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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itics] 이준석의 영어 발언 사회문화 언어학적으로 살펴보니...

이준석 전 대표의 영어 발언 논란: 문화적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

등록일 2023년11월06일 13시5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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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고려,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의 인요한 혁신 위원장을 향한 영어 발언은 소위 말하는 ‘싸가지 (없음)’는 아니었다. 대신 사회문화적 언어에 대한 ‘무지’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4일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인요한 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해 주말 내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일단 ‘보수 언론’이나 ‘보수 논객’들은 소위 ‘싸가지 (없음) 프레임’ 씌우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인요한 위원장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은 5일 유튜브 방송인 ‘여의도 재건축 조합’에 출연, 영어 문구 하나하나를 자세히 소개했고 인요한 위원장은 같은날 주요 방송사에 출연, 이준석의 영어 대화 시도에 대해 ‘섭섭했다’는 표현을 썼다.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의 한수’에서는 이준석의 영어 문장을 문법적으로 분석하고, 이준석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내용으로 1시간 동안 비판했다.

 

이준석이 했다는 영어의 원문과 방송사에서 내보낸 클립을 종합해서 본다면 그는 태도나 내용 면에서 매우 예의 있게 말했다. 그는 인요한 위원장의 가족과 선조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시했고, ‘당신은 우리 중의 하나다’라며 포용적인 언어를 쓰기도 했다. 그리고 Mr. 린튼이라고 호칭한 것도 결코 예의 없는 게 아니다. 미국은 알다시피 대통령에게도 Mr. President라고 한다. 이준석은 인요한 위원장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을 위해 일을 한 부분도 거론하며, 그의 민주화 운동 경력을 인정해주기도 했다.

 

발언의 전체 맥락을 보면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라는 발언은 인종이 다르다는 발언이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 이 행사에 참여할 만한 정치적 색깔이 아니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영어로 말할 때 말투나 제스처가 결코 예의 없지 않았으며 내용도 정치적인 면에서 ‘선결 조건(prerequisite)’을 해결하지 않았기에 지금은 인요한 위원장과 대화할 수 없다고 완곡히 거절을 했던 것이다. 

 

이준석이 생각하는 혁신 위원장으로서 선결조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 촉구에 대해 위원장이 발언을 하는 것이다. 이런 선결조건 없이 만나고 싶지 않다고 영어로 거절했던 것이다.  

 

그가 인 위원장에게 강서구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지를 물어본 이유는 강서구민의 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윤 대통령의 심판 차원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심판을 받은 사람과 주변인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살펴보라는 의미였다. 

 

현재 언론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주장은 ‘문맥 밖(out of context)’에서 말꼬리를 무는 그런 방식이다. 사실 인 위원장은 사전 조율 없이 부산이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이 미치는 파장을 인 위원장은 예상을 못했던 것 같다. 인 위원장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상대가 대화를 거절할 때는 그렇게라도 하는 게 맞다는 선한 생각으로 그는 부산을 찾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준석은 잘못한 게 없었을까. 그것은 아니다. 일단 영어로 말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상황과 비교해서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활동하는 타일러라는 미국인이 있다. 만약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에서 정치를 한다고 가정하고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며 정치 강연을 하고 있다고 가상상황을 상상해보자. 상대당의 한국어, 영어 모두 잘하는 로스엔젤레스 태생의 한인 2세 또는 3세 위원장(Paul이라고 이름 붙여보자)이 타일러와 대화를 하고자 강연장을 찾아왔는데 한국어로 두 사람의 회동을 거절하는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고 최대한 예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사회문화적으로 볼 때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Paul은 한국말을 잘하긴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이 미국인이고 청중도 모두 영어권이기에 여기서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사회문화 언어적으로 생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타일러가 최대한 예의 있게 말했고 내용도 존중하는 표현이 대부분이었더라도 청자의 마음은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번 일을 사회문화 언어학적으로 풀어보자. 사회문화 언어학 분야에서 중요한 공헌을 한 학자는 다음과 같다. 
 

  • 피에르 부르디외: 언어를 사회 계급과 권력의 상징으로 봄. 언어 사용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계급 간의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  
  • 에르빈 고프만: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 언어를 사회적 상호 작용의 도구로 봄. 언어 사용이 개인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 규범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
  • 미하일 바흐친: 문학 이론가이자 언어학자. 언어를 대화와 갈등의 과정으로 봄. 언어 사용이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담고 있으며, 사회의 갈등과 변화를 반영한다고 주장.
  • 허버트 골드버그: 언어를 인지적 과정으로 봄. 언어 사용이 인간의 인지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언어 학습과 사용이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

피에르 부르디외와 에르빈 고프만은 사회문화 언어학 분야의 창시자이고 미하일 바흐친과 허버트 골드버그는 언어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한 학자들이다. 

 

네 분에게 직접 물어보면 가장 좋겠지만 불가능한 일이기에 위 상황을 그대로 생성형 AI에 넣어보았고 생성형 AI 3가지(챗GPT, 바드, 빙)의 답변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토론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데 충분한 내용이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의 인요한 위원장을 향한 영어 사용은 특정한 사회 문화적 자본을 내세우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그가 속한 사회적 계층과 문화적 소양을 드러내는 수단이었을 수 있다. 이준석의 영어 발언은 한국 사회에서 인종 & 언어 인식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지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준석은 한국 사회에서 인종과 언어가 정치적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에르빈 고프만(Erving Goffman)는 다음처럼 분석했을 것 같다. ‘이준석의 발언과 행동은 자신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려는 '전면'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국제적인 면모와 교육 수준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준석은 자신의 영어 발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영어 문화권의 일원으로 인식하고자 했을 것이고, 그의 이러한 시도는 한국 사회에서 인종과 언어에 대한 인식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역효과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의 해석은 다음과 같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의 영어 발언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시도였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사회적 상호작용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버트 골드버그(Herbert S. Golomb)의 분석은 다음과 같지 않았을까. ‘이준석의 행동 뒤에 있는 심리적 동기와 그에 따른 행동의 결과를 탐구해보면 이준석이 선택한 영어라는 수단이 그의 내면적 신념이나 태도를 반영하는 동시에 사회적 상황에 어떻게 적응하고자 하는지를 고찰할 수 있다. 이준석의 영어 발언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를 표현하려는 시도였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문화적 가치를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일은 언어와 정체성, 그리고 문화적 맥락이 얽히며 복잡하게 작용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준석 전 대표의 행동이 단순히 개인적 무례로 비춰지기보다는, 한국 사회 내에서 언어 사용과 인종, 그리고 정치적 정체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더 넓은 시각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언어의 선택이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서, 정치적 입장, 사회문화적 자본, 심지어는 권력 관계의 표현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사회문화 언어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사건은 언어가 단지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과 문화적 배경, 개인의 정체성 등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준석 전 대표가 영어를 선택한 행위는 그가 속한 사회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청중이나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분석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인요한 위원장 사이의 상호작용은 단순한 개인 간의 대화를 넘어서서, 언어 사용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언어가 개인과 사회 간의 복잡한 관계를 매개하고, 때로는 갈등과 오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는 언어 사용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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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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