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무능한 조폭 같았고, 민주당은 유능한 양아치 같았다”라고 말한 이승환 후보. 사진 - NjT.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가 22일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윤상현 의원실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중랑구을 후보, 함운경 마포을 후보, 박진호 김포시갑 후보, 류제화 세종시갑 후보 등 국민의힘 낙선자들이 참여해 당의 혁신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기획관실 및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한 바 있는 이승환 후보는 중랑구을에서 박홍근 민주당 의원에 57.72% vs. 42.27%로 완패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영남이 문제라는 거 아니다.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전국 정당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영남의 배려와 헌신이 필요하다. 전당대회, 비대위, 원내 지도부 구성시 수도권의 민심과 정치 변화에 어필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인물 등용과 지도부 구성의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마포을 선거에서 38.77%의 득표율로 정청래(52.44%) 당선인에 완패했던 함운경 후보는 “민주당을 평가할 때 호남 정당이라고 얘기하는데 더는 호남 정당이 아니다.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이다. 이 수도권 정당의 핵심 지지 세력은 바로 공공부문 노동자와 금융산업 노동자들이다. 이들을 설득할 논리가 국민의힘은 부족했다. 또한, 20-30대 세대를 설득할 논리가 없었다. 국민의힘이 공정한 시장 경제에서 경쟁을 활성화하면 이것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라며 젊은 세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경제 정책이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함운경 후보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건강의료보험을 도입한 후 완성된 K의료를 망가뜨리는 것을 그냥 보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이 의료 사회주의 길을 막아야 한다. 이번 의료 사태는 분명히 대통령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 당이 민심을 반영하는 입장에서 얘기를 해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운동권 출신인 함 의원은 “운동권 심판론으로 선거하는 데가 어디 있나. 더군다나 이조 심판론으로 선거하는 데가 어디 있나? 온갖 수단과 권한을 다 가진 여당인데 국민의 어려움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게 여당인데 ‘이조 심판’ 뭐 이런 걸 했나?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면서도 성공한 사람들을 더욱 북돋아 주는 그런 정당으로 다시 탈바꿈해야 한다.”라고 총선 실패 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김포시갑 선거에서 김주영 후보(54.27%)에 패한 박진호 후보(45.72%)는 총선 직전 경선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당내) 경선 3개월 하는 동안 저는 온갖 스크래치를 다 입었다. 온갖 난도질이 된 후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경선 당시에 나온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로 온갖 뉴스가 도배된 상태에서 민주당 후보랑 붙게 됐다. 그 전에 충분히 검증의 시간이 있었다. 당무 감사를 할 때 전혀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공천 시즌만 되면 튀어나온다. 어디서 돈을 받았다는 둥 어떻게 됐다는 둥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증명하는 데 저의 모든 에너지가 다 소비됐고 국민의힘 후보가 됐을 때 회복의 시기가 늦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갭투기로인해 공천 취소가 되어 절호의 기회를 맞았던 류제화(43.06%) 세종시갑 후보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56.93%)에 완패한 바 있다. 류 후보는 “‘이조 심판은 곧 민생’이라는 그런 논리는 전혀 시민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제가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집권여당마저 심판론을 제기하는 것에 크게 실망했다. 그들은 이렇게 얘기를 했다. ‘민주당이야 어차피 야당이니까 집권 여당 비판하는 게 야당의 일이니까 심판론 제기할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집권 여당은 본인들이 여러 가지 행정 수단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을 향해 얘기를 해야지 왜 야당을 향해 심판론을 제기하느냐, 무능해 보인다’고 시민들은 얘기했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도 국민의 힘이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쩌다가 우리 당은 그런 심판론에 의지해야 하는 상태에 내버려졌을까. 우리는 국민에 대한 선명한 비전과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후 “당이라면 어떤 핵심 가치와 비전으로 깃발 아래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국민의 힘이라고 할 때 뭔가 떠올리는 뚜렷한 인상이 없었다. 보수라면 희생이라든가 헌신, 봉사, 책임, 자유, 공정 등 여러 가지 보수의 가치들과 내세울 수 있는 비전들이 있었는데, 시민들은 국민의 힘을 떠올릴 때 그중에 어느 것도 제대로 연결 짓지 못했다. 우리 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인천 남동구갑에서 맹성규(56.96%) 후보에 패했던 손범규(40.26%) 후보는 당의 혁신을 위해 지도부 선출 과정의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 세미나가 열리기 직전 윤재옥 원내 대표 겸 당 대표 권한 대행을 만났다며 “당 지도 체제를 혁신적으로 바꾸고 혁신 비대위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당 대표 선발을 위한 전당대회 방식을 국민 50%, 당원 50%로 바꿔 달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또한, 비대위에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포함해달라고 요청했다. 저도 경선 두 번 했는데 민주당하고 싸우는 것보다 국민의 힘 내에서 싸우는 게 훨씬 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국민의힘 당원으로 활동했다는 시민 정명국 씨는 이날 세미나 시민 발언대에서 쓴소리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종적 권위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국민들을 실망하게 한다. 계속 이러려면 당 해체해버리는 게 낫다. 사람도 다 바꿔야 한다. 시대에 맞게끔 엄중하게 정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을 이렇게 얕잡아보고 이런 정치를 하는가. 이태원에서 젊은 아이들이 159명인가 죽었을 때 나는 ‘이거 큰일 났구나’ 생각했다. 대통령이 사과하고 관계 장관들이 바로 사퇴하고 책임자가 물러나고 이렇게 해야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나. 앞으로 이런 정치 계속하려면 다 그만둬라.”고 목청 높여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참가자인 노승규 씨는 “이재명과 조국 나쁘다. 저도 그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더 나쁜 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정진석 의원이 비서실장이 됐는데 좀 참신한 사람 없나?”라고 질문하며 비판했다.
이날 세미나의 좌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발제자 및 여러 토론자분들께서 총선 대참패 원인 분석 및 여러 가지 과제들을 말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러한 의견들이 당 혁신에 자양분이 되게끔 저도 노력하겠다. 지금이야말로 이 당의 전면적인 체질 혁신을 할 시간이다. 우리 수도권 선거에 참여한 후보들의 말씀, 다 절절하게 들렸다. 이런 절절함을 전부 다 우리 당원 및 모든 의원에게 전달하도록 하겠다.”라는 말로 세미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