음은 숨기기 어렵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단박에 알아맞힌다.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고 하면서 말이다. 난 잘 모르겠던데. 암튼
세상에 숨길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어쩌면 더 많을 수 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바로, ‘품성(品性)’이다. 숨겨진 의도는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그 의도가 향하는 방향으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의도를 숨긴다는 것은 자신이 가리키는 방향의 의도를, 타인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좋은 의도라면 참 아름답다. 겉으로는 좋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지만, 그게 그 사람을 진정으로 위해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감동의 크기는 몇 배가 된다. 앞서 말한 사랑하는 감정 표현도 그렇다. 겉으로는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 말과 행동이 사랑하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라면 상대방은 더한 감동에 깊이 빠지게 된다.
좋은 의도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자신의 이익이나 편안함을 더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성인(聖人)이 아니고서야. 다만, 그 마음을 얼마나 잘 누르거나 방향을 돌려, 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지가 그 사람의 품성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안에, 악한 마음을 담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몫을 차지하려는 과한 욕심에, 누군가에게 피해 주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더 안타까운 건, 숨어야 하는 상황에 머리만 처박는 동물(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아시는 분?)처럼, 자신은 의도를 잘 숨겼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당사자만 그렇게 생각한다.
한두 번은 모를 수 있지만, 횟수가 반복되면 사람들은 눈치를 챈다. 그 사람이 가리키는 의도의 방향을 알아채는 것이다. 불편한 건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자신이 나서서 하겠다고 하면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짐작하게 된다. 사람을 의심하는 건 좋지 않다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방향이 보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방향은 내가 억지로 꾸민다고 해서 돌아가는 게 아니다. 나침반처럼 가리키게 되어있는 곳을 가리키게 된다.
마음 밭을 잘 가꾸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마음 밭이 있다. 마음 밭을 좋은 의도의 씨앗을 뿌리고 잘 가꾸면 그 의도가 말과 행동으로 배어 나온다.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차린다. 나쁜 의도의 씨앗도 마찬가지다. 그 의도가 말과 행동으로 배어 나온다.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드러난다. 진짜 마음 즉 진심은, 어떤 형태로든 상대방의 마음에 도달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