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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일어나는 건가?" 의료 서비스 마비 위기

서울의대 교수단, 사직 버튼을 누르다: 의료계의 혼돈 시작 눈앞

등록일 2024년03월18일 23시3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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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ed on DALL·E. 사직서를 쓰고 있는 의사들.

 

서울의대&병원 교수들은 정부가 18일까지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19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서울의대&병원 교수들은 19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고 이는 25일 대학&병원에 일괄 제출된다고 18일 발표한 것.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이상 서울의대 비대위. 위원장 방재승 교수)는 18일 오후 5 시 4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교수진이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4개 병원에서 380명 교수가 참석해 비대위의 활동 보고를 받았고, 자유 토론함으로 사직서 제출 일정 및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비대위 측은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교수들은 3월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는 방안과 진료과별 진료 유지 상황 및 인력 상황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283명(74.5%)의 동의를 받고 3월 25일 일괄적인 제출을 의결했다.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간 후 그나마 병원을 지탱했던 교수들마저 대거 이탈하면 병원은 마비되고 한국의 의료체계는 엉망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의사출신인 신현영 의원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Photo by NjT.

 

한편, 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 3월 10일부터 15일까지 총 1,733명의 의대생과 인턴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젊은 의사(또는 후보생)들은 ‘필수의료를 전공과목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젊은 의사가 정부의 정책발표 전후를 보면 1,357명에서 49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젊은 예비의사와 의료인들이 필수의료에 대한 의지가 상실된 것으로 확인된 것. 

 

‘필수의료’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분야로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아니하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의료서비스”다(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이러한 필수의료의 범위에는 응급의료·외상·암·심뇌혈관질환·중환자·중증 감염병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에 관한 의료서비스나 임산부·신생아·소아 질환 등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문제 또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하여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의료서비스가 해당한다고 우봉식 소장은 설명한다. 

 

이런 필수의료가 한국에서는 크게 부족한 상황인데 우 소장에 의하면 그 원인으로 ‘낮은 수가(국가가 정한 의료가격이 낮음)’ ‘의료사고나 분쟁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부담이 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역학적 변화에 따른 의사 인력 수급의 불균형도 문제’ ‘업무 부담이 적고 편한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으로 학교 성적 최상위 학생들의 지원이 몰리는 현상’ 등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전까지만 해도 필수의료에 지원하겠다는 수가 1,357명이었는데 발표 후에는 49명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한, ‘지역의료를 선택하겠다’고  한 젊은 의사 및 예비 의사는 정책발표 전에 1,241명에서 후에 132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정은주 박사에 의하면 ‘지역의료’란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포괄적으로 시행되는 의료’를 의미한다. 정 박사는 “국내의 ‘지역의료’는 지역 내 다양한 의료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관리하고 조정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할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협력할 수 있는 의료기관들과의 연계 부족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스템을 고칠 생각 없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정부의 강압적인 정책이 필수의료, 지역의료에의 뜻을 가졌던 예비의사 또는 인턴들의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책무를 오히려 훼손시킨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자 젊은 의사들의 상당수가 앞으로는 해외에서 활동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발표 전후로 대한민국에서 의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응답자가 1,686명에서 400명으로 줄었고 해외에서 활동하겠다는 응답자는 16명에서 967명으로 많이 늘어났다. 

 

Photo from Shutterstock

 

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한 신현영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의업에 대한 절망감과 분노, 그리고 모멸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중에게 악마화되어 전문가적 존엄성을 부정당한 예비의료인들이 앞으로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는 사회적 책무의 진정성을 과연 다시 갖게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의료대란을 누가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젊은 의사들 또는 후보생들 33%는 ‘정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고, 15%는 ‘젊은 의사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14%는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현재의 의대증원 정책은 의료개혁이라는 선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방식은 권위적·강압적이기에 오히려 의료현장을 훼손시켜 환자와 국민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피해자는 환자와 국민이다. 이제는 더 이상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국민들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국회, 국민들과 함께 ‘대타협’을 선언하고, 소통과 설득을 위한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조속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한 “'이번엔 밀리면 안 된다'가 아니라 '협상의 여지가 열려 있다'는 소통의 자세로 정부가 한 발 뒤로 물러설 때, 여야 정치가 타협점을 찾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환자들의 입원 취소, 수술 지연 등의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현 상황은, 정부와 의료계 그리고 정치의 공통 책임이다”라며 현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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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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