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을 ‘노동자의 날’로 만들겠습니다.”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제134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용혜인 의원
세계 노동절을 기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절이 시작된 지 134년이 지났는데 1800년대 중반, 전 세계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씩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다. 자본주의의 급성장과 대조적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는 계속 무시되었고 전 세계 노동운동 단체들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힘을 썼다. 그리고 1866년 '인터내셔널'이 결성되었다.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총파업이 발생하였고, 이후 1889년에는 제2 인터내셔널이 결성되어 매년 5월 1일을 국제 시위의 날로 지정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8시간 노동제와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국제기념일로 발전했다.
세계 노동절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국내에선 ‘근로자의 날’이 공식 명칭이다. 박정희 정권은 세계노동절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바꿨다. 근로(勤勞)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만 사용하는 용어다. 불의에 저항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순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근로자’란 말은 일제의 잔재 중 하나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5월 1일을 노동절로 정했음에도, 정부는 굳이 3월 10일로 바꿔 의미를 희석하려고 노력했다.
1994년에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날짜는 5월 1일로 옮겼지만, 여전히 명칭은 ‘근로자의 날’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1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세계 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 대회에서 야당 의원들, 당선자들은 한목소리로 “‘근로자의 날’을 ‘노동자의 날’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22대 국회에서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며 “노동과 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노동에 제 이름을 돌려줘야 한다. ‘근로’, ‘근로자’는 일제강점기, 군사독재의 잔재로 사람을 부리는 쪽에서 ‘열심히 일하라’고 채근하는 용어”라며 “근로는 옳고, 노동은 불순하다는 편견은 깨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제대로 대접받고 사는 ‘사회권 선진국’으로 가려면 건강한 노동이 존중을 넘어 존경받아야 한다”며 “노동의 본질을 살려내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노동 선진국’”이라고 덧붙였다.
한창민 당선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0번으로 당선된 한창민 당선인(사회민주당)은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동자의 날에 이렇게 더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서 대회를 갖지 않는 세상이 오도록 하겠다. 노동자의 날을 축하하며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날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3번 용혜인 당선인(기본소득당)도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놀라운 퇴행을 목격했다. 40%의 사업장에서 노사관계가 악화하고 60%의 사업장에서 노조 활동이 위축되었다는 한국노총의 실태조사를 보았다. 정권이 한 걸음 두 걸음 뒤로 돌린다면 우리는 세 걸음 네 걸음 다섯 걸음 앞으로 내디뎌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서영교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140년 전 노동자들이 투쟁했다.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투쟁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쓰러지고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투쟁으로 우리가 여기 있게 되었다. 여러분이 요구한 7개 요구안 국회에서 확실히 통과시키겠다. 특히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을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노총 전국 의료산업노동자연맹 위원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노동자들은 행복할 자격이 있다.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노동자들을 위해 입법 노동자인 이수진 국회에서 지난 4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노동절을 기념하는 퍼포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