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自由主義, 영어: Liberalism)’
지금 수많은 정치인들이 거의 매일 반복해서 뿜어내는 단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주의’를 거듭 반복한 바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공히 ‘자유주의’를 논한다. 많은 시민단체들도 ‘자유주의’를 표방한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주의’는 과연 무엇인가. ‘자유주의’의 원래 의미는 무엇인가. 명사, 역사적 인물, 학자들은 ‘자유주의’ ‘자유’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자유주의’의 의미는 ‘개인주의’에서 출발한다. 즉 사회와 사회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이고 사회보다 더 실질적이고 기본적인 것이 개인이기에 개인을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다.
역사학자인 노명식은 ‘자유주의의 역사’에서 다음과 같이 자유주의, 개인주의를 설명한다.
“(자유주의는) 사회나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개인의 권리와 요구는 사회의 그것보다 도덕적으로 앞선다. 그리하여 존재론적 개인주의는 도덕적 개인주의에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1859-1952)는 ‘자유주의와 사회적 실천’에서 자유주의의 역사를 논하며 1688년 명예혁명의 철학자 존 로크를 거론한다. 듀이는 “로크가 정부가 사회적 관계의 정치 조직보다 개인에 속한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수립되었다”고 본 것이 빼어난 관점이라고 평가한다. 로크의 이러한 자유주의적 사고는 미국의 독립 선언서에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이 선언서는 개인의 생존권, 개인의 자유권,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강조했다.
로크나 미국의 독립선언서는 개인의 소유권을 특히 강조했음을 듀이는 지적했다. 로크나 미국 독립선언서는 따라서 정부가 개인의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되었고, 그 소유권을 공격하거나 파괴하는 정부(관료)에 대해 시민이 복종할 권리를 잃게 된다고 했다. 정부는 또한 개인이 지닌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실현시키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게 로크, 듀이, 독립선언서 작성자들이 갖고 있던 자유주의적 사고다. 이렇게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며 시민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로크의 자유주의는 미국의 정신이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아메리카의 철학자’라고 부른다.
이 밖에 프랑스 대혁명(1789-1799), 신해혁명(1911-1915) 등도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이뤄진 역사적 혁명 운동들이었다. 1775년에서 1789년까지 프랑스는 귀족 중심적이고 봉건적인 성격을 주로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절대 군주의 전제 정치가 주를 이뤘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회층으로 성장한 시민 계급은 계몽 사상으로 무장하여 이러한 전근대적인 요소와 전제 정치를 전 국민의 이름으로 타파하려고 했다. 또한, 혁명 발발 당시 프랑스 언론에는 사실상 자유가 없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인권 선언이 있었는데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밝히는 동시에, 언론, 신앙, 출판의 자유와 법과 권리 향유의 평등을 선언하였다. 기득권 세력의 권력을 최소화하고, 대다수인 시민들의 자유를 강화한 것이 프랑스 혁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신해혁명은 중원을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 이래 2100여 년 이상 중화제국을 다스린 황제의 전제군주제가 끝을 맺고 중국사 최초의 근대적 공화국이 세워지게 한 자유주의 혁명이다.
자유주의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1723-1799)는 “정부의 구실은 공정한 법질서에 국한해야 한다”며 “경제분야에서는 공공사업과 예금자 보호에 국한해야 한다”고 혁명적인 이론을 펼친 바 있는데 이 고전적 자유주의를 확립한 사람은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이었다. 그는 ‘자유론’에서 다음과 같이 자유를 설명한다.
- 틀렸다거나 해롭다는 이유로 의견의 표명을 가로막으면 안 된다.
- 표현의 자유를 일부만 제한하게 되면 곧 모든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만다.
-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 허용되어야 사회는 진보할 수 있다.
- 표현하는 내용에는 제한이 없어야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는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자유의 보장과 함께 현실의 불공정한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개혁이 동시에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빈곤에서의 탈피가 자유 이슈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그는 생각했다. 고전적·진보적 자유주의를 존 스튜어트 밀이 완성했다면, 20세기의 신자유주의는 앞서 소개한 정부에 의한 개인의 자유 침해를 중심적으로 다뤘다.
