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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권(犬權)이 회복된 날 인권(人權)은 내동댕이 [국회투데이]

- 분노를 부른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보다 '나라님'이 더 중요한 자들

등록일 2024년01월09일 19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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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JT.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반대 토론을 진행할 때 분노와 상처로 가득한 유가족들의 표정이다.

 

취재하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이었다.

필자는 1990년대부터 기자 생활했고 중간에 잠시 다른 일을 하기는 했지만 외도했을 때도 평생 기자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미국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한국에서도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은 그 오랜 기자 생활에서 처음으로 분노의 눈물이 나오는 날이었다.

장소는 국회 본회의장, 시각은 9일 오후 2시. 

여야 의원들이 모여 100개 이상의 상정된 법안을 통과시키는 날이었다. 눈에 띄는 내용은 ‘개고기 종식법’ 통과였다. 견권(犬權)이 드디어 보장받는 날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법안은 이태원 특별법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바로 직전에 쌍 특검법 본회의 재의결을 시도했고 민주당 반대로 ‘부결’된 직후 회의장을 떠났다. 방청석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자 굳은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국민의힘의 꼼수처럼 보였다. 이태원 특별법을 피해 가려는 시도였다. 

약간 화가 났다. 희생자 가족들이 앉아 있는데 이태원 특별법 표결을 앞두고, 퇴장이라니. 희생자 가족이 앉아 있는 것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퇴장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홀로 나서 반대토론을 통해 “공정하게 수사가 되었고 성역 없는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행안부 장관의 탄핵도 헌법기관에 의해 장관의 책임이 아니라고 결정 났다. 이태원 참사는 숨긴 사실도 숨기려는 사실조차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희생자 가족 중 한 명이 “그 입 다물라”고 외쳤다. 그리고 유가족이 앉은 자리에서는 여기저기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유가족은  “이만희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소리쳤다. 

이만희 의원은 자신의 반대 토론을 계속 이어 나갔다. 유가족의 표정을 본 후 나도 함께 울기 시작했다. 기자가 아니라면 나도 이만희 의원을 향해 소리 지르고 싶었다. “Shut the 블라블라!”이라고. 

 

야당 의원 170여명 전원의 찬성표로 이태원 특별법은 통과되었지만, 국민의힘과 정부의 국민에 대한 태도를 볼 때 거부권 행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민 이태원 유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본회의가 끝난 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규탄 모임을 갖고 “정말 괘씸하고 분노스러운 것은 여당 의원들이 표결을 앞두고 퇴장한 점이다. 그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없다. 특별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반대표를 던져야지, 왜 비겁하게 나가 버리는가. 이렇게 자격 없는 국회의원들은 퇴출당하여야 한다. 이들은 국민에게 고통만 가중시킨다. 정부에 문제가 있으면 국회가 한목소리를 내어야 하는데 그들은 국민의 대표임을 포기했다. 분양소로 오늘 통과된 법안을 들고 가겠다. 1년 동안 열심히 투쟁했는데 여러분들이 아이들의 억울함을 밝혀주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윤복남 변호사(민변 10·29 이태원 참사 대응 TF 단장)는 “이태원 특별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는데도 참담하다. 여야 합의 막바지에 특조위원장을 여당에서 원하는 사람으로 앉혀야 한다고 했다. 독립된 조사기구 없이는 제대로 된 조사가 어렵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많은 부분 여당의 요구가 많이 수용되었다. 대통령은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달라. 희생자 앞에서 어떻게 정쟁이란 말을 쓸 수 있는가. 그래서 유가족 중 한 명이 반대 토론 때 ‘그 입 다물라’라고 외쳤다. 죽은 이들의 한을 달래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을 보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모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모욕적인 것은 이미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여준 바 있다. 

전두환, 노태우는 5.18 광주항쟁 당시 수많은 광주시민을 학살했다. 전두환은 죽는 그날까지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변명과 정당성만 늘어놓다가 떠났다. 그의 자녀 중에도 그 누구도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가 없었다. 손자인 전우원이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했다. 

노태우도 역시 그의 아들 노재현이 광주 묘역에서 엎드려 사과했다. 그래서 노태우에 대한 국민의 마음은 꽤 수그러들었다.

박근혜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보다는 어떻게든 사건을 축소하려는 태도로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가 숨을 거뒀는데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유가족뿐만 아니라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일부 박근혜 지지자들이 팬심으로 유가족들을 비난했을 때 박근혜는 면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국민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타일렀어야 했다.

정권을 잡았던 보수파들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뭔가 올바르지 않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정부보다 더 심각하다. 이태원 참사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가 사망했지만, 그는 정부 각료 중 단 한 명도 사퇴시키지 않았다. 사고는 났는데 책임자는 하위 관료뿐이었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 1주년 기념식 때 그의 자리가 마련되었지만,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말처럼 ‘나라님’이 백성의 아픔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서울의 한 작은 교회를 빌려 핵심 관료와 예배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것이 윤 대통령의 국민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다. 또한, 청주 오송에서 지하 터널에서 1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청주를 방문하지 않고 자신의 표밭으로 생각하는 경상도를 방문해 청주 사람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들을 또다시 아프게 했다. 

국민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모욕적인 리더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민심은 천심이기 때문이다. 천심이 노하면 눈 가리고 아웅이고 하늘을 향해 얼굴을 가려도 천인공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전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심판받게 될 것이다. 

그게 삶의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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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 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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