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hutterstock 가수 싸이와 댄스팀
‘뚜껑 비즈니스(Lid business)’
얼마 전 가수 겸 제작자 싸이(Psy. 박재상)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꺼냈던 용어다. 한국어로든 영어로든 검색해서 뜻을 찾기 힘든 표현이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그 의미를 설명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비즈니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고 했다. 무엇이 나올지 뻔히 알면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싸이는 같은 작곡자, 같은 가수, 같은 댄서, 같은 제작자가 ‘강남 스타일’에 버금가는 노래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그 음악처럼 크게 화제가 된 것은 이후에 없었다며 이런 사실이 오히려 그에게는 흥미롭다라고 했다.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될 것이다’라는 공식은 사실 인생에서 찾기 힘들다. ‘강남 스타일’처럼 빅히트작을 다시 만들려고 같은 작곡자, 같은 가수, 같은 댄서, 같은 제작자가 온 힘을 기울였지만, 유튜브 조회 수 46억 건이 나온 ‘강남 스타일’을 따라올 후속 음악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우리는 ‘인풋(input)’을 이렇게 하면 ‘아웃풋(output)’이 저렇게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게 쉽게 되지는 않는다. 아웃풋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오직 신(神)만이 아신다.
필자는 현재 동료들과 ‘뚜껑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비즈니스들이 즐비하다. 블록체인,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미래교육, 그리고 이 3가지의 인도로의 확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 절대 이 일을 해내기가 어렵다. ‘뚜껑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싸이처럼 ‘뚜껑 비즈니스’이기에 재밌다고 생각하고 매달리면 계속 진행하는 것이고 그것이 불안하게 느껴지면 중단하면 된다.
‘뚜껑 비즈니스’가 마냥 신나는 일만 있겠는가. 싸이는 자신이 키우고 제작하는 10개 팀에 대해 근심이 가득하다. 중압감이 엄청 크다고 한다.
새로운 길은 늘 그렇다. 뚜껑이 열려봐야 알 수 있는 길은 늘 그렇다. 그게 힘들면서도 재밌는 사람이 그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히트 치는 날도 있을 것이고 또 그렇지 못한 날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기 생긴 대로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