2024년 현재 자유주의를 외치는 한국은 자유주의의 세상이 되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봉건주의, 전제주의와 닮은 모습이 더 많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마치 프랑스 혁명 당시처럼 언론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고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윤 정권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입틀막’을 해버린다. 이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크게 반하는 행동이다. 또한, 정부가 사회적 관계의 정치 조직보다 개인에 속한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수립되었다는 로크의 자유주의도 크게 위반한 정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떤가. 의원들이 국회의장을 정식 투표로 뽑았지만 소위 말하는 개딸(강성층)의 강력 반발로 추후 국회의장 선출시 당원 지지율을 20%로 배정하겠다고 해, 의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막아버리려고 했다. 강성층 2만 명이 탈당한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에 그냥 두면 자유주의가 그대로 유지되는데 이에 대한 민주당 지도층의 반응은 추후 당내 선거시 당원 지지율 20%를 책정하면서 의원들의 자유를 침탈했다. 자유주의는 의원들이 자유롭게 헌법기관으로서 투표하고 당원들이 투표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자유롭게 들락날락하는 것인데 이를 망가뜨리게 된 것이다. ‘사회나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부여’했어야 했는데 민주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은 또한 개인에 속한 권리를 구속함을 채해병 사건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채해병과 박정훈 대령의 개인의 권리를 보호해줬다면 대통령이 개입해서 인권을 침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유주의 침탈 행위였기에 국민은 좌절감에 빠졌던 것이다. 해병대의 임성근 1사단장은 채해병 개인의 생존권, 개인의 자유권,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크게 훼손했고 급기야 사망에까지 이르게했는데 윤 대통령의 비호를 받으며 지금은 ‘자신은 책임이 없고 현장 지도자와 채해병의 잘못인 것처럼’ 말을 하고 다닌다. 자유주의의 커다란 훼손이다.
로크는 ‘정부가 개인의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되었고, 그 소유권을 공격하거나 파괴하는 정부에 대해 시민이 복종할 권리를 잃게 된다고 했는데’ 현 상황에서는 개인들이 정부에 복종할 이유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젊은층은 각종 참사 후 시민의 안전할 권리를 침범한 정부에서 책임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무정부 상태’를 선언했던 것이다.
윤 정부는 또한 의사들의 자유를 침해했다. 의사들이 자유롭게 의료 활동을 하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의료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의대증원 2000명(매년)을 들고나와 의사들의 권리를 침범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대증원이 환자, 즉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과학적인 연구와 그것을 토대로 한 의료계와의 소통을 통해 의료개혁을 추진했어야 했다. 이는 의사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료 서비스를 마음껏 받을 자유를 제한한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표현하는 내용에는 제한이 없어야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는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집회를 취재하다보면 주로 민주당 집회에 국민의힘 극렬 지지자들이 확성기에 녹음된 내용을 크게 틀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그러면 민주당 집회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들리지 않고 연사들은 집중력을 잃게 된다. 국민의힘은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민주당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그 표현하는 방식은 자유주의를 크게 침해하는 그 무엇이다.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 지도층, 민주당 지도층, 국민의힘 강성지지층, 민주당 강성지지층에 묻고 싶다.
1. 귀하는 사회나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며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2. 귀하는 개인의 권리와 요구는 사회의 그것보다 도덕적으로 앞선다고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3. 귀하는 대한민국 시민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믿으며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4. 귀하는 대한민국의 언론, 신앙, 출판의 자유와 법과 권리 향유의 평등을 지지하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5. 귀하는 틀렸다거나 해롭다는 이유로 의견의 표명을 가로막으면 안 된다는 것을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6. 귀하는 표현의 자유를 일부만 제한하게 되면 곧 모든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만다는 것을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7. 귀하는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 허용되어야 사회는 진보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8. 귀하는 표현하는 내용에는 제한이 없어야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는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9. 귀하는 일반 시민이 빈곤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10. 귀하는 모든 사람은 특별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믿고 그에 걸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고 있나?
위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자신이 자유주의자인지, 자유를 진정으로 수호하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슬프게도,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은 자유주의가 발전된 나라는 아직까지 아니다. 그래서 한국은 프랑스 혁명과 같은 자유주의 혁명이 필요한 나라이다.
[자유주의, 자유에 대한 명사들의 말말말]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자유는 억압자가 자발적으로 준 적이 없다. 그것은 피억압자에 의해 요구되어야 한다." (출처: Stride Toward Freedom: The Montgomery Story)
존 로크: "법의 목적은 자유를 폐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한) 법이 없는 곳에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Two Treatises of Government)
존 스튜어트 밀: "진정한 자유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자신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출처: On Liberty)
토머스 제퍼슨: "우리를 생명으로 인도한 신은 동시에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다." (출처: Summary View of the Rights of British America)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어떠한 자유주의 체제도 자유가 하나이며 불가분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 영적 자유는 함께 가야 한다." (출처: The Economics of Success)
존 듀이: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각 시민이 사회생활에 참여할 가능성과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출처: Political Writings)
알렉시스 드 토크빌: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확장시키고, 사회주의는 이를 제한한다." (Democracy in America.)
아브라함 링컨: "나는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것(‘자유’인이 되고 싶은 것)처럼, 주인이 되고 싶지도 않다. 이것이 나의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다." (출처: Collected Works of Abraham Linco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