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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역사를 통해 본 현대사(2)- 학문 발전에 기여한 수도사 카시오도루스

신학, 문법, 수사, 논리, 기하, 산수, 천문, 음악,의학, 건축 등에 영향

등록일 2023년12월13일 01시4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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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역사를 통해 본 현대사(2) -중세교회사(2) 

[들어가는 말(매회 반복됨)]

 

중세 시대의 교회 역사는 현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중세 교회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교회와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려 합니다.

 

역사 연구의 첫 번째 단계는 과거의 사건들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이는 역사적 증거를 발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당시의 중요 인물들이 남긴 글이나 유적지를 찾는 것이 해당됩니다. 이러한 증거들을 통해 역사가들은 과거의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당시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이러한 증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증거가 어떤 배경에서 작성되었는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들을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좋은 역사 연구는 단순히 사건의 연속성을 넘어서, 그 사건들이 어떻게 역사적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종교 개혁의 역사를 살펴보면,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그 사건들이 어떻게 문화적, 사회적 변혁을 일으켰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깊이 있는 이해는 현대의 교회가 과거의 사건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중세 교회사를 통해 오늘날의 교회와 사회를 바라볼 때, 우리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들이 오늘날 교회와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대 교회의 정체성과 그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의 교회사를 통해 멋진 신앙적 이야기만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실망하게 됩니다. 교회는 인간의 문화, 정치, 사회 안에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때로는 권력적이고, 더럽고, 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하며, 내적 갈등을 경험하게 합니다. 중세 교회사의 과정 속에서 실망과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뿌리가 있는 교회에 자신을 던지고 희생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를 아는 것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지혜를 줍니다. 

 

Photo by Fulda workshop. 퍼블릭 도메인.

 

중세시대에 수도원 운동은 학문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베네딕트와 함께 수도원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카시오도루스(c. 485 – c. 585)다. 그는 부유하고 학문적으로 뛰어난 사람이었다. 자신이 소유한 땅에 수도원을 열었던 카시오도루스는 수도승들에게 고전, 성경 등을 복사하도록 했다.

 

그는 수도원에서 학문의 발전을 일으킨 주요 인물이었다. 학문은 성경과 학문적인 글을 복사해서 적도록 함으로 발전되었다. 로마시대 시세로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수도승들 덕분이었다.  

 

남기원은 ≪대학의 역사≫에서 카시오도루스를 수도원에서 일반인 교육을 실시한 수도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시오도루스는 537년에 비바리움 수도원에 학교를 설립해 기독교 신앙은 물론 세속의 학문도 같이 가르쳤다. 커리큘럼의 첫 번째 부분은 기독교 신학 서적으로 구성되었고, 두 번째는 인문학 과목들인 3학(문법, 논리, 수사)과 4과(산술, 기하, 천문, 음악)로 구성되었다.”라고 썼다(남기원, 2021: 29).

 

움베르토 에코는 ≪중세1: 476-1000≫에서 "카시오도루스의 '교범'은 중세 초기의 백과사전적인 저서가 지닌 두 가지 유용성을 담고 있다. 하나는 실용적인 목적이 연구에 기여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이 이민족의 유입과 그들의 왕국이 건설되는 역사속에서 발전했던 종교적인 문화를(수도원적인 관점에서) 심화시켜 나가는데 유용했다는 점이다. 그의 저작들은 당시의 삶 속에서 문화적 관계를 깊이 있지는 않지만 매우 폭넓게 다루었던 중요한 저술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즉 카시오도루는 실용적 연구에 기여했고, 종교적인 문화를 심화시켰고, 삶속에서 문화적인 관계를 폭넓게 다루었다.

 

카시오도루스는 고전 세계를 번역해서 서양의 '야만인'들에게 고전을 전하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그가 고전 학문을 기독교의 시종으로 여겼다는 것은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카시오도루스와 함께 양대 학자로 여겨졌던 보에티우스는 반면, 세속 학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중세 수도사들은 카시오도루스 아래서 신학, 문법, 수사, 논리, 기하, 산수, 천문, 음악뿐만 아니라 의학과 건축도 배웠다.

 

카시오도루스는 도서관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작품을 필사하는 것이 수도승의 필수적인 업무임을 강조하면서 그는 필사한 책으로 연구 도서관을 발전시켰다. 이 도서관은 대출을 통해 필사본 제작을 확대하여 장서를 늘렸다.

 

수도원의 장서는 후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주요 도서관의 핵심을 형성했다. 후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주요 도서관은 독서에 능통한 학자들이나,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귀족 가문이 설립한 것으로, 도서관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카시오도루스는 중세음악이론의 발달에도 기여했는데 그는 음악이론을 하모닉스(harmonics) · 리드믹스(rhythmics) · 메트릭스(metrics)로 나누었고 이론은 이시도레(Isidore of Seville, 559∼636)에 의해서 전승되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음악학)

 

중세시대 교회의 운동이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가 필사하고 창작하고 발전시킨 학문들은 중세 시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중세 시대의 학문은 지금도 그 영향력이 남아 있다. 중세 철학은 ‘신앙’과 ‘앎’에 관심이 많았고 이는 현대 사회 철학에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근대 과학의 눈에 보이는 자료 및 결과물 중심의 철학이 중세 수도원 중심의 철학과 중세 스콜라철학뿐 아니라 동서양의 모든 형이상학을 강타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신과 앎을 연결하는 시도는 계속 되고 있다. 

 

스스로를 철학노동자로 여기는 유대칠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와 오캄에 대한 앎이 우리 삶이 되진 못할 것이다. 분명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이 되는 앎을 위한 그들의 철학함의 방식은 우리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철학은 과거 죽은 이의 지혜가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이의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철학의 고민은 구체적 현실에서 벗어나 있어서는 안 된다. 현실의 눈물로부터 떨어져 있어도 안 된다. 철학자의 초월과 추상은 구체를 향한 고민의 산물이어야 한다.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사실을 기억할 때, 중세철학은 지금 우리의 삶을 위한 유일한 답이 아닌 좋은 벗이 되어 줄 것이다."
 

[참고문헌]


중세교회사, 후스토 L. 곤잘레스, 2012
중세교회사 다시 읽기, 최종원, 2021
역사의 연구, A.J. 토인비, 2007
중세1: 476-1000, 움베르토 에코, 2019

대학의 역사, 남기원, 2021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음악학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중세철학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삶이 되는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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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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