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야구의 성지 윌리엄스포트로 갈 수 있었던 한국 선수들이 안일한 협회의 행정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Howard J. Lamade Stadium during the 2007 Little League World Series in South Williamsport, Lycoming County, Pennsylvania, USA, photo by Ruhrfisch.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어른들의 안일함으로 아이들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최근 한국리틀야구 남서울(A)팀은 아시아 퍼시픽 지역 예선에서 대만에 2-1로 승리하고 8월1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시리즈는 리틀야구의 성지 미국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다. 

대만은 미국 다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많이 차지한 리틀야구 강국이라 남서울(A)팀 선수, 학부모, 야구팬들의 기쁨은 두 배였다.

그런데 한국 대표인 남서울(A)팀은 결승전을 포함해 전 경기 몰수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한국 대신 대만이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리틀야구 국제 토너먼트 위원회 측은 지난주 다음과 같이 인터넷에 공지했다.

"토너먼트 위원회는 한국 남서울(B) 리틀리그의 두 선수가 한국 내 토너먼트에서 탈락한 후에 남서울(A) 리틀리그의 로스터에 추가되어 참가하였음을 확인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대만 리틀리그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것으로 처리했고 모든 자격 요건 검토 후 대만에 리틀리그 야구 월드 시리즈에 참가할 자격이 부여되었다.“

즉 남서울(B) 리틀리그에서 뛰던 두 명의 선수가 남서울(A)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아시아 퍼시픽 예선에 참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규정 위반이다.

이에 대해 한국리틀야구연맹 유승안 회장은 공지를 통해 ”학교와 거주지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그 지역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항목(세계리틀야구연맹 룰북 중 Regulation 2 – League Boundaries)을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세계연맹측은 예선전에 뛰던 팀의 선수가 아니라고 판단, 원소속팀이 우선이라는 이유를 들어 아시아 예선전 대한민국 모든 경기를 몰수 경기로 간주하였다“고 썼다.

이는 Regulation 2 – League Boundaries의 규칙을 오역한 결과이다.

만약 A라는 선수가 특정 리그에 등록되어 있고 특정 리그 내에서 플레이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 경우 과거에는 이사간 지역에서 리틀리그 팀을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이전에 등록한 팀에서 계속 뛸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 Regulation 2 – League Boundaries 수정안이다. 

이는 새 규정을 문자적으로 해석한 한국리틀야구 연맹의 완벽한 실수였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가 실수를 하기에 혹여나 오역이 있었다 할지라도 선수 등록은 민감하다는 걸 잘 아는 협회의 직원이 미국 본부 측에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해서 확인을 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협회 측은 이에 대해 ”세계리틀야구연맹의 판단을 존중하나 깊은 유감의 말을 전하였고 세계를 관리하는 단체인만큼 지역의 특수성을 이해해주는 좀 더 유연한 지침이 있었으면 희망한다고 세계연맹측에 전달했다“고 논평했다.

이는 오역과 안일함의 문제였지 유연성과 특수성의 이슈가 아니었다.

평생 한 번 있을까말까 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출전이 무산된 학생들은 얼마나 속이 상할까.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전통의 강호 대만을 누르고도 어른들의 안일함으로 우리 학생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