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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첼라 르세라핌 가창력 논란 왜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K 팝의 본질을 묻다.

등록일 2024년04월18일 10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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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Photo by MinguriLOVE0205.

 

지난 14일 미국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 ‘코첼라 사하라 스테이지’에 올라 화려한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끈 르세라핌(LE SSERAFIM)의 공연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소속사는 외신의 호평을 전하며 자찬하듯 높이 평가해왔다. 대체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무대, 밴드와 댄서의 융합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무대를 직접 본 관객을 중심으로 SNS에 혹평을 쏟아냈다. 우선 미공개곡인 '1-800-hot-n-fun'은 익숙하지 않기에 논외로 하더라도 세계적인 히트곡 'ANTIFRAGILE'(안티프래자일), 'FEARLESS', 'Perfect Night' 등 10여 곡이 음원과는 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본적인 발성이 안 되고, 음정이 불안한데 심지어 음 이탈도 있었으며 호흡도 정리가 되지 않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무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졌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모욕적이게도 ‘음치라핌’이라는 언급도 있었고, 그들이 루이비통(louisvuitton)의 비싼 옷에 부합하지 않는 말도 나왔다. 코첼라 무대가 그만큼 패션쇼가 아닌 아티스트 무대였다는 점을 말하는 짚는 것이다. 억울했던지 르세라핌의 멤버 가운데 한 명인 사쿠라는 인터넷 팬 플랫폼 위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최선을 다해 무대에 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일단 댄스곡은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정적인 솔로 가수의 노래와는 다른 점이 있다. 더구나 바람이 부는 야외 공연에 관객이 쇄도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코첼라 무대에서처럼 르세라핌이 40분간 격렬한 춤과 고음 라이브를 선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해외 무대는 이런 케이팝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 무대에서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MR(Music Recording, 반주만 있는 상태)이 아닌 AR(All Recording, 원곡 그대로)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립싱크를 하는 것인데 요즘에는 방송 무대에서 립싱크 여부를 알리게 되어 있다.

 

하지만 코첼라 무대에서 립싱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케이팝 걸그룹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음 이탈 등의 문제는 레이디 가가같은 프로가수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케이팝 걸 그룹의 가창력 논란은 처음이 아니지만, 호평도 있었다.

 

지난 2016년 데뷔해 2019년 K팝 걸그룹 최초로 코첼라에 입성한 블랙핑크는 2023년 아시아 최초 핵심출연진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22년 2NE1은 '코첼라'에서 7년 만에 완전체로 등장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걸그룹은 모두 나름대로 오랫동안 세계 무대 공연에 익숙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르세라핌은 2년 차에 불과하다. 더구나 르세라핌의 퍼포먼스는 격렬하기에 더욱 이러한 점에서 무대 공연이 불리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요즘 케이팝 그룹은 무대 공연을 고려하기 때문에 칼군무의 격렬한 댄스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파트별 분담을 통해서 퍼포먼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르세라핌의 전략이 좀 더 세밀할 필요는 있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코첼라의 경우는 라디오 음악방송이 기본이기 때문에 케이팝 퍼포먼스보다 멤버의 목소리 사운드를 더 우선한다.

 

아울러 최단기간 입성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좀 무리를 했던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갈수록 신인 그룹들이 세계 무대에 오르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상황에서 르세라핌의 사례는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하이브는 2년 8개월 만에 이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보다 르세라핌이 8개월을 앞당겼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하의 블랙핑크도 2019년 첫 무대에서는 가창력 논란이 좀 있었다. 에스파도 논란이 있었듯이 우리는 여전히 빨리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알묘조장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 하거나 설익은 밥을 내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점은 케이팝 그룹들의 경영 전략과 매니지먼트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 멤버들의 책임을 지듯 비난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을뿐더러 문제의 모순을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1등 경쟁을 하기보다 순차적으로 실력을 닦고 토대를 다져가는 모습이 바람직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큰 무대 경험이 적어 열정이 앞선 점이 크다면 앞으로 이러한 점을 딛고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가창력의 도그마에 빠질 필요는 없다. 케이 팝 아이돌이 가창력이 항상 출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케이팝의 본질이 그것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무대 퍼포먼스는 시각적인 종합 예술적인 측면이 강해서다. 다만, 무대에 맞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해외 페스티벌 무대에 맞게 곡 선정과 무대 연출을 기해야 한다. 코첼라뿐만 아니라, 글래스톤베리, 롤라팔루자 등의 영미권 초대형 해외 페스티벌에 참여할 때는 이러한 점을 숙고해야 한다. 무리한 욕심을 덜어내고 적재적소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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