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사진 - 뉴저널리스트 두데이
“윤 대통령님의 처가보다 국세청장 후보자님 처가의 자산 규모가 더 크죠?” (천하람 의원)
“...” (강민수 후보자)
“후보자님이 국세청장님이 되시면 역대 국세청장 중에 처가가 보유한 자산이 가장 큰 국세청장이 되시겠죠? 처가가 연 매출 8천억원, 자산규모 5천억원의 회사를 보유하신 과거 청장님이 계셨나요?”
“제 기억으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강민수 후보자)
“제가 이걸 왜 여쭤보냐 하면, 처가가 큰 기업을 가진 게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처가 기업에 과세할 때 이해상충이 있을 것을 저희가 염려하는 것입니다.” (천하람 의원)
1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 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와 천하람 의원 사이에 오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강민수 후보자 처가가 운영하는 유창기업은 노동자와 학생을 울리는 기업인 것이 문제가 됐다.
10년 된 이 회사는 산재 신청 건수가 37건, 산재 지급 금액 13억,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 9건,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수 4건, 임금체불 신고 건수 245건, 부당해고 신고 건수 23건으로 건실한 기업은 아니다. 그런데 강 후보자가 권력을 가진 동안 매출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거액의 입찰을 받으므로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삼성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수주를 받았다.
여기에 유창 기업은 쪼개기를 해서 유창이앤씨와 송천이앤씨 등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동반 입찰을 통해 여러 사업에 중복 참여를 했다. 입찰에서 유창이앤씨는 총 845억을 낙찰받았고 송천이앤씨는 총 143억을 받았다. 1천억 규모다. 천하람 의원은 “국세청장이 되면 이런 일(동반 입찰 등)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유창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는데 이에 후보자는 “제가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창은 후보자의 서울 지방 국세청 시절 수입이 매우 증가했는데 이는 배우자 기업의 사익 추구에 이해충돌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야당 의원들은 지적했다. 유창은 지난 5년 동안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우자의 재산 보유 현황을 의원들이 요청했음에도 후보자 측은 모두 제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유창은 삼성 계열사로부터 상당한 사업 수주를 받아 매출을 내고 있다. 이런 관계가 있는데 삼성 기업에 대해 과세할 때 이해충돌의 유혹을 느끼지 않고 공정히 처리할 수 있을까. 비교적 작은 회사가 갑자기 몇천억원의 수주를 하는 회사로 성장했다면 후보자와 관련 없다고 할 수 있나.”라고 질문했다.
강민수 후보자는 대부분 곤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 또는 “그런 일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라는 답만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의하면 유창은 건실한 기업이 아닌데 엄청난 매출을 냈고 이는 강민수 후보자가 서울 지방 국세청장 시절 이뤄낸 것이기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천하람 의원은 본격 질의를 시작하기 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후보자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후보자는 가상자산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어제 보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얼마를 보유했는지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게 정상인가. 이는 국회를 가벼이 여기는 태도 아닌가. 해당 업체에 확인을 요청해서라도 제대로 보고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우자나 자녀가 함께 거주하기 때문에 독립 생계 대상자가 아니기에 기본적인 자료를 모두 제출해야 하는데 제출 동의를 하지 않아 청문회 진행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 야당 의원도 있었다.
한 의원은 “납세자들에게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후보자는 자료 제출을 왜 안 하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후보자가 대학원 시절인 1995년 논문에 ‘광주사태’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사죄와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관계된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천하람 의원이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저널리스트 투데이
다음은 천하람 의원이 이날 오전에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천하람 국회의원(개혁신당 원내대표)이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장 후보자의 처가가 운영하는 ‘유창’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들에서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재 사고로 산재보험료가 지급된 건수가 37건, 액수로는 총 13억 5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5년간 유창 일가 회사에 대해 임금체불 신고가 이루어진 건수는 245건, 부당해고 23건, 직장 내 성희롱 4건, 직장 내 괴롭힘은 9건에 이르러 해당 기업집단은 노동관계 법령을 상습적으로 위반하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국세청장 후보자인 사위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서도 여의도 더파티움에서 호화롭게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강행한 유창은 건축용 자재 제조 및 시공, 모듈러 건축 등을 하는 기업 집단이다. 이 중 강민수 후보자의 배우자가 등기 감사로 재직 중인 ㈜유창이앤씨의 경우 복수의 교육청 및 국공립학교로부터 조달받은 모듈러 교사(조립식 교실) 사업 117개소 중 112개소에서 부실시공을 자행한 것으로 교육부로부터 확인되었다.
문제는 유창 기업집단과 같이 상습적으로 위법과 탈법을 자행한 회사도 제한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는 조세포탈이나 회계부정을 제외하고는 공제 적용을 배제하거나 공제 수준을 삭감하는 조항이 전무하다.
이와 관련해 천하람 국회의원은 “지난 5년 평균 한해 가업상속공제의 혜택을 받는 기업별 공제액은 최소 23억 원에서 최대 44억 원에 이르고 있다”며 “중소, 중견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업상속공제제도의 활성화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또한 천 의원은 “그런데도 중소, 중견기업의 기술과 고용 보존을 위한 이 제도가 비리와 불법 온상인 기업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법을 준수하며 사업을 일궈 나가는 중소‧중견업체 운영자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 의지를 다가올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강민수 후보자에게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