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문을 나서자 민주당 의원들이 슬픈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박병기 기자.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나는 솔직히 이재명 대표를 싫어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의 형수에게 쏟아낸 욕지거리들, 각종 의혹들, 친명이 아니면 중용하지 않은 일, 그를 알았던 지인들이 죽어나간 일 등을 통해 그가 '성군'이 되기에는 틀렸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보태어 '통큰 정치인'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공동 저서로 낸 '이재명과 앤드류 양은 왜 기본소득을 말하는가'를 출간하기에 앞서 이 대표에게 문자로 '추천사'를 써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 당한 일은 그를 싫어하는 이유 리스트의 구석진 곳에 자리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매우 우호적인 책이었기에 거절감이 나름 있었다.
내가 그를 좋아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나는 솔직히 개딸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내려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이재명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를 모두 다 합해도 더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명 대표에게 측은지심이 생겼다.
검찰은 큰 죄를 지은 것으로 보이는 김건희에게는 '변호사' 역할을 했다. 그런데 큰 죄인지 아닌지 모르는, 만약 죄가 있다 하더라도 작은 죄로 보이는 것에 큰 죄라고 오명을 씌운 것은 그의 욕지거리, 비명횡사, 각종 의혹 등을 모두 합해도 더 못된 짓이었다. 법원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었고 이미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법해석을 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 그의 아내 김혜경 씨는 여러 명에게 7만원짜리 식사 대접을 한 죄로 벌금 150만원형을 받았다. 이것 역시 옳지 않게 보였다. 바로 다음날 이재명 대표는 고 김문기 씨를 몰랐다고 방송에서 말한 것에 대해 징역 1년형을 받았다.
명백하게 더 큰 죄인으로 보이는 '사모님'은 콜검 수사를 받고 모든 죄에 대해 검찰의 변호를 받고 무혐의처리 됐는데 이에 비해 이재명 부부에게 내려진 양형은 옳지 않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났다.
작은 죄로 보이는 것에 대해 큰 죄로 선고 받는 것은 사법부가 법을 균형되게 처리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명품백을 받은 게 카메라에 잡혀 전국민이 지켜봤는데도 '순진한 사모님'이 당한 것이었고, 공천개입이 확실한 대통령 녹취가 공개돼 전국민이 들었는데도 전혀 죄가 아닌 것처럼 국민의힘과 검찰은 변호해줬다. 만약 국민의힘과 검찰이 양측 모두 잘못된 것이고 양측 모두 죄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면 '사법의 독립성'이 살아났다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뻔히 비교가 되는 상황에서 이런 양형을 내리는 것은 결코 정당한 일이 아니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으로 보이는 자들은 골프치러 다니고 국비 수십억, 수백 억 들여 해외 여행이나 다니는데, 7만원 식사대접,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렇게 양형을 하고 다른 죄목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 법정으로 불러세우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법을 해석하는 이들이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왜곡된 해석을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정의가 죽어 있으면 결국은 국민에게도 여러 모양으로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국민이 가만히 있으면 법을 휘두르는 자들의 칼과 화살을 계속 맞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잣대로 양형을 해야 민주사회다. 김건희의 법무법인 서울중앙지검에게 그리고 윤석열 정권의 변호인이 된 검찰에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사법부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리틀' 국민의힘 개혁신당의 논평이었다. 개혁신당은 '이번 판결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확인시켜준 것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에 아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라고 논평했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개혁신당은 다음주부터 당명을 국민의힘 위성정당으로 바꾸길 바란다. 이런 관점으로 개혁+신당을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