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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논란 마지막 사극일 수도?! [김헌식의 문화 스펙트럼]

-콘텐츠에 관한 전체적 평가가 필요한 이유

등록일 2024년02월01일 1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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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그 논란은 바로 역사 왜곡 논란이었다. ‘고려거란전쟁’의 애청자라는 이들은 방송사 앞에서 차량을 주차하고 관련 시위를 하기도 했다. 원저작자로 알려진 작가는 자신의 작품과 완전히 다르다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원작과 다른 점은 드라마 제작진의 창작의 자유를 생각한다면, 절대적으로 한쪽 편을 즉, 일방에 손을 들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대체로 역사 왜곡 논란이 초점이 될 수밖에 없다. 역사 왜곡을 주장하는 이들은 ‘고려거란전쟁’이 기록에 없는 내용이 부각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현종이 강감찬의 멱살을 잡는다거나 격분한 상태에서 질주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고 사경을 헤매는 장면도 지적한다. 여기에 제 1 왕후인 원정왕후가 나중에 궁에 들어온 연경원주(延慶院主)를 내쫓으려는 궁중 암투도 비판한다. 호족들이 황제를 암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전체적으로 성군이라 칭해지는 현종이 나약하고 뛰어난 군주로서 입지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제작진은 현종이 어려움을 딛고 뛰어난 군주로 거듭나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에도 9%의 시청률 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10%의 시청률을 돌파하고 더욱 치달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아쉬움이 있다.

 

‘고려거란전쟁’이 시청자의 주목을 받은 것은 기존의 정통사극과 다른 모습으로 진일보한 면들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정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사건 그 자체 즉, 고려와 거란 사이의 전쟁에 중점을 두어 서사를 박진감 있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승리한 전쟁이기 때문에 더욱 긍정적으로 몰입을 할 수가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이들이 승리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기도 하면서, 사회적 의미와 가치까지 공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제작진의 고민도 있었다.

 

거란의 재침공에 따른 귀주대첩을 앞두고 휴지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 기간을 어떤 이야기로 풀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이에 제작진은 현종을 선택했다. 즉, 현종의 영웅성에 초점을 맞추려 한 것이다. 제작진이 수차례 밝혔듯이 현종이 성군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빌런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호족과 싸움을 설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호족은 노골적으로 현종에게 반기를 든다. 심지어 암살하여 거란족에게 바치려 한다.

 

집단적 반발은 물론 현종이 지역에 파견한 안찰사까지 쫓아내고 심지어 목을 배려하며, 나아가 황제에 반역을 도모하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대항세력을 만들기 위해 연경원주의 아버지 김은부를 등장시켰고, 그를 개혁적 인물로 부각하는 가운데 극적 긴장을 위해 강감찬과 갈등도 불거지게 했다.

 

물론 이를 통합시키는 현종의 리더십을 부각하기 위한 설정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호족을 둘러싼 입장이 매우 다른데 강감찬이 단계적 개혁을 주장했지만, 원정왕후는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것이다. 원정왕후의 반대 의사는 결국 연경원주는 물론 형조시랑이 된 공주 절도사 김은부의 제거를 획책하기에 이른다. 물론 거란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가운데 형조시랑 김은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사신으로 적진 깊은 곳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들어가게 되는 것은 곧 본격화될 귀주대첩을 위한 단계적 순서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좀 늘어지는 서사 과정이 펼쳐졌기 때문에 답답했던 시청자들에게는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할 수 있는 얼개가 본격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연속극은 한편 전체를 놓고 판단을 해야 한다. 만약 넷플릭스처럼 전체를 공개하거나 파트를 두 개로 나누어 공개했다면 논란이 덜할지도 몰랐다.

 

주목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은 보면, 당연히 시청자들이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다만, 창작의 자유도 보장이 되어야 한다. 방영 중인 연속극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창작의 방향을 틀게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사극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제작비의 상승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제작이 아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광고비도로 제작비를 벌충할 수 없는 구조에 있는 정통 대하사극이다. 지나친 비판과 지적은 오히려 자칫 사극 자체를 만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수신료도 부족한 상황에서 ‘고려거란전쟁’이 KBS의 마지막 정통사극으로서 마지막이길 원하지 않는 것은 모두의 염원이다.

 

응원과 격려 속에서 사극을 통해 우리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하도록 애정 어린 비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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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니스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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