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드론을 살펴보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최근 발생한 대북 드론 전단 사건에서 여러 가지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 사건의 주체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배후에는 정부, 민간단체, 북한 당국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사건의 실체는 아직 묘연하지만, 몇 가지 근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
우선, 이 사건의 정보가 처음 공개된 출처는 북한 당국이다. 여기서 첫 번째로 이상한 점은 북한이 공개한 드론 사진이다. 해당 사진 속 드론의 모양은 남한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형태로 보인다. 그러나 이 드론은 자가 무게를 겨우 지탱할 수 있는 작은 체급에 속한다. 이런 드론에 고작 1~2백 장의 전단을 매달고 날렸다는 발상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아마추어적인 것이다.
두 번째로 이상한 점은 북한이 공개한 전단 묶음이다. 북한이 발표한 사진에는 전단이 공중에서 분산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전단들은 매우 깨끗하게 수집된 상태였다. 20년 동안 대북전단을 보내온 경험에 따르면, 공중에서 분산된 전단을 100% 수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분산된 전단을 모두 찾아내는 것은 마치 암호 표를 찾는 것처럼 어렵다. 따라서 북한이 사진에 공개한 전단은 실제 공중에서 분산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전단을 그대로 묶어 찍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북한의 노동신문이 드론 전단 사건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도 의문점이다. 북한의 스타일 상 이렇게 요란스럽게 사건을 공개하는 일은 드물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 불만이 고조되자, 그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전형적인 정치적 수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의 대남 드론에 대응해 대북 드론을 몇 차례 보냈고, 북한이 이를 잡지 못아 내지 못하자 자작극처럼 자신들의 드론을 띄우고 전단이 분산되는 순간을 촬영한 뒤, 이를 공개하며 엄포를 놓은 것일 수 있다. 현실적으로 공중에서 분산된 전단을 완벽히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탈북자로서, 또한 대북 풍선을 최초로 개발해 날린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20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드론과 전단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 정치적 의도가 깔린 복잡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