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유령 아이'는 국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청소년 Focus 칼럼②]

대한민국의 아이들이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위험한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등록일 2023년07월14일 12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Photo by Shutterstock

 

 

 

대한민국은 저출산 국가이다. 이에 정부는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며 큰 예산을 쏟고 있다. 그러나 출생율을 올리기 위한 정책만큼이나 근래 들어 중요한 화두가 등장했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잘 크고 있을까?'

 

물론 여기에는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번 청소년 칼럼에서는 그중에서도 나라에서 존재하는지 모르는 출생신고가 되어있지 않은 아이, 일명 유령 아이의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임신하고, 출산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출생신고를 하는 이유는 한국인으로 태어났어도 출생신고가 되어있지 않다면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으로서 받아야 하는 나라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예방접종, 학교 입학 등을 나라에서 도와주게 되는데 이 모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뜻이다. 서류상 존재했는지도 모르고, 죽어도 누구 하나 발견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이러한 유령 아이다.

 

앞선 칼럼에서도 짚었지만, 유령 아이는 학대받을 확률이 높다. 아기들이 병원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이들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감사원이 살펴봤더니 2,236명인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집에서 출산을 하거나, 의사가 있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출산을 했을 경우 파악이 어렵다. 즉, 이 통계보다 유령 아이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2,236명중 1%인 23명을 조사한 결과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23명만을 조사했을 뿐인데 그중 최소 3명이 숨졌다는 것은 나머지 20명중 더 숨진 아이가 있고, 학대받는 아이가 있을 것을 의심하게 한다.

 

그러나 이 논의를 좀 더 확대해 본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다른 유령 아이'를 볼 수 있다. 해외에도 한국의 유령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우리는 코피노라고 부른다. 코피노란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의 아이를 뜻하는 말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아동성착취반대협회(ECPAT)등에 의하면 2014년 코피노 추정치가 약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각 기관마다 하는 말이 다른 편이기에 1만~4만 언저리라 추정하면 될 것 같다).

 

코피노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까? 대부분의 코피노 아이들은 극빈층의 삶을 살며 필리핀인과는 다른 겉모습에 놀림받기도 한다. 그리고 코피노 아이들의 대부분은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외면받는다. 양육비를 받는 등 아버지에게 받아야 할 마땅한 것을 받지 못한다. 국적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민인 부 또는 모에 의해 인지된 자는 법무부 장관에게 신고함으로써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인 아버지의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주민등록등본등을 제출해야 하나 이 필수 서류들이 본인이 아니라면 뗄 수 없는 개인정보 자료들인데다 대리인에 의한 위임 발금까지 막혀 있다. 신청인의 신분증 사본이 필수이나, 신청인이 한국인 아버지이다. 친부의 매우 적극적인 태도가 없다면 대한민국 국적 취득 자체가 불가능하다 볼 수 있다.

 

코피노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띤다. 어떠한 형태로든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이 만나 연애나 결혼, 또는 성매매를 한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여성이 임신하게 되는데 여성의 임신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남성이 떠난다. 여기서 코피노 문제가 시작된다. 한국으로 도망가는 경우가 가장 클래식한데 문제는 양육비조차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결혼을 약속하는 등 정식으로 사귀거나 결혼한 사이에서 임신했다는 이유로 도망가는 사람의 비중이 꽤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 가정이 있으면서도 필리핀에서 결혼을 한 사람도 있다.

 

가장이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베르딘 양의 사례를 보면 결혼을 약속한 한국인 남성에게 아이 병원의 치료비를 요구했으나 '나는 너의 은행이 아니야'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자식을 버렸다. 이 외에도 신애, 메리 제인 양 등 책임을 기피한 사례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임신을 하지 않도록 피임하는 것이 가장 온전하고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필리핀 여성들은 이를 선택하지 못한다. 필리핀은 피임 도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필리핀 통계청의 2017년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떠한 피임도 하지 않은 채 성생활을 하는 미혼 여성 비율은 49%에 달했다. 임신을 원치 않는데도 피임을 하지 않는 기혼 여성의 수도 17%나 된다.

 

어쩔 수 없이 임신중절수술을 해야 함에도 낙태는 불법이라 받는 여성은 물론이고 시술을 돕는 이들까지 징역형을 받는다. 국민 다수가 천주교 교도라는 것 또한 이러한 출산장려문화 형성에 한몫할 것이다. 외교부에 의하면 필리핀은 천주교가 79%, 개신교가 7%, 이슬람교 6%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임신중절수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면허 의사, 약 등의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암암리에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도 코피노와 같은 아이들이 존재한다. 바로 일본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자피노이다. 일본이 확인한 자피노의 경우 약 1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자피노를 위한 정책이 우리나라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아버지 찾기 운동, 부모 중 한명이 일본인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바로 일본 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이 있다. 특히 해외 혼혈 아동에게 취업비자를 주는 심사단계를 낮추는 등 자피노를 자국민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정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유령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인턴 기자는 단기적으로는 이 아이들을 위한 정책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이라는 것은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기에 완전할 수가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토론하고, 수정하며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법적인 부분에서 발견된 허점을 얼른 고쳐야 한다.

 

헤진 양말을 기우지 않고 그냥 신고 다니면 아예 신지 못할 정도가 되는 것처럼, 신속한 수정이 중요하다. 월드컨택코피노재단 김병조 이사장에 의하면 "그릇된 성 인식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그릇된 성 인식 개선과, 부모가 가져야 할 책임의식을 교육에서 가르치는 수밖에 없다.

본 기사는 유료기사로 기사의 일부만 제공됩니다.
- 결제 즉시 유료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환불되지 않습니다. (단, 미사용시 환불 요청 가능)
- 결제한 내역은 마이페이지 결제내역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환불 및 변경 문의와 관련해서는 메인페이지 하단 [이용약관 및 고객지원]을 통해
더 자세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정기회원권은 회원가입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
- 정기회원권은 마이페이지 또는 사이트 우측 상단 이용권결제를 이용해주세요.
김주혜 청소년 인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3 내려 0
관련뉴스
[청소년 칼럼] 영어, 빠르게 배우는 방법?
폭우 피해,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 [청소년 Focus 칼럼②]
그림자 아이 [청소년 Focus 아트④]
유령아동, 아동의 행정 등록의 히스토리를 살펴보다 [청소년 Focus 칼럼③]
나에게도 '재키 로빈슨'이 있다 [편집장 칼럼]
`유령 아동`.. 원인과 현황은? [청소년 Focus 칼럼①]
[쉬운뉴스] 푸틴,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통제 계획 실패할 것 外 (07.05)
"환경오염의 심각성: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 [청소년 Focus 아트④]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내 반응 집중조명 [청소년 Focus 칼럼③]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내외 입장은? [청소년 Focus 칼럼②]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 학술적 의견은? [청소년 Focus 칼럼 ①]

가장 많이 본 뉴스

뉴스 인물 교육 시리즈 짘놀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