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포스터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진정한 어른의 삶을 조명한다.
2023년 11월 15일,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가 개봉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영화는 경남 진주에서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남몰래 많은 이에게 도움을 준 김장하 선생(79)의 삶을 밀착 취재하여 그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30년 전, 김주완 작가는 기자로서 김 선생을 취재하려 했으나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는 다시 한번 김 선생의 인터뷰를 시도하며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김 작가가 한약방을 찾아가 여러 질문을 던지지만, 김 선생은 자신의 선행에 관한 언급이 나오면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인다.
이 영화는 김 선생의 선행을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한다. 김 작가가 "왜 그렇게 살고 계시냐"고 물었을 때, 김 선생은 "사람을 도와야지,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대답하며 진정한 어른의 삶에 대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어른 김장하》는 김 선생의 삶을 통해 '어른'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영화는 김 선생이 보여주는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진정한 어른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 선생의 삶과 가치관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어른'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른 김장하》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관객 여러분도 이 영화를 통해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되새겨보시길 바란다. 아래는 김영태 칼럼니스트가 지난 2월 작성한 《어른 김장하》 관련 칼럼이다.
‘어른’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지만, 그 무게가 절대 가볍지 않다. 귀로는 익숙하게 들은 단어지만, 마음으로 동의한 적이 언제인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만 19세가 되는, 성인(成人)이 되면 어른이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책임질 수 있는 아니, 책임져야 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지 않거나 상식에서 벗어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어른답지 못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어른은 상대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함께 있는 사람 중에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을 어른으로 우대한다. 안타까운 건 어른이라는 단어가 ‘꼰대’라는 단어로, 잘못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 그렇다고 해서 ‘꼰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잘못이라는 건 아니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되는 어른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 자유롭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무조건 ‘꼰대’라는 말로 벽을 세우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음에 상처를 덜 받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좋은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른은 이런 사람이다.
자신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사람이다.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 등을 갖추고, 지향하는 방향이 명확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겪은,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이 있다면 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그렇게 더 좋은 길로 가길 바라는 마음에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이 마음을 곡해해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조언이 아닌 충고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긴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한 청년에게 조언과 충고의 차이를 물었다고 한다. 그 대답이 ‘헐’ 하다. 충고는 기분 나쁜 거고, 조언은 더 기분 나쁜 거란다.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고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릇을 뒤집어놓으면 그 어떤 것도 담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그릇을 뒤집어놓으면 어떻게 될까? 음식이 그릇 바닥에 살짝 걸쳐질 수는 있지만, 온전히 담지 못한다. 그릇이 제대로 놓여 있어야 음식이 제대로 담길 수 있다. 음식이 내 입맛에 맞는지 아닌지 혹은 온전한지 상했는지를 따지기 전에, 그릇에 담는 것부터 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 나서 담긴 음식을 그대로 보존할지 아니면 버릴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 담기도 전부터 판단하고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담았다가 버리면 그릇이 더럽혀져서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담지도 못한 좋은 음식이 있다면 너무 아쉽지 않을까?
어른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최근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은, 한 분 때문이다. 최근 다큐멘터리로 제작돼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 있다. 제목이 <어른 김장하>이다. 전주에 살고 계신 김장하라는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전주에서 한약방을 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남모르게 장학금을 지급하셨다고 한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1,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정말이지 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그 외에도 사회에 어른의 역할을 너무도 훌륭하게 하신 분이다.
이분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는 ‘어른’이다.
앞서 말했듯이 만 19세가 되면 불리는 어른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 무게감과 느낌은 전혀 다르다. 과연 지금 세대에, 이 분처럼, 이 수식어를 붙여도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참 어른이 얼마나 될까? 사실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진정한 어른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이 다큐멘터리가 그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많은 어른이, 진짜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 살피고 조금이나마 참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