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밀착형 온라인 전일제 대안학교인 증강세계관학교는 학생자치 동아리가 있다. 무학년제이기에 초등학교 3학년의 아이부터 고등학생까지 함께 어우러져 동아리 활동을 한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동아리가 있는데 바로 토론 동아리다. 다음은 토론 동아리의 리더이자 뉴저널리스트 투데이의 청소년 인턴 기자 김호겸 군이 쓴 동아리 관련 ‘체헐리즘’이다. <편집자주>
제가 다니고 있는 증강세계관학교에는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리더십 동아리는 `토론 동아리` 입니다. 지난 9월27일 진행되었던 토론 동아리에서 나눈 내용을 리포트하려고 합니다.
토론 주제는 ‘클로바 노트는 지속성이 있는가?’였습니다. 클로바 노트는 녹음과 녹취를 해주는 인공지능 앱입니다. 클로바 노트는 녹음 녹취만 하는 게 아니라 내용을 요약해주고 키워드로 알려줍니다.
지속성이란 동일한 원칙, 과정, 형식 등을 일관되게 고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원칙, 과정, 형식이 올바른 것이면 선한 지속성이 되겠죠.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지속성은 선한 지속성입니다.
우리는 그런데 지속성을 보이지 않고 똥고집을 피울 때가 있습니다. 아무 근거 없이 계속해서 거부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데 하거나 등등. 그런 게 똥고집입니다. 클로바 노트가 지속적으로 녹취하고 녹음하고 요약하고 키워드를 주는 것은 지속성일까요?
찬반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럼 토론 주제에 있는 지속성은 무엇일까요.
토론은 10~20분 동안 자료조사를 하고 작전타임을 가진 후 찬성, 반대 팀마다 입론, 반론, 최종변론 시간을 가지며 진행하게 됩니다.
[토론의 주제] AI 클로바 노트는 지속성이 있는가?
찬성 입론 / 경세은 : 클로바 노트는 지속성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LMS인 구글 클래스룸에 박병기 FT님이 올려주신 ‘클로바의 지속성`에 대한 과제가 있었습니다. 클로바는 지속성이 있는 도구입니다. 클로바 노트 또는 이것을 개발한 분들의 세계관은 다양한 서비스, 즉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선한 근거가 있습니다. 클로바 노트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바꿔주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반대 입론 / 김호겸 : 결론부터 말하자면 클로바는 지속성이 없습니다. 물론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꾸준히 반복해서 행동하는 지속성으로 봤을 때 지속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지속성은 온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배운 지속성은 클로바 노트와 달라요. 단순히 수업을 듣고 요약하고 키워드로 나누는 정말 뛰어난 클로바 노트이지만, 클로바는 자신만의 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지정의와 같은 글들이 바로 지속성입니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근거 있는 깨달음, 감정, 실천까지. 지정의가 제대로 된다면 그것은 선하고 근거 있는 `고집`, 즉 온전한 지속성이 될 것입니다. 클로바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어도 증강세계관학교에서 말하는 지속성은 아니고 그저 일반적인 지속성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반론 / 양성규(특별참여): 반대 측에 반론 합니다. 사용자가 지속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클로바의 지속성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AI와 인간의 사랑에 대한 영화 ’Her’가 있습니다. 인간이 AI에게 사랑을 줄 때 AI는 그 감정을 습득하며 둘 다 사랑을 하는 내용입니다. 클로바와 같은 인공지능도 인간의 지속성을 배우게 한다면 결국엔 지속성을 찾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클로바는 약한 AI입니다. 아직은 자의식을 가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클로바가 훨씬 더 발전되어 `인공지성(super intelligence)`이 된다면, 이 온전한 지속성이 어쩌면 강한 AI가 된 클로바에서 생기지 않을까요?
반대 반론 / 정하진 : 클로바 노트의 지속성이 잇다고 하신 부분에서 `다양한 서비스` 즉, 선한 의도와 `개발자의 의도`가 있었습니다. 지속성이란 것은 결국 사용함에 따라 지속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최종 변론 / 경성현: 클로바 노트는 지속성이 있습니다. 개발자의 의도를 명확히 알고 사용자가 지속성이 있게 근거를 가지고 선하게 사용된다면 언제든지 지속성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최종 변론 / 두아인 : 클로바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온전한 지속성이 아닌, 1차원적인 일반적인 지속성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클로바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토론을 열심히 진행하며 찬성 측에서는 반대의 입장을, 반대 측에서는 찬성 측의 입장을 들으며 생각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내린 결론입니다. 먼저 AI 클로바 노트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지속성은 `어떤 상태를 오래 계속하는 성질.`이라고 나옵니다. 녹음을 해주고, 녹음한 것을 완벽하게 요약하고 키워드로 정리해주는 클로바 노트는 어쩌면 사람보다 지속성이 뛰어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온 지속성은 1차원적이고, 일반적인 지속성을 말합니다.
더 심화되어 온전한 지속성은 앞에도 말했던 선하고, 근거 있는 고집입니다. 이 지속성(고집)은 AI 클로바 노트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클로바 노트는 주어진 녹음 파일을 가지고 그 파일에 대한 자료를 수십개씩 활용해 알려줍니다. 하지만 우리 사람은 이와 다른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글, 영상을 보고 요약하는 것은 AI보다 한참 떨어질지는 몰라도 자신의 경험, 누구에게도 나올 수 없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내려가며 깨달음을 얻고, 진정한 감정을 느끼고, 그와 더불어 실천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AI 클로바 노트는 일반적인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지속성이 완벽하지 않고, 사람이 갖는 온전한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람이 제대로된 지속성을 갖고 있느냐 입니다.
지금까지 긴 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Photo by 클로바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