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대응 골드시티 정책 포럼이 18일 국회의원 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사진 - 김주혜 청소년 기자.
골드시티가 뜨고 있다.
골드시티는 서울시와 산하기관이 사업을 주도하고 중소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여 은퇴자 등의 이주를 실질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지속적인 인구분산 효과를 기대하며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된 세미나가 18일, 국회의원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2024 지방소멸 대응 골드시티 정책포럼: 초고령화, 지방소멸 대응 은퇴자마을 추진 방안 논의’라는 제하의 이 세미나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헌동 SH공사 사장, 박상수 삼척시장 등이 참여했다.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과 김영국 SH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발제를 맡아 골드시티 관련 정책을 심도 있게 다뤘다. 고영호 연구위원은 고령친화 지역사회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주거 만족도는 4점 만점에 2.9점으로 높지만 주거 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다.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어르신의 80% 이상이 현재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다"라며 "높은 주거 유지 욕구가 국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거 유지 욕구를 대체할 방안으로 고 연구원은 '정든 커뮤니티'를 제시했다. 어르신들은 정든 집에서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나, 정든 공동체 안에서 케어받으며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춰 고령 친화 생활 마을을 만들자는 게 정든 커뮤니티의 핵심 포인트다. 커뮤니티가 마련된다면 2600만 수도권 인구 중 400만 명이 넘는 65세 이상의 주민이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는 지역소멸과 주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국 SH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골드시티가 은퇴자의 경제적 고민을 해결하는 자산 유동화, 일자리 지원과 다양한 여가 및 평생교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은퇴주거단지와 차별화된다고 주장했다. 골드시티가 실버타운과 다른 점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많은 노인은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으로 향한다. 실버타운의 경우 보증금(2억부터 시작)을 내고 입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증금이 없는 실버타운은 매달 최소 150만원가량을 지불한다. 실버타운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노인 커뮤니티 센터를 통한 여가활동과 식사 제공, 거주지 청소 서비스 등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실버타운 서비스는 내는 비용에 따라 서비스가 천차만별이다. 요양병원은 실버타운에서는 제공이 어려운 의료 서비스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24시간 간호 인력이 돌아가기에 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라 볼 수 있다.
스스로 거동이 가능하고, 여가활동을 보내고 싶은 재정적 걱정이 없는 노인은 실버타운으로 간다. 건강이 좋지 못한 노인은 요양병원으로 간다. 건강한 노인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여생을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골드시티는 실버타운의 단점을 보완하는 그 무엇이 될 전망이다.
실버타운은 사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1인당 생활비는 대략적으로 150만원에서 400만원선이고 보증금은 2억에서 10억에 달한다. 골드시티는 이러한 부담되는 재정을 정부가 일부 부담하자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재정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재정 일부를 정부가 부담했을 때 그 세수는 무엇으로 채울질 것이냐는 질문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인구 중 가장 많은 인구가 분포되어 있는 연령은 8,572,668명인 50~59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50세부터 90세의 인구를 살펴봤을 때 그 수는 2100만명에 달한다.
‘골드시티 정책포럼’은 이렇게 급증하는 노인 인구 문제의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정부 지원금을 통해 노인들이 골드시티에 들어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을 강조한 포럼이다. 정부 지원금은 생산가능인구의 세금으로부터 나오게 되는데, 일할 수 있는 사람 한 명이 노인 둘을 어깨 위에 지고 가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김태유 교수는 "이대로 가다간 청년들 허리가 부러진다"라며 일침을 놓은 바 있다. 노인들을 향한 복지도 중요하나, 높은 집값과 여러 사회적 문제로 인해 결혼과 출산조차 하지 않는 청년들의 입장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정부가 주관한다는 차원에서 골드시티는, 실버타운의 보증금 회수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고 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노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들은 말년을 외로이 보내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 안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그러나 과연 세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중요한 시사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