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하여 학술적 대립과 국내외적 대응들을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한국 내에서의 다양한 반응들을 집중 조명하여 국내의 상황을 보다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주된 이유는 보관 공간의 부족과 비용 문제로 보인다. 일본 도쿄 전력은 현재 오염수 저장 탱크가 대략 1,600개인데 이 중 97%가 이미 사용되었으며, 이제 단 3%의 공간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또한, 매일 매일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오염수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이 외에도 오염수를 정화하고 희석하는 과정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이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화 후 희석기간을 덜 두고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크게 우려를 표한 것은 한국의 어민들이다. 어민들은 일본의 방류 계획에 대해 이러한 계획이 바다 생태계를 심각하게 해칠 수 있으며, 한국 해양의 오염을 초래하고 해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불교환경연대는 해양방류를 반대하며 조계사에서부터 일본대사관까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경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요청서를 작성하여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자체 검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과 다른 국가들의 독립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 역시 보였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왜 앞바다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 방류를 하려고 하며, 국내농업 및 산업용수로 왜 사용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일본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불신의 표현으로 보인다.
수산시장 역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워치의 취재 결과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살피거나 일본산 수산물 구입을 꺼려한다고 말하며, 오염수 방출에 문제가 없더라도 이미 생긴 손님들의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물론 국내의 모든 이들이 일본의 방류 계획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 해역에서 의미 있는 방사능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의 식생활에 끼치는 영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수산물에서 방사선 물질이 발견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소금 사재기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김치영 태평염전 부장은 김장철이 아닌데 판매량이 늘어 특이한 상황이라 꼽았으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매 시장에서 굵은 소금 5kg이 약 1만 3000원에 판매되어, 평년 평균인 7800원 대비 67%가량 높았다. 이에 6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 소비자원에서는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금 뿐만 아니라 미역, 김, 다시마 등 건어물류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이 사람들의 식료품 구매 행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가장 인접한 국가로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민감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국민의 안전과 경제안정을 위한 해결책 중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