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질의응답 전에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그는 22일 국감을 회피 외국일정을 소화해 맹비난을 받았다가 급히 일정을 조정해 급거 귀국해 이날 국감을 받았다. 사진 - 박병기 기자.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홍명보 감독은 절차대로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남자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미비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최선을 다해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으며, 민형배 의원과 전재수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먼저 민형배 의원은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 의원은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위원 구성이 불충분했는데, 왜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으며, 남자 대표팀 감독 선임과 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차이를 비교했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가 5명으로 구성되었으나, 급박한 상황에서 감독 선임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절차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수용하지만,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이어 "당시 9월 A매치를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빠르게 선임을 마무리해야 했고, 그로 인해 몇몇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이후 절차는 더 공정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덧붙였다.
민형배 의원은 이어 신상우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와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비교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 때는 위원회 구성이 제대로 이루어졌고, 절차 역시 공정하게 진행되었는데, 왜 홍명보 감독 선임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당시에는 여러 착오와 급박한 일정이 있었지만, 이후 선임 과정은 개선되었다"며 절차의 공정성 강화를 인정했다.
전재수 위원장은 이임생 이사의 국회 현안 질의 후 입원한 사실과 관련해 정몽규 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임생 이사가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 후 스트레스를 받아 입원했는데, 그 질의가 부당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문체위의 질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임생 이사가 절차와 과정에서 밝혀진 문제점들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또한 "국회의 질의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짚어내기 위한 것이었으며, 국민들 역시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이임생 이사가 받은 스트레스는 국회의 부당한 압력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가 노출된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정몽규 회장은 끝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지적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용하고 있으며, 이후 감독 선임 절차는 더욱 체계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그 당시 완벽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축구협회는 규정에 따라 최선을 다했고,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어왔던 만큼, 앞으로도 더 나은 절차를 마련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질의 응답의 전문.
[민형배 의원]
"국회 현안 질의 때문에 쇼크를 받았다고요?"
[정몽규 회장]
"지난주에 퇴원한 것으로 알고 있고, 본인은 사의를 표명했으며 조만간 사퇴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입니다."
[민형배 의원]
"국회 현안 질의 때문에 쇼크를 받았다고요?"
[정몽규 회장]
"본인이 쇼크를 받아 우울증이 생겼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입원을 했습니다."
[민형배 의원]
"왜 그런 경우가 있었을까요?"
[정몽규 회장]
"마음이 상당히 여린 것 같습니다."
[민형배 의원]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과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관련된 표를 만들었는데 한 번 봐주시죠? 첫째, 크게 4가지 비교가 가능한데, 전력 강화위원회 구성이 됐죠?"
[정몽규 회장]
"네."
[민형배 의원]
"왼쪽은 홍명보 감독 때는 위원 5명으로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는데, 여자축구감독 선임 때는 위원장도 참석하고 위원 7명, 정족수가 채워졌습니다. 다른가요?"
[정몽규 회장]
"여러 가지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마지막 10차 이후에 그걸 말씀하시는 것 같고요. 두 번째 후보 면접 과정은 이임생 이사가 10차 전력 강화위원회 이후에 사실상 추천이 끝났고, 그 이후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민형배 의원]
"제가 말씀드리는 건 홍명보 감독 때와 신상우 감독 때의 차이입니다. 신상우 감독 선임은 국회에서 질의한 이후에 이뤄진 거죠?"
[정몽규 회장]
"네, 국회에서 지적해주셔서 신상우 내정 후보에 대해 이사회 결의를 하고 진행했습니다."
[민형배 의원]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때는 제대로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않았습니까? 일부러 안 한 겁니까?"
[정몽규 회장]
"전략강화위원회가 5개월 동안 계속 감독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9월 A매치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민형배 의원]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 이후에는 감독 선임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는데, 그전에는 왜 엉망이었습니까?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않았습니까?"
[정몽규 회장]
"남자 A 대표팀 감독 선임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10차례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홍명보 감독 선임 때는 주관적으로, 서류 제출도 미비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민형배 의원]
"왜 현안 질의나 국정감사 이후에야 제대로 선임 절차가 이루어졌는지 묻고 있는 겁니다. 그 전에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정몽규 회장]
"지적을 받아들여 이후에는 더 발전적으로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합니다."
[민형배 의원]
"그러면 팬들과 국민들에게 어떻게 책임지시겠습니까?"
[정몽규 회장]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열심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남자 대표팀 감독 선임에는 항상 논란과 반대 의견이 있었습니다."
[전재수 위원장]
"정몽규 회장님, 이임생 이사님은 언제 쇼크로 입원하셨습니까?"
[정몽규 회장]
"현안 질의 바로 다음 날 입원했습니다."
[전재수 위원장]
"무슨 일로 쇼크를 받으셨습니까?"
[정몽규 회장]
"평생 받아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전재수 위원장]
"그러면 우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가 이임생 이사님이 쇼크에 빠질 정도로 부당한 질의를 했다는 뜻입니까?"
[정몽규 회장]
"그건 아닙니다. 본인은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전재수 위원장]
"마치 문체위가 쇼크를 받을 정도로 압박을 가한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안 질의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쇼크를 받은 것이 아닐까요?"
[정몽규 회장]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재수 위원장]
"문체위의 질의 때문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난 데 따른 충격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네요?"
[정몽규 회장]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재수 위원장]
"앉아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