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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그들을 도울 수 없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유튜브 방송인 매불쇼에 출연,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통을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실과 의료계가 대결을 하니 그 어느누구도 도울 수 없다. 자기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라며 양측에 일침을 가했다.
유 작가의 주장대로라면 ‘불통’인 양쪽은 현재 강대강 대치를 하는 중이다. 피해를 보는 쪽은 환자들과 그 가족이다.
윤 정부는 의대입학정원수 2000명을 단 한 명도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있고 의료계는 2000명을 일단 내려놓고 대화하자고 하니 계속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의료계 대표단들은 “그런 일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소통과 협상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과 의견을 나눈 바가 없다”며 협상 중이라는 정부의 브리핑에 반박했다. 앞서 박 차관은 아울러 “정부는 여러 경로로 대화를 이어가며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단체와 언제 만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힐 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접촉은 구체적인 협상안 제시보다는 만남 제안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것.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로부터 21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받았고 서울의대병원 비대위에서는 만남에서 논의할 주제가 무엇인지 문자 메시지로 질의를 했다. 그리고 추후 알려주겠다는 답신만 받았다”라며 이후 아무런 회신은 없었고 아무런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이어 “보건복지부 차관께 묻는다. 어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하신 이유는 오직 브리핑을 위해서였나? 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은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을 포함, 어느 누구와도 의견을 나눈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비대위 측은 또한 “대학별 의대 정원 발표 이후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을 유지한 채 대화에 응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급작스런 정책이 가져올 파장에 관해 우려를 표시한다”며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 방침을 철회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에 토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위원장은 “비대위는 여전히 정부와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직서 제출은 협상 수단이 없는 교수들이 정부에 대화를 요청하기 위한 절실하고 간절한 호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내린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 위협을 거두고, 당장의 증원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대화에 응해준다면 사직서 철회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갑작스럽게 증원된 지역 의대생을 적절히 교육시키고 수련시킬 수 있는 환경이 당장 마련되기 어려우며,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던 기존의 필수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특히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건강의료보험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사전 대화와 협상 없이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사법적 조치가 내려진다면 그들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고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방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에 박 차관은 “교수단체가 전달한 대화 요청을 환영한다”면서 “교수단체들에 조건 없이 대화할 것을 제안하며, 시간 장소 관계없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하버드 공개강의연구회가 펴낸 ‘하버드 협상 강의’에 의하면 협상은 “양쪽 모두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양측 대표단은 “최선을 다해 공동 이익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각자의 이익을 챙기되 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충돌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버드 협상 강의’는 강조한다.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논쟁, 말싸움, 그리고 투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하버드 협상 강의’는 지적한다. 논쟁, 말싸움, 투쟁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버드 협상 강의’는 “이익과 입장의 차이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하버드의 협상 전문가들은 이익이야말로 사람이 행동하게 만들며 입장 차이와 논쟁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협상의 종착지는 ‘이익의 일치점’이어야 한다. 협상 과정 중에 발생하는 입장 논쟁은 실제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전했다.
왜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을까? 정부나 의료계 모두 협상에 익숙하지 않고 일방향적인 대화를 해온 집단이기 때문이기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방재승 위원장과 박민식 차관이 ‘하버드 협상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마음에 품고 협상 테이블로 나서기를 온 국민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